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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따뜻한 봄날 60일 만에 장 가르기

우리네 전통된장은 곰팡이, 세균, 효모를 두루 활용한 복합발효 식품

2014.04.04(금) 01:23:45 | 충남희망디자이너 (이메일주소:youtae0@naver.com
               	youtae0@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대도시 젊은 세대들에게 장 가르기란 말을 알 수 있을까요? 가까운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 가면 온갖 장류가 즐비하니, 사서 먹으면 그만일 뿐입니다. 그러니 장을 담그는 게 뭔지, 그 과정이 어떤지 알 리 없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이 찍어내는 '공장식 된장'은 회사 이름만 다를 뿐 장맛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유는 유사한 재료와 공법으로 15일 정도 단기간에 숙성한 '밀가루 된장'이기 때문이죠.

진짜를 만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수고를 감수해야 하는 세상 천안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아우내 전통장 만들기 체험행사를 했는데요. 얼마 전 장 가르기를 해야 한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장 가르기란 잘 말린 메주를 소금물에 띄워 60일 이상 숙성시킨 후 간장과 된장을 갈라내는 작업을 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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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병천면 죽계리에 조성된 아우내 전통장에서는 일찍 오신 분들이 된장, 간장 분리 작업에 주민들의 손놀림이 부산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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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 전통장에서 제공한 점심식사를 한 후 따뜻한 봄날 가족들과 함께 오랜만에 이야기도 나누며, 장 가르기 작업을 하였습니다. 

햇볕을 받아 반짝반짝 윤나는 장항아리에서 먼저 옻나무, 고추, 숯을 골라내어 버립니다. 바로 메주는 된장이 되고 장물은 간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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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에서 꺼낸 메주는 넓은 그릇에 옮겨 담고 장물을 부어 손으로 치대 으깨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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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으깨고 나면 항아리에 담고 편편해지도록 꾹꾹 눌러 준 후 마른 고추 씨앗 가루로 표면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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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내려온 엄마는 남은 간장을 고운 체에 걸러 간장독에 따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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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말린 메주를 소금물에 띄워 60일 이상 숙성시킨 후 간장과 된장을 갈라내고, '장 가르기'를 하고 나서 8개월 정도 지나 겨울이 오면 햇된장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콩을 수확하고, 메주를 쑤고, 장을 담그고, 장 가르기를 하고, 익기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우리네 전통된장은 곰팡이, 세균, 효모를 두루 활용한 복합발효 식품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 생태계를 효모와 곰팡이, 세균을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알았던 조상들은 여기에 깨끗한 천일염, 맑은 물, 그리고 청명한 바람과 햇빛까지 활용하여 된장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조상들의 놀라운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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