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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북적이는 해수욕장이 싫다면 여기로~

여름속으로 풍덩… 평화로운 용두해수욕장

2016.08.02(화) 13:50:04 | 홍성아지매 (이메일주소:ssoonyoung@hanmail.net
               	ssoonyoung@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축축 늘어진다. 연이은 폭염과 간간히 쏟아지는 빗줄기로 몸도 마음도 축축 늘어진다. 방안 온도는 30도로 장판에 몸이 달라붙어 질척하다. 아이들은 때만 되면 밥에 간식에 배고프다 조르는데 가스레인지 앞에 서 있는 상상만으로도 땀이 흘러내린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남편과 함께 주말계획을 세워본다. 만사가 귀찮아진 몸 때문에 가까운 야외 수영장을 가기로 한다. 수영장에 가면 아이들은 놀고 어른들은 평상에 맘 편히 누워나 있어야지 하는 게으른 생각이었다. 아이들에게 수영장 가자고 제안하자 9살 호연이는 고민의 여지없이 “싫어!”라고 답한다. 학교 소풍으로 다녀온 적 있는 수영장은 아이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급 바닷가로 행선지를 바꾼다.
 
넓고 광활한 대천해수욕장을 좋아하지만 성수기 인파로 망설여진다.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에 사람이 많다는 것은 편안함 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 사이에 자리 잡은 ‘용두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그곳은 우리 가족이 종종 찾는 바닷가이다. 바닷가와 마주앉은 솔숲이 조화롭게 자리 잡고 있다. 찾는 사람들도 가족단위가 많다. 아이들이 맘껏 바다를 누벼도 한눈에 내려보이기 때문이다.  

바닷가와 마주앉은 솔숲

▲ 바닷가와 마주앉은 솔숲

   
성수기는 성수기인지 솔숲에 자리 잡은 텐트들이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주지 않는다. 결국 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 가족 모두 바닷가로 향한다. 바다는 한산하고 조용하고 평화롭다. 9살 호연이는 벌써 저 멀리 튜브 하나를 몸에 끼고 회오리처럼 돌리기와 발장구치기, 저 멀리가기 등등 이것저것을 바다위에서 해보고 있다. 5살 호승이는 찰랑거리는 바닷결에 허우적거리며 놀고 있다. 남편과 나도 찌는 더위에 얼른 발을 담근다. 햇볕에 데워진 바닷물은 따스하다. 맨발로 닿는 모래는 고와서 발가락 사이로 모래들이 출렁인다.
   

맨발 사이로 모래가 출렁인다.

▲ 맨발 사이로 모래가 출렁인다.


모래로 만드는 아이와 엄마

▲ 모래로 만드는 아이와 엄마

 

허우적 거리는 5살 호승이

▲ 허우적 거리는 5살 호승이


허우적 거리는 5살 호승이

▲ 허우적 거리는 5살 호승이 


본격적으로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주변을 살펴본다. 엄마와 딸아이가 모래를 판다. 무언가 만들려고 하는지 제법 진지하다. 저 멀리 한 아이의 아빠는 바닷가에 몰려드는 작은 물고기들을 잡기 위해 망도 사용해보고 손으로 잡으려고 애쓴다. 아이들은 그 곁을 따라다니며 물고기를 잡아보려 하지만 한 마리도 자신의 목숨을 쉬이 넘겨주지 않으려 필사적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함께 온 손주를 바다에 한번 띄워보려고 어르고 달래서 튜브위에 앉혀 바다로 보내본다. 아이는 두려움에 울음을 터뜨려본다. 결국 할아버지의 품에 안겨있는 손자.
 
이제 온몸을 바다로 적신다. 튜브 하나로 몸을 바다위에 둥둥 뜨게 하고 파도에 내 몸을 싣는다. 파도가 일렁이는 대로 몸도 일렁인다. 바닷속은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이 공존해서 몸을 너무 차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상태로 만든다. 바람은 잔잔하게 불어오는데 더운 바람과 찬 바람이 뒤섞여서 얼굴에 닿는다. 고운 바람결에 눈을 감아본다. 둥둥 떠 있는 기분은 지상에 발을 내딛을때와는 사뭇 다르다. 지구인이 아닌 다른 세계의 차원으로 들어가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조용한 바다

▲ 조용한 바다


이야기가 있는 바다 사람들

▲ 이야기가 있는 바다 사람들


아이들은 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하얀 이빨이 도드라져 보이며 웃고 있다. 어른들도 저마다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바다는 모든 사람이 제 방식대로 편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평화롭게 보인다. 텐트에 드러누워 바라본 바다풍경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출되어 보인다.
 
그리고 상상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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