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일찍부터 책 읽히기를 하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책 읽히기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잘 잡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죠.
오죽하면 학교에서 독서록을 만들고, 책을 읽은 후 독서록을 작성해서 제출하라는 숙제까지 내줄까요.

이것도 결국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자 하는 고육지책이지만 의무적으로 읽는 책에서 독서효과를 얼마나 얻을수 있겠습니까.
 
그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책과 친하게 지내고, 책과 친구가 되고 결국에는 책읽기를 의무로 하는게 아니라 스스럼 없이 책을 접하게 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천안시 두정도서관은 유년기부터 책과의 만남을 통해 꿈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유아를 대상으로 한 <책 읽어주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릴때부터 책에 대한 습관을 들이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인데 마냥 책읽기만 시키면서 “책을 읽으세요, 그러면 이런게 좋아요”라고 하는게 아닙니다.

재능기부를 하는 담당 회원님들이 동화 이야기를 가지고 구연을 하면서 각종 동작과 재미있는 말, 표정 등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재미난 이야기에 푹 빠진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요.
동화구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나중에는 그 이야기가 있는 책을 보며 자연스레 독서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이게 효과가 그만이라 합니다.
 
책 읽어주는 도서관은 이미 작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동화구연 프로그램을 더 확대시킨 개념인데요, 두정도서관 소속 동화구연 동아리인 ‘책뿌리’의 재능나눔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3월부터 연말까지 총 1008명이 참여하여 호응을 받았으며, 올해는 책뿌리 동아리의 재능 나눔으로 동화구연은 물론 책과 관련된 독후활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정도서관에서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아이들 책 읽히기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곳 문화강좌 담당 강지영 선생님을 만나 직접 이야기도 듣고 프로그램 운영 현장을 살펴 보기 위해 두정도서관으로 찾아가 보았습니다.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에 자리잡고 있는 두정도서관은 지은지 얼마 안되는 현대식 건물로 아주 맵시있는 건물이더군요.
 

오늘 동화구연에 참가한 회원 주부님이 책을 들고 아이들 앞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미 책의 내용과 동화에 몰입한 아이들은 구연을 하는 선생님 앞으로 한발짝,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섭니다.
선생님 바로 코 앞에서 고개를 치켜 들고 이야기에 빠져 있는 저 어린이를 보세요. 이게 바로 살아있는 교육이죠.
 

이번엔 다른 시간, 다른 선생님과 아이들.
함께 온 엄마의 품에 안겨 동화구연 선생님의 말 한마디, 글자 한줄, 그림 한컷이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듣고 배웁니다.
 
그리고 이 선생님의 역할극 진행 모습을 보세요. 열심히, 내 아이들에게 하는 것처럼 진지함과 열정이 묻어나 보입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푹 빠져듭니다.
 

“자~아, 이건 고구마, 이건 감자고요. 이건 무슨 꽃일까요? 어머 이건 거미네요..."라며 설명해 주시는 선생님 앞으로 아이들이 자꾸만 다가섭니다. 재미있고 즐거우니까요.
 

책을 보며 구연을 해 주시는 선생님 앞에 쪼르르 몰려들어 경청하는 아이들. 이정도면 동화구연 선생님들도 신이 날것만 같습니다. 
 

이번엔 다같이 둘러 앉아 엄마아빠와 함께 그림 그리기, 만들기를 진행합니다.
잠시전 책에서 본 내용, 구연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장난감을 직접 그리고 만들어 보는 시간입니다.
병아리도 그려보고, 나뭇잎도 만들어 봅니다.
 

나뭇잎 도장을 만들어 찍어봅니다. 빨간 단풍 나뭇잎으로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넣는라 신이 났습니다. 장차 피카소나 밀레 같은 세계적인 유명 화가가 한명 나올 기세입니다.
 

이번엔 고깔모자를 쓴 아이들이 고래 케익을 자르며 친구의 생일파티를 해주고 있습니다.
케익도 기왕이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캐릭터 그림을 활용해 고래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그럼, 책읽는 도서관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고 계신 두정도서관의 강지영 선생님으로부터 이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더 알차게 진행하기 위해 유아와 동반부모님을 대상으로 매달 15팀을 접수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그 다음 달의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는데요, 도서관 홈페이지(http://lib.cheonan.go.kr) 를 통한 인터넷접수로 진행한답니다. 이 프로그램 운영으로 유아들에게는 유년기부터 책과의 만남을 통해 바른 인성을 길러주고, 동아리 회원들에게는 자기 개발 기회와 재능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여 도서관이 지역사회의 소통의 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능기부에 참여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항상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특히 재능기부 하시는 분들의 노력 덕분에 아이들은 항상 친엄마가 책을 읽어주고 동화구연을 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효과가 정말 좋습니다.”
 
강지영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누군가의 소중한 노력 덕분에 누군가는 일생에서 아주 중요한 기초를 튼튼히 닦아 나갈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반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고무판으로 나무 만들기, 병아리 숫자 세기 같은 기초 교육도 진행하고 있네요.
 

아울러 엄마들과 함께 쓰레기 분리수거도 배우며 사회의 기초질서가 무엇인지도 터득합니다.
 

책을 읽어주시는 이분들, 밝고 화사한 웃음속에서 장차 이나라의 일꾼이 될 동량들이 키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더 고마운 마음을 갖습니다.
 

동화구연 선생님들이 모인 ‘책뿌리’의 재능나눔 동아리에서 회원 선생님들이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좋은 책과 동화를 들려줄수 있는지 회의를 하고 계십니다. 연구하고 토론하는 동아리, 참 보기 좋고 아름다운 주부님들이십니다.
 
일전에 TV프로그램에서 보니 미국의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책 놀이터이더군요. 도서관에서 조용히 움직여야 하는 규칙도 없고 소리내어 떠들면서 노는 공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도서관내 놀이공간에서 멋대로 천방지축 뛰며 놀다가도 문득문득 저너머에서 진지하게 책을 읽는 어른들을 보면서 하나하나 ‘책 읽는 모습’ 체득하게 만들더군요.

시간이 흐르자 결국 아이들은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나중에 제 발로 열람실에 찾아가 책을 꺼내 잡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즉 책은 억지로 읽힐 수 없는것, 아이들 스스로 책을 잡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천안 두정도서관의 <책 읽어주는 도서관> 역시 개인의 시간을 쪼개어 아이들에게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동아리 회원선생님들 덕분에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잡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두정도서관, 재능기부로 동화구연을 해 주시는 ‘책뿌리’ 회원님들, 함께 책을 접하는 유아들 모두 다 같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