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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계룡산도예촌, 조선 '철화분청사기'의 맥을 잇다

소여도방 정순자 작가에게 드는 도자기예술의 '혼'

2015.09.23(수) 11:32:16 | 이종섭 (이메일주소:dslskj55@hanmail.net
               	dslskj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삼평이라는 사람이 있다. 일본 자기의 발상지인 아리타의 도조(陶祖)로 추앙받는 인물. 이 사람이 조선인이며,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陶工)이라는 것도 이 분야의 사람들은 웬만큼 다 아는 일이다. 그 이삼평이 어디 사람이냐면 충남 공주의 반포에서 나서 자란 사람이다. 지금도 공주와 대전간의 경계인 계룡산 입구 박정자 거리에(반포면 상신리) 가면 이삼평의 현창비가 세워져 있다.
그 때문에 일본 아리타의 학생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계룡산 도예촌 풍경

▲ 계룡산 도예촌 풍경


이곳 계룡산자락에 도예촌이 있다.
도자기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도자기공예를 하면서 사는 마을공동체다.
도예촌 마을에 가면 ‘계룡산도자예술촌’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반겨 맞고 여러 공방에서 만든 작품들이 곳곳에 거리미술처럼 설치되어 있다.

마을 전체가 설치미술품이랄까. 공방 지붕 꼭대기를 장식한 자전거와 돌담위의 뻥튀기 기계, 서구풍 펜션을 닮은 공방 앞의 도자기 인형들, 비둘기 자기들로 벽면을 가득 메운 운치있는 도예공방 등 도예가들의 개성과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설치 미술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도예촌에는 종합 전시장이 있고, 개인별 특성에 맞게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는 작가 공방이 줄지어 있다. 작품 감상은 작가에 따라 감성적이고 부드럽거나 또는 거칠고 투박한 질감, 새로운 기법을 응용한 작품 등 다양하다.또한  좋아하는 작품을 구매할수도 있다. 아울러 작가와 차를 마시며 대화의 시간을 갖는 건 도예촌 방문자만의 특권.
 

정순자 작가님의 소여도방

▲ 정순자 작가님의 소여도방

계룡산도예촌조선철화분청사기의맥을잇다 1


도예촌의 여러 공방 중에서 철화분청사기의 맥을 잇고 계신 분이 있다.
바로 소여도방의 정순자 작가님.
도예촌 창설 멤버이자 현재 이곳에서 소여도방을 운영하며 학생과 일반 체험객들에게 도자기를 직접 빚고 굽는 과정을 가르쳐 주는 분이다.
 
소여도방을 가기 전에 먼저 철화분청사기가 무엇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철화분청사기는 전라남도 강진의 청자, 경기도 이천의 백자와 함께 3대 도자기 가운데 하나로서 15~16세기에 왕성하게 생산되었다 한다. 계룡산도예촌과 소여도방이 조선시대 철화분청사기의 전통의 맥을 잇는 전국 유일의 도자기 예술촌인 까닭에 이곳이 주목받는 것이다.
 
분청사기는 암갈색의 조악한 청자태토에 걸쭉한 백토분장을 하고 그 위에 자유분방한 문양을 넣어 굽는 것으로, 문양 기법에 따라 인화, 상감, 음각, 박지, 철화, 귀감, 담금 등으로 나눈다.
계룡산 분청사기는 다른 지역과 달리 철화(鐵畵)로 문양을 그린다. 청자토에다 백자흙물을 걸죽하게 한후 분장토를 어머니가 화장을 하듯 기물에다 발라 그위에 문양을 넣는 식이었는데 지역마다 제작기법은 독특히 달라 7가지의 제작방법이 있다.

계룡산 지역에서는 자연철을 곱게 갈아 그림을 그린 철화 분청사기를 제작하였으며 이 지역에서만 생산되어 계룡산분청이라는 별칭을 얻은 것이다. 추상적인 그림과 비대칭형의 형태가 잘 어우러져 우수한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철화 문양과 더불어 철분이 적당히 섞인 계룡산의 흙은 도자기에 자연스러운 느낌을 더해 주어 특별히 ‘계룡산 철화분청사기’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철화분청사기는 다소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지만 형태와 문양이 자유분방해 해학적, 회화적, 서민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소여도방의 전시작품들

▲ 소여도방의 전시작품들

계룡산도예촌조선철화분청사기의맥을잇다 2

모양도 예쁘고 종류도 다양하다

▲ 모양도 예쁘고 종류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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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도예촌조선철화분청사기의맥을잇다 4

계룡산도예촌조선철화분청사기의맥을잇다 5

생활용에서 장식용까지... 보는 내내 즐겁다

▲ 생활용에서 장식용까지... 보는 내내 즐겁다


소여도방을 찾았다.
공방에는 정순자 작가님이 빚어낸 많은 자기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정 작가님은 대구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하고 공주대학교 조형대학원에서 세라믹을 전공했다.
현재 대전도예가회 회원, 공주공예협회 회원, 흙누리회 회원, 금강도예가 회원으로 활동중이시다.
 
소여도방에는 액세서리 같은 작고 예쁜 자기, 소도구로 쓸수 있는 것들, 손님 접대에 좋은 것들, 식기류와 찻잔 등 없는게 없다.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생활 도자기부터 작품성 있는 도자기까지 한가득이다.
 

작품에 모입하는 정순자 작가님

▲ 작품에 몰입하는 정순자 작가님


이곳 정순자 작가님 역시 도자예술에 대한 자부심과 철화분청사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모든 작품에는 작가의 혼이 들어갑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 도예가는 자신이 만든 도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대로 깨트려 버릴만큼 작품에 대한 열정과 애착이 강하죠. 예술혼이 들어간 도자기를 통해 자아를 깨닫고 일에 대한 욕심과 자부심을 동시에 느낍니다. 늘 새로워지려 하고 신선한 삶이려 합니다. 그것이 도자기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선이라 할수 있습니다”
 - 이상 정순자 작가님 말씀.
 
정 작가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철화분청사기를 눈여겨 보며 당시의 대다수 도공들이 이름 없는 가운데 활약하면서 오늘날 이렇게 살아남아 민중 예술의 생기와 익살로 후대에 물려져와 왔구나 싶어 고개가 숙여졌다.
 
어딘지 모르게 그때 혼신을 다했던 선조들의 땀냄새가 코 끝에 전해지는듯, 넘치는 예술적 감흥이 거친 듯하면서도 선량하고, 대담한 묘사와 생략을 즐겼을 것으로 생각됐다.
아마도 계룡산의 정기를 받고 거기에 서민들의 정서적인 넉넉함과 순박한 모습이 어우러져 철화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인지 도자기에는 소박함 뒤에 활력이 넘쳤다.
 

학생들의 체험

▲ 학생들의 체험

명작을 만들 어린 친구다

▲ 체험에 임하는 진지한 모습. 명작을 만들 어린 친구다

아이들의 소망을 담은 글씨도 보인다

▲ 아이들의 소망을 담은 글씨도 보인다

계룡산도예촌조선철화분청사기의맥을잇다 6


공방을 찾은 학생들의 체험이 활발하다.
소여도방에 오면 물레부터 초벌구이, 그림그리기 등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체험할 수 있어 도자기 예술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어린 수강생부터 대학생, 주부, 일반인 등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잘 알다시피 도자기 체험은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집중력과 차분한 마음까지 길러주는 등 인성함양에도 도움이 된다. 도자기를 만드는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하거나 신나거나, 혹은 자유분방하거나 창의적인 모습 등 아주 다양하다. 이런게 바로 열린교육일듯 싶다.
 
도예체험은 주말과 평일(오전 10시 ~ 오후 6시)에 언제든지 가능하다. 사전 연락은 필수.
체험비용은 어린이 1만5000원, 어른은 2만원인데 만드는 것은 개인 컵, 밥 공기, 사발크기의 도자기를 직접 만들 수 있다. 본인이 만든 그릇과 도자기는 이것을 말리고 굽는 과정을 거쳐 집으로 보내 드린다.
 
아이들 손잡고 주말에 계룡산 도예촌과 소여도방에 들러 도자기체험과 함께 오래전 우리의 도자기를 구웠던 도공들의 혼을 느끼며 가을데이트를 즐겨 보시는 것은 어떨지...
 
소여도방 체험, 전시장 관람 문의 (041)857-8819
주소 :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554번지 계룡산도예촌 소여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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