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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가로림만 모내기 현장에서 만난 손님

생태농업으로 전환하면 더 많은 친구들 만날 수 있는데

2014.05.23(금) 15:23:59 | 얼가니 (이메일주소:booby96@naver.com
               	booby9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4월 5월은 벼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 가장 바쁜 계절이다. 아버지와 형님이 농사를 짓고 있어 나는 4~5월 주말이면 고향을 찾아가 농사를 돕곤 한다. 농부가된 형님의 손길은 바쁘기만하다. 다자란 모를 논에 이식하는 모내기철은 농부에게는 한해 농사를 가름하는 중요한 일정이기에 바쁠 수 밖에 없다.

형님은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농사일을 구경시켜주고는 한다. 어린아이들이라서 농사를 짓는게 신기한지, 아빠곁을 함께 지켜주기도 한다. 대견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뿐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농사를 짓다보면 우연하게도 많은 새들과 마주하게된다.

논은 모만 키워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생명들을 키워낸다. 논은 사람이 만들어낸 가장 훌륭한 인공습지이다. 때문에  습지를 지키기위한 국제협약인 람사협약 2008년 총회에서 논을 습지로 간주하여, 보호싸이트로 여러곳이 이미 지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사일을 도우면서 나는 개인적인 탐조욕망을 채우곤 한다.

서산의 가로림만 주변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인지 모내기철이면 도요새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도요는 갯벌에서만 먹이를 찾는 것이 아니라 논에서 휴식을 취하고 먹이를 찾는 도요도 많이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논에 도요새들이 찾아왔다. 제일먼저 발견한 종은 알락도요다. 등에 알락알락한 무늬가 있어서 쉽게 구별이 되는 알락도요는 논에서 연신 먹이를 찾기 바빴다.

알락도요가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

▲ 알락도요가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


또한 흔히 볼수 있는 청다리도요도 만날 수 있었다. 시베리아까지 비행해서 올라가기위해 많은 먹이를 찾아야하는 도요들에게 논은 중요한 먹이창고이다. 논과 갯벌에서 먹이를 충분히 먹지 못하면 시베리아까지 비행하다 죽을 수 있기에 서산에 형님의 논은 매우 중요한 기착지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청다리도요가 먹이를 찾기위해 분주하다.

▲ 청다리도요가 먹이를 찾기위해 분주하다.


이런 도요새 뿐만 아니라 논에 대표적인 새는 역시 백로류이다. 매년 왜가리와 중대백로, 쇠백로 황로 등을 만날 수 있기에 유심히 논을 찾고는 한다. 어릴적 농약에 중독되어 죽은 백로를 만났던 기역이 있기에 백로는 매우 특별하게 관찰하고는 한다. 그러던 중 좀 특이한 백로류를 만날 수 있었다.

백로류중에 목이 짧은 해오라기가 그 주인공이다. 해오라기는 야행성 조류라서 주간에는 잘 활동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서식처에서 휴식을 취하다 일몰이 지난 후에 활동을 하는데, 올해 만난 해오라기는 주간에 버젓이 논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해오라기는 흰색의 댕기를 멋지게 휘날리며 서있었다.

해오라기

▲ 해오라기


일본에서는 새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는 생태농법등이 유행하고 있다고한다. 생태농법의 핵심은 새다. 새가 찾아오는 논이 수확량이 많고, 품질이 좋다고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비료와 농약등의 사용이 없어야 하지만, 새들을 만난 논에는 어김없이 비료와 농약이 사용되고 있었다. 방향의 전환을 가져오기에는 인식과 내용이 아직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올해 만난 새들은 내년에 도 찾아 올 것이다. 생태농업으로 바뀐다면, 좀더 많은 새들을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좀더 많은 새들을 만날 수 있도록, 형님과 주변 농부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겠다. 많은 새들이 찾아오는 논이 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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