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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고즈넉한 선비의 집, 명재고택

2017.01.19(목) 19:42:56 | 설화 (이메일주소:ullallas2@naver.com
               	ullallas2@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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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고택은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다했던 조선 숙종 때 학자 윤증의 꼿꼿함과 검소함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겉보기에 사대부가의 주택치고는 소박하고 단출하지만 집안을 천천히 뜯어보면 곳곳에 숨어 있는 과학적 원리와 아녀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곳입니다. 또 한옥의 아름다운 전통미와 함께 고즈넉한 고택에서는 선조들의 300년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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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택 앞에 이르면 가장 먼저 연못이 문에 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당 왼편에 조성되어 있는 연못에는 자그마한 원형 섬을 만들어 배롱나무를 심어 여름이면 붉은 꽃이 고택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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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산을 병풍처럼 두른 명재고택에는 솟을대문이나 울타리 없이 주변을 둘러싼 나무와 숲이 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론이 정국을 주도할 당시 소론의 학풍을 이었던 윤증 선생이 한 점 부끄럼 없이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겠다는 자존심과 자부심 때문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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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왼쪽으로 난 중문으로 들기 전 작은 우물 역시 운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 우물은 향나무에 둘러싸여 있는데 향나무 뿌리는 물을 정화시키는 재주가 있어 물맛이 좋은 건 말할 것 없이 이 물을 사용해 만든 종갓집의 간장과 된장, 고추장은 전국적으로도 매우 유명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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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들은 배롱나무와 향나무를 가까이 두고 꼿꼿한 지조와 강직한 삶을 실천했는데요. 명재고택 앞 마당에는 늙은 배롱나무와 향나무가 이 곳을 찾은 이들을 반기듯 우뚝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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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안채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안채 서쪽으로 곳간채가 있고 동쪽 뒤편 언덕에는 사당을 볼 수 있습니다. 안채는 ㄷ자형이지만 사랑채와 마주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ㅁ자형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중문과 안채 사이에는 벽이 가로막아 오른쪽으로 한 발 옮겨야 안채로 들 수 있는데 이 것은 여성들만의 공간인 안채를 남자들이 함부로 볼 수 없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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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녀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는 이뿐만이 아니라 안채와 곳간채 건물을 나란히 두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사다리꼴을 하고 있어 여름이면 남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북쪽의 좁은 통로를 빠져나가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겨울철 북풍이 좁은 건물 사이에서 남쪽의 넓은 쪽으로 나가면서 유순해지는데 이것이 바로 베르누이의 정리를 이용한 과학의 원리라고 합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곳간채 북쪽 끝 창고에는 차갑게 보관해야 할 것들을 뒀고 아녀자들이 사용하는 안채는 매서운 북풍을 피하는 것은 물론 일조량이 많아 추위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명재고택은 베르누이의 정리가 세상에 드러나기 30 여년 전에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학적 원리를 이용했다는 것에서 선조들의 지혜에 새삼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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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이 으뜸이기로는 단연 사랑채인데요. 3대가 살 수 있도록 설계된 사랑채에는 큰사랑방을 중심으로 우측에 대청, 좌측이 누마루와 누마루방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또 누마루방 뒤로는 작은사랑방과 다시 좌측으로 안사랑방, 대문간으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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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명재고택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사랑채 우측 마당을 가득 메운 수백 개의 항아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고택 옆에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면 수백개의 장독대와 고택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데요. 한 줄로 나란히 서 있는 장독대는 정갈한 선비의 기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고택이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세월의 깊이를 더해가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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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로 400년생 느티나무가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있습니다. 나무 옆으로는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는 작은 벤치가 놓여있는데요. 왠지 이 곳에 앉아 있으면 바쁘게 바쁘게 살아가던 일상은 잠시 잊고 옛 선비처럼 잠시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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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명재고택을 따라 사색의 길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사색의 길이란 사색, 토론, 학문에 정진한 옛 선비들이 거닐던 옛길을 자연친화적인 산책길로 새롭게 조성한 길로 2개의 코스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1코스는 명재고택을 출발해 전망대와 선비계단을 올라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한 바퀴 돌아보는 데에는 20분 정도면 돌아볼 수 있구요. 2코스는 전망대, 선비계단을 지나 노성궐리사를 거쳐 오는 코스로 40분 정도면 돌아볼 수 있습니다. 명재고택 왼편으로는 각 고을마다 세워져 조선시대 교육과 교화를 담당했던 곳인 노성향교가 자리잡고 있어 함께 돌아보기에도 좋습니다. 

무려 308년의 긴 시간 동안 옛 양반 저택의 구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아 중요민속자료 제190호로 지정된 명재고택에는 지금도 후손들이 거주하면서 매일 집을 가꾸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이렇게 잘 보존되어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명재고택에서는 고택의 멋과 운치를 느끼며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한옥스테이와 함께 다례와 규방 공예, 천연 염색, 국악 공연 같은 체험도 가능하다고 하니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명재고택에서 전통한옥 체험을 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명재고택 :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306번지 ☎041-73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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