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을 찾았다.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은 기지시줄다리기 민속행사와 기지시줄다리기를 보존, 전승, 널리 알리고 기여하는데에 취지가 있으며 줄다리기와 민속에 관련한 유물전시와 현장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줄다리기라고 하면 이 편과 저 편이 그저 줄을 당기는 단순한 놀이일것만 같은데 그 의미는 참 크다. 우리나라의 줄다리기는 벼농사지역에서 행해지던 민속행사로 마을 공동체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 공동체의 화합을 도모하는 대동놀이이며 한 해의 풍년과 평안을 기원하던 전통 의례이기도 했다.



물 윗마을이 이기면 나라가 평안하고, 물 아랫마을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생각해 이기든 지든 좋은 의미를 가지며 지역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해 나가기도 하고 줄다리기를 통해 모두 한 마음이 되는 놀이이다.


▲ 필리핀 루손 섬 북부지역에  추수가 끝나고 행해지는 '푼녹'이라는 줄다리기

이런 문화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특히 아시아권의 공동체문화와 농경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무형유산적 가치가 높아 우리나라와 함께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이 2015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래서 박물관에는 줄다리기가 가진 무형문화재의 특성상 제의관련유물(민속신앙, 유교, 불교), 줄 제작 관련 유물, 과거 행해지던 민속유물들과 우리나라 각 지역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에 등재된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에 대해서도 전시, 소개하고 있다.


▲ 당진 기지시줄다리기를 재현한 디오라마

대부분의 줄다리기가 풍년을 기원하는 논농사 중심의 농촌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기지시줄다리기는 농경사회의 줄다리기에서 시작되어 어업문화(줄틀을 통한 줄제작), 장시문화(대규모화)가 결합되어 발전해 왔고 줄다리기가 있는 날은 '줄난장'이라 해서 많은 사람이 운집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이 오늘까지 이르러 매년 4월이면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로 이어지고 있다.


▲ 줄다리기에 필요한 줄꼬기를 화면을 보며 체험할 수 있다.

줄다리기를 위해서는 먼저 줄을 제작해야 하는데 그 제작과정은
1. 짚 모으기 2. 잔 줄 꼬기 3. 줄틀 꺼내 설치하기 4. 중줄 꼬기 5. 큰줄 꼬기
6. 곁줄 꼬기, 줄틀 해체 및 줄머리 만들기 7. 곁줄 및 젖줄 달기 8. 줄 쌓기 및 줄머리 세우기
이며 참여하는 인원에 따라 차이가 있고 준비기간도 짧게는 며칠에서 한달이상까지 다양했다.


▲ 달집에  소원을 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줄다리기가 행해진 시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15세기에 [동국여지승람]에 처음으로 줄다리기가 논농사 비중이 큰 중부이남 지역에서 성행한 놀이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조선후기 [동국세시기]에는 정월과 8월의 줄다리기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대체로 줄다리기를 정월대보름 행사로 기록하고 있다.

정월대보름에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처럼 달집에 두른 금줄에 소원을 적어 끼워넣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모인 소원을 적은 종이는 실제 정월대보름행사에 달집태우기를 한다고 한다.



한 켠에는 1970~80년대에 볼 수 있는 생선가게나 한약방, 제분소, 정류소가 TV세트장 처럼 재현되어 있다.


▲ 큰줄전시관에 전시된 기지시줄다리기축제에 실제로 쓰이는 큰줄

실제 축제에 쓰이는 줄은 박물관 외부의 큰줄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큰줄은 줄머리와 손잡이줄, 비녀장, 곁줄 몸줄로 구성되어 있고 200m 길이에 지름 1m, 둘레 1.8m, 무게 40t에 달한다. 실제로 보니 정말 어마어마했다.


▲ 기지시줄다리기를 재현한 짚풀공예

1층에는 짚풀공예로 만든 우리나라 민속놀이와 관련한 작품들과 옛 당진의 모습과 예전에 기지시에 행해지던 줄다리기 모습을 비롯한 줄다리기와 관련한 재미있는 사진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소소한 재미를 준다.짚풀교실, 풍물교실, 청소년 전승자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체험은 기지시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당진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충청남도 당진시 송악읍 안틀모시길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