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은 임시공휴일로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가 무료였습니다. 안그래도 예전부터 가족과 함께 공주에 있는 마곡사에 나들이를 가고 싶었는데 날씨도 좋고 더군다나 통행료도 무료이고 하여 차를 몰고 마곡사로 향하였습니다. 강원도쪽과 수도권에 있는 고속도로는 심한 정체를 겪었다고 하는데요 제가 이용했던 대전-당진간 고속도로는 다행히도 교통상황이 원활하였습니다.
유구 IC를 나와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 오십여분만에 마곡사에 도착했습니다. 휴일을 맞이하여 주차장에는 거의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이 마곡사를 찾았답니다. 차를 주차한 후 마곡사쪽으로 걸어가면 매표소가 나오기 전에 위와 같은 일주문이 나옵니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무료여서 그런지 매표소에서도 입장료가 무료인지 여쭤보시는 분들이 계셨는데요 예상했던것과 같이 입장료는 평소와 같이 받고 있었습니다. 입장료는 어른은 2천원, 청소년과 군경은 천오백원, 어린이는 천원으로 경로증, 장애인, 국가유공자, 신도증을 소지한 자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니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곡사 입장권에 있는 사진은 가을에 찍은 사진 같았는데요 붉은 단풍에 둘러싸인 마곡사의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의 한장면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본사로 640년 신라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창건 당시에는 전각이 30여개가 넘는 큰 사찰이었으나 현재는 대웅보전을 비롯한 대광보전, 영산전, 사천왕문 등의 전각이 남아있습니다.
마곡사는 템플스테이가 무척이나 유명합니다. 마곡사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홈페이지에는 후기가 400여개가 넘게 올라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요 비용은 1박 2일 성인을 기준으로 평일은 5만원, 주말은 7만원이라고 하니 관심있으시면 아래 마곡사 템플스테이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magoksa.org/
마곡사는 유모차를 끌고 가기에 부담이 없을 정도인 높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략 15분~20분 정도 걸어가야 하니 아이와 함께 가신다면 유모차를 가지고 가시길 추천하며 아기띠나 포대기를 함께 가지고 가신다면 비포장인 경내에서 유용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곡사 가는 길 중간에는 "백범 명상로"라는 숲길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백범선생과 마곡사가 어떠한 관계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백범선생께서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황해도 안악에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후 은거하여 1898년 이곳 마곡사에서 잠시 출가 수도하였다고 하더라구요
해탈문과 연등의 터널을 지나면 천왕문이 나옵니다. 천왕문에는 지국천왕, 증장천왕, 광목천왕, 다문천왕 이렇게 사천왕이 모셔져 있습니다. 지국천왕은 동쪽을 상징하며 비파를 들고 있으며 광목천왕은 서쪽을 상징하며 용, 여의주 또는 새끼줄을 들고 있습니다. 또한 남쪽을 상징하는 증장천왕은 보검을 들고 있으며 북쪽을 상징하는 다문천왕은 보탑을 받쳐들고 있는 것으로 사천왕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진 왼쪽 비파를 들고 있는 상이 지국천왕, 오른쪽 보검을 들고 있는 상이 남쪽을 상징하는 증장천왕에 해당합니다. 불교문화는 삼국시대부터 자리 잡아오며 불교를 빼 놓고는 우리문화를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비록 종교가 다르더라 하더라도 불교를 종교가 아닌 문화적으로 접근을 한다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왕문을 통과한 후 극락교를 지나면 이제 나 자신은 불국토로 들어갔음을 의미합니다. 불국토는 부처의 땅인 극락과 정토를 말하는 것으로 극락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짐을 느낄 수 있었죠
극락교를 지나면 본당인 대광보전과 그 뒤쪽에 위치한 대웅보전 그리고 높게 솟아있는 5층 석탑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대광보전은 보물 제802호, 대웅보전은 보물 제 801호, 5층 석탑은 보물 제79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감지금니묘법연화경 제6권, 감지은니묘법연화경 제1권 등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추녀 아래에는 활주라는 팔모기둥이 놓여져 있고 화려한 공포와 빛바랜 단청은 고풍스러우면서도 우아한 멋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한옥은 보는 시선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데요 가끔은 이렇게 고개를 젖혀 다른 시선으로 옛 건물을 바라보면 색다른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광보전에 모셔진 비로자나불은 특이하게도 대광보전 어칸(가운데칸)이 아닌 좌측 측면에 모셔져 동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큰절을 올리며 이들은 어떤 소원을 빌고 있을까요?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 뜻이 이뤄지기를 함께 기도해 봅니다.
대광보전 앞에는 독특한 양식의 탑이 놓여져 있습니다. 다보탑으로 불리우는 이 탑은 고려말기에 원나라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탑 꼭대기 머리장식은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라마탑에 보이는 풍마동 장식이 되어 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라고 합니다. 지금과 같이 건설장비도 없는 시대에 이렇게 큰 돌을 날라 높이 쌓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대광보전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위쪽에 위치한 대웅보전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옵니다. 점층적으로 이뤄진 가람배치는 마치 점점 다른 세계, 즉 극락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였죠
대웅보전은 중층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2층으로 되어 위와 아래 별도의 공간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안쪽이 통으로 하나의 공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안쪽 모습은 사진에 없지만 가운데는 석가모니불, 왼쪽에는 약사불, 오른쪽에는 아미타불 이렇게 삼세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대웅보전 앞뜰은 마곡사 최고의 뷰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곡사 대부분 전각들이 한눈에 들어오며 기와지붕들이 겹쳐지며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마곡사 여행을 마치고 이제 땀을 식히러 해탈문 앞에 있는 찻집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시원한 아이스커피에 조각케익 하나 먹으니 허기도 가시고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도 이내 사라졌습니다. 찍은 사진들을 보며 아내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앞으로도 가족들과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답니다.
어떤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극락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과 내 마음속에 있다고 하시더군요. 잠시 번잡한 속세를 벗어나 홀가분하게 충남 공주에 있는 마곡사로 여행한번 떠나보시는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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