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논산에는 담장도 대문도 없는 한옥이 있습니다. 바로 노성산의 산줄기를 병풍으로 두르고 앞에는 장방형의 연못을 둔 명재고택인데요. 마당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커다란 배롱나무가 대문 역할을 하며 이 곳을 찾은 이들을 반기는 곳으로 이곳은 무려 300년 이상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나무와 기와를 이용해 지은 한옥으로 자연을 담아 과학적으로 건축한 고택입니다.
특히 사랑채에는 누마루에 큰 창이 달려있어 이 창을 열면 고택 앞마당은 물론 마당 가득히 줄지어있는 수많은 장독대들과 커다란 느티나무 그리고 저 멀리 노성산의 푸르름까지 모든 자연풍경이 큰 창을 가득 채울 정도로 그 풍경 또한 으뜸인 곳입니다.
특히 이 곳 툇마루에 잠시 앉아있다 보니 시원한 바람에 한 여름의 무더위를 한 방에 잊을 수 있었는데요. 커다란 창을 통해 바람이 자연스럽게 통하면서 환기가 되기도 하고 요즘 같이 더운 날에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명재고택은 실용적이면서도 기능성 또한 뛰어난 곳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미가 돋보여 지금까지도 고즈넉한 한옥의 미를 엿보기 위해 관광객은 물론 많은 출사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입니다.
이처럼 명재고택은 건축적인 아름다움도 우수하지만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마당에서 부터 언덕 중턱에까지 나란히 줄지어 서있는 장독대인데요.
무려 200개가 넘는 장독대에는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의 장이 익어가는 곳입니다. 이 많은 장독대를 채우고 있는 장을 언제 다 담았을까 생각과 함께 이 장독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명재고택의 사진 포인트를 볼 수 있습니다.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두 팔을 힘껏 뻗어도 손이 닿지 않을만큼 커다란 느티나무가 서 있습니다. 마치 명재고택의 지키는 수호신처럼 야트막한 언덕에서 고택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듬직해 보이기까지 했는데요. 바로 이 곳이 고즈넉한 명재고택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해가 질 무렵이 되면 수많은 장독대 사이로 노을이 붉게 물들어 일몰이 참 멋진 곳이기도 합니다.
또 느티나무 아래로 넓은 평상이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참 좋은 곳인데요. 바람이 불어 올 때 마다 사각사각 들려오는 나뭇잎 소리를 듣고있다보니 저 많은 장독대들에는 어떤 장이 들어있을까, 그 장맛은 어떤 맛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찾아도 늘 고즈넉한 아름다움과 함께 한옥이 주는 편안함이 느껴지는 이 곳에서 바쁜 일상은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