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5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대자대비
자비와 지혜의 빛으로 중생을 구원코자 부처님께서 2556년 전 오늘 사바세계에 오신 날

-향을 싼 종이에서 향냄새가 난다-

부처님의 제자 중에는 출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세속의 일들을 못 잊어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이들이 많았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이들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길가에 종이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신 부처님은 한 제자에게 그것을 주으라고 이르셨다.
"그 종이는 무엇에 쓰던 것 같으냐?”
"향내가 나는 것을 보니 향을 쌌던 종이인가 봅니다.”

다시 길을 가는데, 이번에는 새끼줄 한토막이 떨어져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그 제자에게 그것을 주으라고 하셨다.
"그 새끼줄은 어디에 쓰던 것 같으냐?”
"비린내가 나는 걸 보니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인가 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인간의 본성은 맑고 깨끗하지만
그 인연에 따라 복을 일으키기도 죄를 일으키기도 한다.
어진 이를 가까이하면 뜻이 높아지고 어리석은 자를 벗하면 재앙이 닥치는 것이다.
마치 향 싼 종이에서 향내가 나고 생선 묶은 새끼줄에서는 비린내가 나는 것처럼,
사람들은 무엇엔가 점점 물들어 가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함이니라.“

불기255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으로 떠들썩한 계룡산 국립공원, 계룡도령이 올해는 갑사가 아닌 신원사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신원사로 가는 길...

양화리 기찬마루 일대 부터 차량으로 도로가 꽉 막혀 옴짝달싹을 할 수없을 정도로 심각한 정체가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의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만들어 두었는데도 당췌 차량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아 부득이 샛길을 통해 입장할 수가 있었답니다.

전국에서 모인 신도들로 가득한 천년고찰 신원사에는 말 그대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대웅전 마당에 피어있는 영산홍과 붓꽃은 고색창연한 고찰을 환하게 바꾸어 놓고 있고, 저마다의 기원을 담은 연등들은 우리의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자비 광명이 필요한지를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법요식이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신도와 여행객들을 위한 점심을 제공하기 위해 공양간에서는 분주한 손놀림으로 비빔밥을 담아 내지만 공양간으로 이어진 기나긴 줄은 줄어들 기미가 없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은 누군가의 희생과 봉사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정성으로 담겨진 비빔밥 한 그릇 그 가치를 어찌 단순한 한그릇의 밥으로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아기부처...
석가모니 부처가 원한 세상은
인간으로서 희노애락을 초월해 서로 나누고 돌보는 그런 세상이 아니었을까요?

불기2558년 음력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리 한번 더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나가 아닌 우리를
혼자가 아닌 모두를
돈이 아닌 덕을 쌓고
정을 베풀고
사랑을 나누는 그런 삶을 ...

그렇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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