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마나루 솔밭에 있는 곰을 모신 사당
공주는 한번 가보면 자꾸만 가보고 싶은 역사적인 여행지다. 매년 찾아봐도 결코 질리지 않고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찬란한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어,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여행지로도 유명하다. 비록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떠나는 여행지지만, 돌아올 때는 뭔가 깊이 있는 의미를 담아올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곰의 슬픈 전설이 있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멋스럽게 자리한 채 사람들을 반겨주는 공주 고마나루 솔밭으로 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세종시에서 석장리 박물관을 지나 공주 신관동 금강다리에서 부여 방향으로 조금 달리다 보면, 공주 고마나루 이정표가 보인다. 윈쪽으로 웅비탑이 우뚝 서 있고 오른쪽으로 푸른 소나무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고마나루에 멈춰섰다.
▲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
▲ 솔밭 풀위에 노란 민들레가 피어 있다.
▲ 곰나루 소나무 풍경
차를 세우고 솔밭으로 들어서자 솔밭 바닥에 풀이 융단처럼 깔려 있고 듬성듬성 노란 민들레가 피어 방긋 웃는다. 갑옷을 두른 듯 커다란 나무에 붙어 있는 질서 있는 결들이 놀라움을 자아내고, 푸르게 서 있는 솔잎 사이로 솔방울이 구술처럼 매달려 있다. 때맞춰 불어오는 바람결에 싱그러운 솔 향이 코끝을 자국하며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내린다. 경주의 남산 소나무 밭이 유명하다지만, 이곳 고마나루 솔밭 또한 아름답고 신비스런 곳으로 유명하다.
솔밭 사이사이에 사람이 다니기 좋을 정도로 길이 나 있다. 도로에서 강쪽을 바라보고 서 있으면 오른쪽으로 곰 조형물이 서 있고, 왼쪽으로는 곰을 모신 웅신단 또는 웅사당이라고 불리우는 사당이 자리 잡고 있다. 왜 고마나루 솔밭에 곰을 모신 사당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 곰 조형물 - 전설을 떠 올려서 그런지 곰의 눈이 왠지 슬퍼보인다.
▲ 아기곰 두마리와 어미곰의 행복한 모습
▲소나무와 곰 조형물
아득한 옛날 고마나루 북쪽에 위치한 연미산 동굴에 살던 암곰이 산으로 나무를 하러 온 나무꾼을 남편으로 삼고 자식 둘을 낳아 잘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이 몰래 도망을 쳤고, 암곰이 슬퍼하다가 자식들과 함께 강으로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한다.
그 후로 강을 건너는 배가 뒤집히는 일이 많았는데 마을사람들이 한을 품고 죽은 곰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 나루터 인근에 사당을 세우고 제를 지냈다. 그 뒤로 배가 뒤집히는 일이 없어졌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만약에 나무꾼이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살았더라면 아마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 소나무와 곰이 모셔져있다는 곰사당(웅신단 혹은 웅사당)
▲ 솔밭에 있는 곰을 모신 사당과 소나무 풍경
▲ 솔밭의 아름다운 건축물
솔밭에서 소나무를 사진으로 담는 이들이 참 많아졌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에는 종종 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소나무뿐만이 아니고 곰 조형물과 곰 사당이 있어 심심하지 않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한나절 코스로 딱 맞는 사진 여행지이기도 하다.
오늘 찾은 솔밭은 언제 그런 슬픈 일이 있었느냐는 듯 산뜻하게 서 있다. 따사로운 햇살이 드는 이곳에 곰 조형물의 귀여운 미소가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다 본다. 간간히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위로가 되어주는 이곳, 고마나루 솔밭으로의 멋진 공주여행이 깊은 여운을 남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