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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청실홍실 엮어서 '부부의 연'을 잇다

공주한옥마을에서 전통혼례식을 보고 오다

2017.08.09(수) 08:36:16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열세 번째 절기 '입추'를 하루 앞 둔 8월 6일(일) 오전 11시 30분 '공주한옥마을' 백제방(다목적실)에서 전통혼례(대례)가 거행되었다.

청실홍실엮어서부부의연을잇다 1



'공주한옥마을'입구 전경
▲ '공주한옥마을(공주시 관광단지길 12)' 입구 전경

청실홍실엮어서부부의연을잇다 2
▲ 공주한옥마을 백제방으로 가는 길

 
청실홍실엮어서부부의연을잇다 3
▲ 공주한옥마을 백제방으로 가는 길
 
공주한옥마을'백제방으로 가는 길
▲ 공주한옥마을 백제방으로 가는 길

여느 때와 달리 '공주한옥마을' 입구에서부터 혼례가 있는  '백제방'까지  청사초롱을  줄지어 매달아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전통혼례에서 청사초롱을 달아  멀리서도 인륜지대사인 혼례가 있음을  알리는  연유는 본디 혼례 (婚禮)는 음과 양이 만나는 해질 무렵에  예식을 진행하여 청사초롱에 불을 밝혔기 때문이다. 현대의례에서는 양가 어머니가 아들과 딸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화촉점화하여 혼례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공주한옥마을'의 혼례는 전통의례서에 있는 조선시대 양반가의 품격을 갖춘 혼례절차와  현대예식의 과정을 참조하여  '선례', '본례', '후례'로 나뉘어 진행한다고 한다.


[선례]

1.백제방 마당 - 마당을 쓸고 병풍을 치고 정갈한 대례상, 청사초롱, 꽃길을 준비한다.

2.신랑, 신부 - 각 2명씩인 좌집사와 우집사의 도움을 받아 혼례순서를 익히고 혼례복을 갖춰 입는다.


[본례]

1. 가마행렬 - 본래 민가에서는 말을 타고 이동했으나 '공주한옥마을'에서는 신부는 가마를 타고 신랑은 사인교를 타고 대례청으로 이동한다.

2. 전안례 - 곱게 단장한 신부와 신랑이 초례청(예식장)에 당도하면 신랑은  '안부(기럭 아범)'로 부터 전안(목안 ; 옛날에는 진짜 기러기를 사용함)을 전해 받는다. 그리고 나서 신랑은 신부를 상징하는 푸른색 보자기에 싼 기러기가 놓여 있는 전안상 옆에 신랑을 상징하는 붉은 보자기에 싼 기러기를  올리고  그 앞에서 두 번 절하며 기러기가 가지고 있는 덕목(변하지 않고 의리를 지킴)을 따르겠다고  하늘에 다짐하는 의식이다.

3. 교배례 - 신랑과 신부가 초례청(예식장)으로 들어와 대례상 앞에 마주서면 처음으로 예를 갖추어 인사를 하게 된다. 신부가 먼저 신랑에게 두 번 절하고 신랑이 한 번 신부에게 절을 한다. 다시 신부가 두 번 절하면 신랑이 한 번 절을 한다.

4. 서천지례 - 신랑과 신부가 하늘과 땅에 두 사람이 하나됨을 고하는 의식으로 술잔을 눈높이로 받들어 올려 하늘에 서약하고, 땅을 상징하는 모사기((茅沙器)에 술을 세 번 따르며 땅에 서약한다.

5. 서배우례 -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백년해로를 다짐하는 의식이다. 술을 반쯤 마시고 잔을 바꿔 마시는 절차를 따른다. 신랑의 집사는 홍실을 , 신부의 집사는 청실을 팔에 걸치고 의례를 행하여 신랑과 신부의 서약을 돕는다.

6. 합근례 - 전통혼례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이다. 현대혼례의 주례에 해당하는 '큰손님'은 하나였던 박(바가지)을 두 개로 나눠 신랑, 신부에게 주고 잔에 술을 따른다. 신랑과 신부는 바가지 잔을 다 마시고 양측 집사는 '큰손님'께  박을 가져다 드려 합치도록 한다. 다시 하나가 된 박의 모습은 혼인이 원만하게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며, 현대 혼인에서의 '성혼선언'이 이에 해당한다. 술은 부부의 인연을 , 표주박잔에 술을 마시는 것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한다.


[후례]

1. 현구고려 - 신부가 시부모를 뵙는 예로,폐백이라 부르는데, 밤과 대추는 시아버지, 닭 또는 육포는 시어머니에게 바치고 큰절을 올린다.

2. 기념사진 - 양가 부모와 일가 친척, 신랑과 신부의 친구들은 혼례상 앞에서 추억을 담는다.

3. 피로연 - '공주한옥마을' 내 식당

대례청으로 향하는 풍물단,안부,신랑,신부
▲ 초례청으로 향하는 곰두리 풍물단, 안부(기럭아범), 신랑, 신부

무더위 탓에 혼례시간을 줄이기 위해 신랑, 신부는 가마와 사인교의 이용 대신 '도원관'에서 초례청(예식장)인  '백제방'까지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 공주시 지역주민 9인으로 구성된 '곰두리 풍물단'의 신명나는 풍악을 들으며 양집사의 호위하에  '안부(기럭 아범)'의 뒤를 따르고 있다. 

기럭 아범의 손에 들린  붉은 보에 싸인 목안
▲ '안부(기럭 아범)'의 손에 들린 붉은 보에 싸인 전안 (목안) , '고마누리 혼례팀'의 안내를 받는 신랑과 신부 

혼례장에 도착한 신랑,신부일행
▲ 초례청에 도착한 신랑,신부

이날의  전통혼례는 신랑이 한국분이고 신부가 중국분으로 국제혼례였다. 
신랑은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신접살림도 김해에서 차리게 될 예정이지만, 신랑의 고향 가까이에 있는 '공주한옥마을'에서 전통혼례를 치를 수 있는  있다는 것을 알고 , 생활권에서 멀고 중복과 말복 사이의 혹서가 맹위를 떨치는 8월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친척, 친지, 친구분들도 두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 주기 위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참석하셨다고 한다.

날이 더워 '백제방' 앞마당에 초례청이 마련되지 못하고 , '백제방'에서 대례를 치르게 되었다.  

전안(목안),서배우례용  잔,정화의식용 물,대례상 앞과 뒤
▲ 전안(목안),서배우례용 잔,정화의식용 물,대례상 앞과 뒤

왼쪽 상단의 사진은 전안례에 사용된 전안상이다. 시계방향으로  서배우례용 술주전자와 술잔, 초례청에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는 정화의식에 사용된 물, 앞과 뒤에서 찍은 대례상 순이다. 대례상은 친영상 또는 교배상이라고도 부르며 대례상 위에는 촛대(2개). 청실, 홍실, 소나무화병, 대나무화병, 밤, 쌀, 대추 등을 진설한다. 진설된 쌀은 부, 대추는 장수, 밤은 복, 소나무와 대나무는 절개, 청홍실은 금슬을 상징한다고 한다. 전통혼례가 마당에서 진행되는 경우 하객들은 대례상에 올라온 쌀과 팥을 한 줌씩 쥐고 있다가 축하의 의미로 신랑 신부에게 던진다고 하는데 무더운 날씨 탓에 실내에서 대례가 행해져 중요한 절차의 생략이 많아 아쉬움도  컸다.

백제방에서 치른 전통혼례
▲ 백제방에서 치른 전통혼례

이 날 혼례에는 엄기영 공주대학교 명예교수님을  '큰손님(집례)'으로 모시고 진행되었다. 총괄지휘와 사회는 '한국예절원'구영본 원장님이 맡아 주셨다.

30여분 이어진 대례의 말미에 '큰손님'은   현대예식의 주례사에 해당하는 '집례사'에서 '나' 하나로 홀로서기 보다는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려고 글로벌패밀리가 된 신랑과 신부가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여 행복한 가정생활을 엮어가길 바란다고 혼례의 본질을 강조하여 말씀하셨다.

전통문화 체험관
▲ 전통문화 체험관(문의:041-840-8900,010-2901-5185)

'공주한옥마을'의 전통혼례는 2012년부터 시작되었다. 1일 1쌍의 혼례를 철칙으로 삼아 최상의 혼례를 치를 수 있도록 늘 각오를 다진다고 한다.2017년 4월부터는 다문화가정과  지역소외계층의  무료혼례도 추진해 오고 있다. 다가오는 9월 부터는  전통문화체험관에서 주말마다 누각을 활용한 '혼례체험'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한다.
결혼식을 올리고 60주년에 다시 올리는 회혼례를 비롯하여 리마인딩혼례, 전통돌상, 헌수가장례 등 다양한 전통의식을  '공주한옥마을'의 품격있는  장소에서 치를 수도 있다.

체험형 숙박시설인 '공주한옥마을'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 가옥의 멋을  만끽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접하기 쉽지 않은  전통혼례의 다양한 볼거리와 의미도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꼭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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