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불로초다 내 마음에 보약 따로 있나 ~ 사랑이 불로초 사랑을 공친 세월 몰랐구나 ~
인생길 더도 말고 사랑하나 쥐고서 물 한 모금 필요할 때 사랑이 보약 되지요 ~ 세월도 가고 청춘도 가고 아차하면 사랑도 간다 ~
 
한 치의 인생길 사랑하며 살자 사랑이 사랑이 불로초 ~” <사랑의 불로초>라는 노래의 1절 가사다. 불로초(不老草)란 먹으면 늙지 않는다고 하는 풀이다. 하지만 이런 풀은 세상에 없다.
 
따라서 그 옛날, 실로 어처구니없게도 영생불사를 좇았던 진시황은 그 불로초를 구해준다는 사기꾼의 꾐에 빠져 돈만 낭비하고 말았다.(머저리 같은 넘, 사람은 때가 되면 다 죽는 겨!) 하여간 서두부터 ‘사랑’을 앞세운 건 다 이유가 있어서다.
 
즉 이 글의 제목처럼 ‘사랑하면 다 된다.’는 걸 새삼 강조하기 위함에서다. 금지옥엽 딸의 결혼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얼마 전에 아내는 난생처음으로 한복도 맞추었다. 조카들이 결혼할 적에도 한복을 안 입은 건 아니다.
 
그러나 그 때는 대여해주는 한복을 입었다. 그래서 말인데 심지어 콩나물의 값마저 깎는다는 아낙이 하지만 고가의 한복은 왜 맞추지 않고 거금을 주면서까지 빌려서 입는 건지 당최 모를 일이다.
 
하여 “이번에도 한복을 빌려 입을까?”라는 아내를 마구 혼냈다. “20여만 원만 더 주면 당신 맘에 드는 한복을 맞출 수 있다는데 왜 또 빌려 입으려는 겨? 아들 장가갈 때도 입어야 되니까 군소리 말고 맞춰!” “그때 가서 내 몸에 안 맞으면 어쩌라고?”
 
“그럼 내가 맞춰줄 게~!” 아내가 맞춘 한복은 딸이 보내준 돈으로 해결했다. 나와 아들에게도 양복을 맞출 돈을 보내온다는 딸이다. 내키진 않았지만 아내가 극구 반대해서 지고 말았다. “대학원까지 잘 가르쳐서 시집보내는데 한복과 양복 좀 얻어 입는다고 법에 걸리나?”
 
“그야 그렇지만......” 다른 집에선 딸아이 시집보내자면 그야말로 기둥뿌리가 뽑힌다고도 했다. 하지만 우리 집에선 통용되지 않는, 그야말로 ‘아니올시다’다. 그도 그럴 것이 결혼하는 당일 날, 여기 대전에서 예식이 열리는 서울까지 가는 관광버스 한 대의 비용만 내가 부담하면 되는 까닭이다.
 
그럼 어찌 하였기에 이런 파격적 발상과 실천까지 가능했던 것일까. 먼저 똑똑하고 ‘현명한’ 딸은 애초 자신의 결혼식은 부모님, 즉 우리 부부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 주겠노라고 천명한 바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집장만과 신혼여행 역시도 스스로 마련하여 갈 테니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따라서 남의 집 딸처럼 나 또한 딸의 혼수에서부터 집 마련까지를 부담했더라면 필시 경제적 패조(敗兆)가 확실시됐을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로 말미암아 가뜩이나 고군분투 중인 박봉의 경비원인 나는 우울증에까지 감염될 가능성까지 농후했을 것이었다. 딸은 최근 3년의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아주 중대한 시험을 치렀다.
 
따라서 이제 ‘합격’이란 낭보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헌데 딱히 걱정을 안 하는 건, 딸이 본시 시험이라고 하면 그야말로 백발백중의 명사수인 까닭이다. 그래서 나와 아내는 지금도 비록 물질적으론 가난하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의 감도만큼은 그 어떤 만석꾼조차 부럽지 않은 넉넉함의 편만한 자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랑하면 다 된다!’는 것이다.
 

▲ 사랑엔 불가능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