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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아빠는 간경화, 엄마는 신장병’

“우리가족 지켜주세요”, 두 청소년의 호소

2013.08.26(월) 12:13:35 | 온양신문 (이메일주소:seinhj@nate.com
               	seinhj@nate.com)

‘아빠…, 이러다 정말 잘 못 되는 건 아니겠지…?
엄마를 위로해야 하는데, 아픈 엄마니까 내가 괜찮다고 진정시켜야 하는데…,
나도... 너무 무섭다...’

갑자기 쓰러져 중환자실에 들어간 아빠. 온갖 안 좋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칠 때, 옆에서 엄마가 “아빠 잘 못 되면 어떡하냐”고 말하는데, 천지원(온양신정중 2학년) 학생은 도무지 말이 안 나왔다고 한다.

“그때는, 말이 안 떨어져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엄마처럼 나도 불안했기 때문에…”

대화 도중 몇 번이고 말이 끊어진다. 순간순간 울컥하는 눈물을 참아내며 애써 웃는 얼굴로 대화 하려는 천지원 학생의 안타까움이 그렇게 순간순간 전해져 온다.

온양신정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천지원 학생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투병중이다. 어머니 한미경씨(52세)는 천지원 학생이 어렸을 적부터 신장이 안 좋아 10여년이 넘는 긴 투병 생활을 해 오고 있으며, 현재 일주일에 세 번씩 신장투석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3~4달 전. 아버지 천세석씨(50세)가 간경화 판정을 받았다. 갑작스레 배가 불러와 병원을 찾으니, 간경화로 인한 복수가 찼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의 투병 생활이 시작됐다. 그 이후 두 번의 쇼크가 찾아 왔고, 중환자실에 들어간 아빠를 그렇게 불안한 심정으로 기다렸다.

“병원에서 쇼크 상태가 한 번 더 오면, 그땐 많이 위험하다고 했다”는 말을 전하며 천지원 학생은 잠시 또 침묵한다. 그렇게 또 불안함을 삼켜 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아버지 천세석씨는 간이식 외에는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상태이며, 간이식 공여자를 못 찾은 상황이다. 어머니 한미경씨 또한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태이며, 그나마 신장이식 공여자를 찾았으나, 수술비 2천만원이 없어서 수술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천지원 학생이 다니고 있는 비젼1318지역아동센터(대표 이선자)에서 이와 같은 사연을 전하며,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아버지 천세석씨가 병원에 입원했을때, 병실에서 다같이 찍은 가족사진.

                             ▲ 아버지 천세석씨가 병원에 입원했을때, 병실에서 다같이 찍은 가족사진.


- “우리 가족 지켜주세요”
부모님이 모두 투병중인 상황에서 천지원 학생은 “오빠(천종원/온양고등학교 2학년)하고 같이 이런 저런 일들을 나눠서 돕고 있다”고 한다.

“엄마는 자다가도 아파서 끙끙 앓고, 많이 걸으면 힘들고 어지러워하신다. 그런 몸으로 아빠가 서울에 한 번씩 가는 병원을 엄마가 같이 다녀오시는데…, 두 분 다 너무 힘들어 하신다. 속상하다”는 천지원 학생.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집에서 푹 쉬기 마련이나, 집에 와서 집안일 이것저것을 하는 천지원 학생에게 힘들겠다는 말을 건네자. “어른 되면 다 하는 거니까, 미리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너무나 밝은 모습이 대견해 하자 그에 대해서도 “원래 성격이 밝고, 나서는 거 좋아한다”며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웃음으로 넘어간다.

이런 천지원 학생에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가족끼리 여행 한 번 다녀오지 못한 것이다. “우리가족이, 여행에 대한 추억이 없다. 그런 부분 생각하다 보면 좀 슬프긴 하다”며 슬픈 미소를 내 보이는 천지원 학생.

“아빠가 아프기 전에, 다들 라면이 먹고 싶어서. 오빠가 새벽에 라면을 끓이면 우리 4가족이 다 같이 먹고, 설거지는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정하고 했던 그때가 종종 생각난다. 그리고, 초등학교 2~3학년때쯤, 아빠가 술 많이 먹고 들어오셔서 잠들어 있는 나를 깨워 공부 시키고 그랬을 때 너무 싫었었는데, 이제는 그때의 아빠가 그립다”

천지원 학생은 소소하게 가족끼리 보내 온 시간들이 계속 그리움에 사무치는 모양이다. 얼마 전부터 성당에 나가고 있다는 천지원 학생은 오늘도 기도한다. “우리 가족 지켜주세요. 엄마 아빠 건강하게 해 주세요”라고...

* 천지원 학생의 어머니 한미경씨는 현재 신장이식 수술비 2천만원이 없어서 수술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움을 주시고자 하시는 분은 한미경씨(010-5456-7829)에게 연락바랍니다.

밝은 모습의 천지원 학생

▲ 밝은 모습의 천지원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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