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종어(宗魚)’를 아시나요?
붕어, 빠가사리, 메기, 잉어, 자라, 피라미, 산천어 등 우리의 많은 토종 민물고기들이 있습니다만, 그중에 종어라는 물고기는 거의 대부분 처음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녀석이 오래전 멸종됐기 때문이거든요.
지난번에 충남수산연구소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징거미새우의 복원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썼고, 그때 예고해 드린 것처럼 오늘은 종어 복원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 하천오염과 남획으로 인해 1970년대에 멸종됐지만 충남수산연구소에서 다시 복원에 성공한 종어
▲ 충남수산연구소 내 종어육묘장 안 수조에서 노닐고 있는 종어 성체
얼마전 논산의 충남수산연구소에서는 우리나라 금강 토산어종인 종어를 복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충남도수산연구소 내수면개발시험장에서 종어의 인공종묘생산에 성공했고, 좀더 실험과 생육상태 등을 점검해 곧 완전 양식 또는 방류를 통해 우리 토종 어족자원으로 살아갈수 있도록 할거라는 내용입니다.
“종어는 살이 연하고 잔가시와 비늘이 없어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품으로 올랐던 민물고기입니다. 워낙 그 맛이 물고기 중 으뜸이라 해서 ‘종어(宗魚)’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동자개(빠가사리)과에 속하는데 몸길이가 1m 이상 자라는 대형 물고기입니다. 금강하류에 사는 토종 담수어이지만 추측하가로는 1970년대 이후 무분별한 남획과 하천오염으로 국내에서 사라진걸로 보고 있습니다”
▲ 내수면개발시험장의 시험개발팀장을 맡고 계신 이춘희 팀장님의 친절한 설명
이번에도 충남수산연구소 내수면개발시험장의 시험개발팀장을 맡고 계신 이춘희 팀장님께서 취재에 도움을 주시고 자세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종어는 그동안 어미 양성기간이 4~5년이 필요하고 양식 중인 개체가 거의 없어 민간양어장 종묘 보급과 기술이전이 이뤄지지 않아 산업화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에 충남도수산연구소 내수면개발시험장은 이번에 어린 종어를 키워 자라난 어미를 이용, 인공종묘생산에 성공한 것입니다.
▲ 잉어 크기의 종어 어미
수산연구소의 수조에서 인공종묘중인 종어를 보니 실제로 고기의 크기가 잉어만했습니다. 이런 거대 물고기가 토종이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이렇게나마 다시 복원해서 우리 하천과 강으로 나가서 잘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기대와 희망도 커졌습니다.
▲ 육묘중인 작은 종어 치어
이렇게 크게 자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현재 수산연구소에서 키우고 있는 어린 종어는 평균 길이가 3.3㎝, 평균 무게가 0.5g정도라 합니다.
이 녀석들이 다 자라면 이렇게 체중이 3㎏ 정도이고 가장 큰 것은 크기만 1m이상, 무게도 13㎏에 달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자라려면 최소한 4~5년은 돼야 한다는군요.
▲ 올챙이처럼 꼬물거리며 놀고 있는 수조 안의 종어 치어들
수조 안에는 작은 올챙이처럼 새끼 종어들이 떼를 지어 다니며 물 속에서 노닐고 있었습니다. 아주 귀엽고 예쁘죠.
▲ 스트레스 받아 색깔이 변한 누런 종어
그리고 종어의 특징중 하나는 다른 물고기에 비해 성질기 급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색깔이 변한다고 하는데 실제 그런 녀석 하나가 수조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아마도 컴컴한 양식장 수조 안에서 지내던중 도민리포터의 취재로 인해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게 보여서 그런듯 했습니다.
이녀석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색깔이 다른 것과 달리 누렇게 변한다고 하는데 보시다시피 3마리중 안쪽 한놈의 몸이 누런 빛깔을 띠고 있죠.
저녀석이 현재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거라 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쉽게 멸종이 된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 컵 속의 치어들
▲ 치어를 육묘중인 수조
“앞으로 충남도수산연구소 내수면개발시험장에서는 종어에 대한 꾸준한 인공종묘생산으로 개체수를 늘려 금강을 대표하는 토산물고기종으로 되살릴 것입니다. 또한 양식기술을 더 연구해서 이를 민간에 이전 보급할 경우 종어가 충남도내 내수면 양식어업인들에게 중요한 새 소득원이 될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춘희 팀장님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만 한가지.
자연으로 나간 종어는 몇 년간 얼마만큼 자라든 상관 없겠으나, 어민들이 양식을 하게 될 경우 생산성 문제 때문에 양식 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관건일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사업성이 있도록 좋은 영구 결과가 나와 주기를 고대합니다.
늦게나마 복원에 성공한 종어. 우리의 산과 들 그리고 하천과 강물이 예전처럼 다시 맑아지고 있으니 이녀석들도 다시 깨끗해진 물에 잘 적응해서 하루 빨리 원래의 보금자리였던 강과 냇물로 돌아가 영원토록 우리와 함께 살았으면 좋겠네요.
그런 날이 하루속히 다가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