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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영목항 일출보며 낭만산책, 굴국밥으로 원기충전!

2017년엔 '좌절금지'... "숨을 쉬는 한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2017.01.16(월) 12:29:10 | 강석훈 (이메일주소:rkdtjrgns37@hanmail.net
               	rkdtjrgns3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 오는 법. 끝을 향해 가는 것도 결국엔 새로운 시작과 맞닿아 있다.
태안반도 남단 가장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천수만의 끝자락 포구 영목항. 지금 보령과 연육교공사를 한참 진행중이고, 앞으로 이것이 개통되면 서해의 새로운 명물이자 교통과 물류 허브로 도약할수 있는 곳이어서 역시 끝을 향해 나간 영목항은 연육교와 함께 또다른 새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 남쪽 끝 영목항은 해넘이와 해돋이를 동시에 볼수 있는 섬이기도 하다. 그래서 영목항은 매일 끝이자 시작인 포구다.
 
영목의 원래 이름은 영항이었는데 고개령(嶺)자의 ‘훈’과 목항자의 ‘음’을 엇갈리게 붙여 만든 독특한 이름이다.
행정구역상으로 태안군 고남면 고남리에 있고 영목항의 바다 건너 눈 앞에 보령시 원산도, 효자도, 추섬, 빼섬, 삼형제 바위가 보이고 좌측에는 천수만을 향하는 배들이 물살을 가른다. 주변에서는 바지락, 소라, 고동과 우럭, 농어 등이 풍부하며 값도 싸 부담없이 수산물을 즐길 수 있다.
오늘 이곳에서 사색하며 겨울의 맛을 즐길 것이다. 이 겨울, 가장 싱싱하게 살이 오른 굴요리 말이다.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수 있는 곳에서 먼저 일출을 보고, 일출에서 새로운 시작도 꿈꾸며, 호젓한 포구가 주는 낭만에 이은 맛 여행.
오늘은 영목항에서 해맞이와 함께 굴국밥을 한그릇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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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미항은 아니어도 천혜의 갯벌과 어장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고마운 땅이 이곳 영목항이다. 솔향 짙은 태안반도 한복판을 길게 내려가 여유로운 해안경관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덧 바다내음이 진하게 코끝을 자극한다.
살짝살짝 해안가로 들이치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탐방하는 길은 북적이지 않아 더욱 정감이 간다. 길 어느 곳에 멈추고 생각에 빠지면 혼자만의 정적이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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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으로 조업을 마치고 귀항해 쉬고 있는 작은 선박들, 늘 일상처럼 갯벌을 벗삼아 살아가는 흰색 갈매기들, 푸르고 청정한 갯벌의 반려자 해안가의 야트막한 바닷물.
지금 그들은 필자와 함께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그 새로운 시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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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누군가는 홀로 서서 바다로 가는 작업선의 분주한 손놀림을 지켜보고 있고, 부지런한 어부의 손길이 닿은 우럭은 차가운 겨울바람과 햇빛에 의해 쫀득하게 말라가고 있다. 나중엔 최고의 식재료가 되겠지.
영목항을 기점으로 태안반도의 끝자락에는 상념을 부추기는 이런 조연들이 곳곳에서 자리잡고 방랑객들의 시선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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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영목항에서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12월 31일에 하루 먼저 찾아와 하룻밤을 청한다면 멀리 서녘으로 넘어가는 일몰도 감상할수 있을 터, 다음날 일출을 포함해 반도의 동서쪽 바다에서 펼쳐지는 태양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영목의 끝자락에서 바라보는 해변길은 바다와 어우러진 포구의 멋진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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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드디어 해가 오르고 있다.
멀리 붉고 노란 빛, 그 찬연한 태양빛이 떠오르고 있다.
쉿, 내나라 내땅에서 펼쳐지는 이 장엄한 순간을 침묵으로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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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도록 아름다운 한순간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한가지는 ‘새해 2017년엔 좌절금지’다. 혹여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는 사람이라도 방금 전 영목항에서 떠오른 태양처럼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다시 뛰어보자. 그래서 영목항 태양은 ‘좌절금지 수호신’이다.
 
라틴어 ‘스페로 스페라’라는 말이 있다. 원 뜻은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이다. 이것을 살짝 더 의역하면 “살아있음이 축복이다”정도 될것 같다.
2017년 정유년 시작, 이제 보름쯤 됐다. 우리 모두 희망과 함께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의 축복을 나누고 느끼며 살자.
2017년 1월초입에 만난 영목항의 태양은 우리에게 그런 의무와 희망을 주고 있다.
2017년 새해 우리모두 다같이 “파이팅!!”
 
영목항의 일출구경이 끝났으니 이젠 식도락여행을 즐길차례.
굴국밥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으로 직행이다. 방금전의 낭만과 여운을 간직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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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촐하지만 정길하게 차려진 서해 태안의 굴국밥 한그릇.
하긴... 이런 음식에 많은 반찬이 무슨 필요인가. 굴맛만 빼앗을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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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굴국밥이다.
한숟갈 떠서 입안에 넣어 보니... 음, 시원하고 칼칼하다. 고춧가루 하나 안넣고 이렇게 시원할수 있을까. 그리고 아주 개운하다. 속이 다 풀어진다. 일출을 구경하기 위해 밖에서 움츠러들었던 전신에 온기가 퍼진다.
이거 마약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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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대한민국 국민인게 축복인, 특히 해마다 겨울만 되면 최고의 천연 자연산 굴이 서해에서 나는 충청남도에 사는건 더더욱 축복인 이유를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종편방송사인 tvN에는 '수요미식회'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요즘 방송의 대세인 요리프로그램이다. 얼마전 이 프로의 주제 음식은 굴이었다.
여기에 출연한 이탈리아 유학생 알베르토가 한 말 “나는 굴을 완전 좋아한다. 한국 오기 전에 굴이 세상에서 최고의 술안주라고 생각했다”며 굴을 귀하게 여기는 이탈리아 식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탈리아인들은 비싼 샴페인을 선물 받으면 안주로 굴을 먹는다.
그런데... “얼마전 남해에 갔는데 할머니들이 굴을 바로 까서 그냥 드시더라. 정말 문화 충격이었다"며 "이탈리아에선 엄청 비싼 음식인데"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탈리아에선 굴이 얼마나 비싸길래 이 정도로 대우받는걸까.
알베르토는 "이탈리아에서 굴 6~12개 정도가 약 3~4만원이고 굴국밥 한그릇 시키면 20만원은 받을 수 있다"고 말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이정도면 싱싱한 자연산 굴을 값싸게 실컷 먹을수 있고 그것이 풍족하게 생산되는 서해안 갯벌 황금어장을 끼고 있는 우리 충남은 진정 행복한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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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에서 뜨거운 훈김과 함께 굴 특유의 향기와 바다향이 함께 어우러져 풍겨온다. 맑은 국밥 육수에 튼실한 알굴과 미역, 그리고 부추까지.
뽀얗게 끓여낸 뜨거운 국물이 속을 확 풀어준다. 속풀이 해장용으로 숙취해소에도 좋을 듯싶다.
 
역시 음식은 제철에 먹어야 맛있다. 살이 오른 알굴을 넉넉하게 넣어 끓여낸 굴국밥의 맛은 가히 일품이다
 
음식점 사장님한테 굴국밥 만드는 비법을 물었다.
굴은 열은 소금물에 2~3번 씻어 건진 뒤 물기를 뺀후 건미역은 찬물에 담가 30분 정도 불려 깨끗이 씻어 잘게 자른다. 부추도 깨끗이 씻어 2cm 길이로 자른다.
냄비에 참기름을 두른 뒤 굴을 넣고 센불에서 1 ~2분 정도 볶다가 미역을 넣어 다시 한번 볶는다. 그리고 여기에 다시마물을 붓고 치킨파우더와 다진 마늘을 넣은 후 끓어 오르면 국물을 부은 뒤 부추를 곁들여 낸다.
이때 부추는 굴의 비린내를 없애고 담백한 맛을 내는데 치킨파우더를 활용하면 누구나 진한 국물맛을 쉽게 낼 수 있단다.
 
소고기 국밥, 돼지국밥, 순대국밥 등 국밥의 종류가 많고 많지만 국밥계의 지존은 이 굴국밥같다. 스테미나의 원천인 굴이 듬뿍 들어가 있고 카사노바와 나폴레옹이 그 어떤 음식보다 좋아했던 음식.
그래서 서양속담에 “굴을 먹으라, 그러면 보다 오래 사랑하리라”라는 말도 그냥 만들어진게 아닌듯 하다.
 
굴 뿐만 아니라 각종 횟감이 싸고 맛있는 영목항이다.
돌아오는 주말엔 탱글하게 맛이 오른 굴국밥 먹으러 내비게이션에 ‘영목항’ 찍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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