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탑정리 석탑(유형문화재 제60호)는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부도탑으로 탑정호 수몰 지역에 위치한 "어린사" 라는 절에 있던 것을 일제시대 저수지 공사를 하면서 옮겨왔다. 제법 큰 크기의 탑은 1층면만 남아 있는데 기단과 탑신으로 단출하며 기단은 하대석, 간석, 중대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탑신부는 몸돌 각 모서리 마다 기둥을 새겼고 지붕돌은 3단의 층급 받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고려 태조가 남쪽으로 견휜을 정벌 할 때 이곳에 주둔하여 "어린사"라는 절을 지었으며 후백제 때 대명 스님의 부도라고 전해져 온다.
석탑 앞으로 떨어지는 노을 빛이 오늘따라 더 황금빛으로 아름답게 여겨지는건 앞으로는 논산의 너른 들녘을 안고 있고 뒤로는 평화로운 탑정호의 여유로움을 품고 있기 때문일까.
석탑을 본 후 일몰 포인트로 사랑받는 솔숲 너머로 넘어가는 해넘이를 보기 위해 들떤마음으로 솔숲으로 달려 왔는데, 역시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 막 솔숲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탑정호 제방끝으로 조금전에 보았던 탑정리 석탑의 모습이 작은 실루엣으로 작은 점으로 느껴졌다.
호수위에 마법에 걸은 것일까. 이보다 더 아름다운 평화가 또 어디에 있을까.. 지는 햇살도 이렇게 공평하게 골고루 수면에 내려 앉아 묵묵히 마음을 적신다.
논산 부적면, 가야곡면, 양촌면 에 걸쳐 있는 탑정호는 논상8경중에 하나로 충남권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이다. 논산 평야의 젖줄을 담당하고 있으며 수려한 주변 대둔산과 풍경를 품고 바다같은 깊은 호수이다. 190만평에 달하는 넓은 호수는 최대 3,000만 톤의 담수를 저장할 수 있고 물이 맑고 깨끗해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겨울철에는 가창오리, 고방오리, 쇠오리등 철새 들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이렇게 아름다울것이라 예상을 하지 않고 달려온 탓일까. 부산스런 감탄사를 토해내기에는 풍경 속에 적막이 느껴져 여행자까지 조용한 이 시간속을 닮아가며 발걸음까지 숨죽여진다. 작은 풍경은 마음 한구석에 숨길 수 없는 작은 떨림으로 울려 콩당콩당~ 감동으로 넘실거린다.
풍경속에 들어오는 작은 목배는 하루종일 기진맥진 일했을 시간을 뒤로 하고 휴식을 취하며 내일을 위해 설계를 하는듯 상념속에 젖어있는것 같다. 아마.. 저 목배가 없었다면 이 풍경이 얼마나 삭막했을까.
살포시 부는 바람에도 미세한 움직임을 보이는 고목은 가지만이 팔처럼 그윽하게 뻗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누구를 위한 손짓일까. 내일 다시 만날 해를 향한 배웅일까. 아니면 상념에 잡힌 목배을 토닥토닥 챙겨주는 격려일까. 바라보는 여행자 또한 상념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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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정호 041-741-2590
충남 논산시 부적면 신풍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