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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오랜세월 삶의 애환을 함께 해 온 '사랑' 나무

성흥산성의 '사랑' 나무를 찾아가다

2012.01.07(토) | 원공 (이메일주소:manin@dreamwiz.com
               	manin@dreamwiz.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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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나무 아래서 연인이 밀어를 나누고 있다

만일 지구상에 나무가 없다면 어떤 모습일까 ?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더운 여름날의 뜨거운 햇볕은 누가 막아줄 것이며,
우리가 자유롭게 숨 쉬는 한줌의 맑은 공기는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또 아이들의 동화 속 그림은 무엇으로 채우고, 낭만의 모닥불은 어찌 할 것 인가!

나무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생명 같은 존재다. 그래서 사람들은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 때 마다 나무에 의지하고 기대곤 하였다.

지난 6일, 충남 부여군 임천면에 있는 성흥산을 찾았다. 이곳에는 성흥산성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찾는 “사랑”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나무일까? 도대체 어떤 사연을 간직하고 있기에 “사랑”이라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이름이 붙여진 걸까? 알 수 없는 의문이 꼬리를 물며 걸음을 재촉한다.

부여에서 산 고개를 넘어 임천면으로 들어섰다. 산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임천면은 어느 두메산골에 온 듯 포근하고 시골스럽다. 시내골목으로 천천히 들어섰다. 임천 초등학교가 보이는 산위를 무심코 쳐다보았다. 왜냐 하면 그곳에 ‘사랑’나무가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감은 그대로 적중했다. 산꼭대기에 시원스럽게 서 있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언뜻 차창 밖으로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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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벽위에 서있는 사랑나무에 사람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고 있다

차를 조심스럽게 산 아래에 주차를 하고 산길로 들어섰다. 산길이라기보다 차가 다니는 신작로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차를 가지고 올라 갈수 있지만 운동 삼아 천천히 올라가기로 했다. 길가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들이 길동무를 하며 따라온다. 가파른 산길을 돌아 올라가자 멀리 산 아래 마을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임천면은 북으로 성흥산이 돌부처처럼 버티고 서 있고, 남으로는 길을 따라 금강하구로 이어지는 너른 평야가 펼쳐져 있다. 산위로 올라 갈수록 산 아래 탁 트인 풍경이 마음의 답답함을 확 열어 놓는다. 산에 오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옷깃을 사정없이 파고드는 추위는 어디로 도망가고, 산 아래 풍경에 취해 무겁던 발걸음이 어느새 가볍기만 하다.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 선 푸른 산 빛을 따라 성흥산성을 향해 걸음을 옮기었다. 산 아래에서 올려다보았던 커다란 나무가 절벽위에 서서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다. 멀리서 보아도 예사롭지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사랑’나무라는 것을 금세 알아 볼 수 가 있다. 마을에서 늘 보던 느티나무와 같아서 정답기도 하고, 마치 고향마을 찾아가는 기분처럼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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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흥산성을 사랑나무가 말없이 지키고 있다

절벽 아래서 가만히 그곳을 살펴보았다. 사람들은 나무 아래 모여 간절히 기도를 하기도 하고, 지인들과 정담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마침내 절벽 옆으로 돌아 나 있는 돌계단을 밟고 성흥산성으로 올라섰다. 돌계단 길에 서 있던 잘 생긴 한 소나무 한 그루가 몸을 슬쩍 비켜주며 성흥산성으로 안내한다. 파란 하늘을 화폭삼아 우뚝 솟아 있는 사랑나무는 어머니가 버선발로 뛰어나와 반겨 주듯 두 팔 벌려 크게 환영을 한다.

반가움에 거친 숨을 몰아 단숨에 석성 위에 올라섰다. 오랜 세월을 말없이 서 있던 ‘사랑’나무는 금세 표정이 바뀌며 다양한 포즈를 취해준다. 사방이 막힘이 없는 이곳은 풍경이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일출, 일몰을 구경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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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이 사랑나무와 숨박꼭질을 하고 있다

 해발 260m의 성흥산은 백제 동성왕(서기 501년)때 쌓은 석성이 있고, 그 위에 누군가 심어 놓은 커다란 ‘사랑’나무가 사람들에게 늘 즐거움과 사랑을 나눠주고 있다. 누구라도 이곳에 서면 힘든 마음을 다 내려놓고 어린아이처럼 마음껏 뛰 놀고 싶은 충동이 들고 만다. ‘사랑나무’라는 이름이 언제 붙여졌는지 확실하지는 않으나 서동요 방영 이후 서동과 선화공주가 사랑을 나누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아이들은 나무를 빙빙 돌며 노래를 부르고, 연인들은 ‘사랑’나무에 몸을 기대어 밀어를 속삭이며 사랑을 나눈다. 멀리서 바라보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바라보듯 아름답다. 오랜 세월을 이곳에 서서 성흥산성을 지켜온 ‘사랑’나무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나 한 듯 그 나무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습이 평화롭고 행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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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사랑나무 아래에서 일몰을 지켜고 있다

이곳 성흥산성의 사랑나무는 ‘대왕세종’과 ‘서동요’ 촬영장소로 알려져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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