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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국보와 순종 어차 보고, 웃기게 생긴 닭주전자도 만나고

천안 박물관에서 이것저것 찬찬히 살펴보기

2014.02.19(수) 00:50:59 | 최순옥 (이메일주소:didrnlwk55@hanmail.net
               	didrnlwk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최근에 천안 박물관과 아산의 온양민속박물관 두곳을 답사했는데 참 보고 느낀게 많았답니다.

원래 박물관이라 하면 어떤 문화유적이 있는지 쓰~윽 훑어 보고 “음, 그렇군. 맞아. 이런 유물이 있다고 배웠지” 정도 느끼며 돌아보고 나오죠. 수박 겉 핥기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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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좀 더 눈여겨 보고, 한번 더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보면 무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들이 넘치는게 박물관이더군요.
 
그래서 저는 지난번에 그 사례로 우리나라 조선시대 암행어사라고 하면 무조건 떠올리는 인물인 박문수와 함께, 단종 폐위후 세조를 즉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한명회라는 인물에 대한 유물이 천안 박물관에 있기에 두 사람을 각각 조명하며 글을 써서 올렸습니다.
 
하여, 이번에는 천안박물관의 또 다른 유물과 함께 “어? 여기에 이런것도 있었어?” 싶은 문화재 몇점을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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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2층 체험관에 가면 천안 관아 동헌에서 사또의 위엄을 느껴 볼수 있는 ‘동헌 체험’코너가 마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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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가 입었던 전통 근무복이 있고 사또의 모자까지요. 사또의 복장은 모자부터 옷, 신발까지 전부를 통틀어서 '군복' 또는 '구군복(具軍服)' 이라고 합니다. 구식 군복이라는 게 아니라 '갖춰 입은 군복' 이라는 의미입니다.
 
모자와 옷을 따로 말하자면 모자는 전립(戰笠)이라 불렀고, 몸에 입는 두루마기 형태의 옷은 '동달이'(알록달록한 것, 안쪽 옷)와 '전복(戰服)'(바깥쪽 옷)이라고 했습니다.
동달이는 어깨 아랫부분의 팔 부분만 색깔이 달라서 부르는 명칭인데 이게 사또 복장의 알록달록함을 좌우하죠.

전복은 어깨 아래의 팔 부분이 없는 일종의 조끼 형태의 두루마기 같은 것입니다.
그동안 그냥 사또 복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알고 보니 재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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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긴 만들기 체험장입니다.
그런데 이게 뭐냐구요? 일명 ‘흑유계수호’라는 것입니다.
흑유계수호란 닭모양 주전자(鷄首壺) 라는 뜻인데 진한 먹색을 머금고 있는 듯한 흑색 바탕의 둥근 주전자모양입니다. 여느 일반 주전자와는 뭔가가 다르죠. 액체를 따르는 입구가 닭의 얼굴과 닮았는데 입구에는 닭벼슬이 정교하게 조각돼있고, 벌려있는 입모양은 마치 새벽녘 울고 있는 모습과도 같습니다.
 

흑유계수호 - 닭모양 주전자

▲ 흑유계수호 - 닭모양 주전자


이건 천안 용원리와 공주 수촌리 두곳에서 출토된 문화재입니다. 즉 우리나라에 딱 두점만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닭모양 주전자가 천안과 공주 두 지역에서 출토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제작시기가 비교적 분명하고 절대적인 연대 설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백제의 중앙과 지방간의 관계를 해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이죠.
 
또 이러한 닭모양 주전자는 당시 지방의 유력자들이 남조와 개별적으로 접촉해 입수한 것이 아니라 백제 중앙에서 중국으로부터 들여와 위세품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이곳 만들기 체험코너에서는 고무로 된 조각을 이용해 흑유계수호를 만들어 볼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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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고종어차 사진과 모형입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자동차가 등장한 것은 1903년이라 합니다. 고종황제 즉위 40주년을 맞이해 미국공사 알렌을 통해 의전용 어차로 들어온 것이죠.

그런데 이 어차는 1910년 치욕적인 한일 합방 후 총독으로 부임한 테라우가 자신의 차와 함께 고종화제의 어차(御車)도 같이 들여오도록 하였던바, 당시 리무진을 만들던 영국의 다임러 회사에 고종황제의 어차를, 웨슬리회사에 테라우찌 총독용 차를 각각 주문해 들여온 것입니다.

이 어차는 외관이 약간 녹슬고 손상되었을 뿐 부품이 손상되지 않아 한국이 유일하게 보존하고 있는 단 하나뿐인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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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순종어차 모형입니다.
순종 어차는 1918년 제작한 미국 GM사에서 제작한 리무진(등록문화재 318호)입니다. 어차 의 차체는 목재이며 왕실 문양인 이화(오얏꽃)의 옻칠이 되어있고 진한 밤색을 띄고 있으면서 금도금 장식이 붙어있습니다. 내부는 금색 비단과 고급 카펫으로 치장됐다네요.
현재 국립고궁박물관 1층 메인홀에 전시돼 있답니다.

우리 천안에서는 이렇게 박물관에서 사진과 모형으로만 보는게 아쉽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볼수 있는 것으로 위안을 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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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에 발간된 책들입니다.
신개지, 처녀지, 동천홍, 촌민이라는 책 제목이 이채롭습니다. 요즘 책 이름 작명방식과는 판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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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처녀 유관순 열사 실기입니다. 이 안에는 유관순 열사의 가족과 유관순 열사 기념관 생가 등에 대한 기록이 되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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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금융조합기념일 전단지와 조선금융조합 전단지입니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를 수탈하는데 활용된 것들입니다. 후세 청소년들이 이런 것들을 보면서 올바른 국가관이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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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납세선전 홍보 전단지입니다. 수탈의 목적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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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거리 레코드판과 축음기입니다. 이것을 넣고 돌리면 금세 ‘지지...직...지직’하는 레코드판 특유의 음질과 함께 금세 천안삼거리 노래가 흘러나올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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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호패(요즘의 주민등록증)와 천안군 관아 관내도, 그리고 직산현 관아와 영소정 모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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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천흥사 동종 모형입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국보 제 280호인 천흥사 동종은 천안시 성거읍 천흥사지에서 발굴되었는데 고려시대 종 중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우며 종으로서의 제작기법이나 양식에 있어서 고려 범종의 대표격이라 합니다.

종 안에는 고려 현종 원년(1010)에 제작됐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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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홍경사 사적갈비입니다. 봉선홍경사는 고려 현종 12년(1021)에 창건된 절인데 절이름 앞의 ‘봉선(奉先)’은 불교의 교리를 전하고자 절을 짓기 시작한 고려 안종이 그 완성을 보지 못하고 목숨을 다하자, 아들인 현종(顯宗)이 절을 완성한 후 아버지의 뜻을 받든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라 합니다.

현재 절터에는 절의 창건에 관한 기록을 담은 이 갈비(碣碑)만이 남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 국보 제 7호 봉선홍경사 사적갈비인 것입니다.
 
갈비는 일반적인 석비보다 규모가 작은 것을 말하는데, 대개는 머릿돌이나 지붕돌을 따로 얹지 않고 비몸의 끝부분을 둥글게 처리하는 것이 보통이랍니다. 하지만 이 비는 거북받침돌과 머릿돌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석비의 형식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비는 비문의 내용으로 보아 절을 세운 지 5년이 지난 고려 현종 17년(1026)에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문은 ‘해동공자’로 불리던 고려시대 최고의 유학자 최충이 지은거라네요.
 
천안박물관에서 이것저것 몇가지 살펴 보았는데 역사 공부에 좀 도움이 되셨죠?
다음번에는 또 다른 것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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