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깊어가며 은행이 거리에 가득떨어져 있다.
▲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다정하게 피었다
▲ 해바라기가 따가운 가을빛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
▲ 갈대와 강아지풀이 반갑게 마중을 해주고 있다
공주 청벽산으로 가는 길에 또 방해꾼이 나타났다. 어릴 적 논두렁에서 늘 보았던 미류나무다. 매미의 휴식처이기도 했던 미루나무는 청벽산의 가을빛에 반했는지 몸을 가만히 놔두지 못하고 연신 흔들어 댄다. 그러나 그 몸짓이 그리 가볍지 만은 않다.
가만히 보니 나뭇잎이 병들어 병색이 완연하기 때문이다. 강바람을 맞으며 몸을 흔들어 대는 미루나무는 고향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으나 나뭇잎이 검게 병든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강물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강변에 있는 나무 또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들판이나 강둑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는 때론 사람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청량감을 주고 마음의 여유와 편안함까지 가져다 줄때가 있다. 오늘 만난 미루나무가 그렇다. 목재로써 가치가 별로 없지만 매미를 비롯한 각종 곤충이 안전하게 서식하기 좋고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가 돼 줄 것이 분명하다.
미인을 닮은 소나무가 폼 나게 서 있고, 추억의 미루나무가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는 청벽산, 이제 불이 붙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고운 가을 옷으로 갈아 입고 한 폭의 동양화로 단풍객을 유혹할 것이다. 그때를 다시 기다리며 가을 채비를 해두고 싶다.
▲ 소나무가 청벽산 앞에 폼나게 서서 가을속에 빠져들고 있다
▲ 키다리 아저씨 미루나무가 가을 하늘을 찌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