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사 모습 |
봄이 곳곳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산중에는 어느새 진달래가 주인이 되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고, 산야의 나무들은 두 팔 벌려 기재를 힘차게 켜고 있다. 머지 않아 세상은 곧 푸른빛으로 물들어 버릴 것 같다.
봄의 향기가 진하게 풍겨오는 주말 유구읍 동해리에 있는 조그만 산사를 찾았다. 몇 년전 길가다가 우연히 잠시 들렸던 곳이다. 좁은 모퉁이를 돌아 들어가면 생각과 달리 툭 터진 넓은 공간에 산사가 자리하고 있어 매우 이색적이었던 곳이다. 그 산사에는 감나무에 빨간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
그 후로 몇 번이고 찾아가려 했으나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찾을 수가 없었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고 인터넷 검색으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혹시 꿈속에서 가보았던 곳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또 우연히 지나던 길에 꿈속에도 찾고자 했던 그 산사를 찾아가게 되었다. 길가의 큰 돌에 동해사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이 낯설지 않다. 표지판 옆으로 나있는 구부러진 산길이 전에 왔던 바로 기억속의 그 길이다. 조심스레 그 길을 따라 올라 가 보았다.
▲ 푸른 하늘을 이고 있는 동해사 대웅전 |
▲ 동해사 대웅전 |
길을 따라 들어가자 제법 웅장하게 지어진 대웅전이 하얀 석탑과 함께 너른 마당에서 쏟아지는 봄볕을 흠뻑 맞고 있다. 탑 주변에는 백구가 졸음에 겨운 눈으로 누워 있는데 이방인이 찾아 왔는데도 경계도 하지 않고 별 관심이 없다. 스님 흉내라도 내는 건지 아니면 불공을 쌓아 진짜 부처가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무척이나 편안한 표정이다.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 쌓인 동해사는 하늘 아래 첫 동네처럼 사방이 산으로 막혀 있고, 보이는 것은 하늘 뿐이다. 마치 깊은 두메 산골마을에 와 있는 것처럼 고요하기만하다. 간간히 들려오는 산새소리와 풍경소리만이 동해사의 적막을 깨트릴 뿐이다. 그 풍경 소리를 따라 대웅전 주변을 걷다보면 잡다한 번뇌가 사라지고 어느새 부처님과 동행하게 된다.
동해사는 마곡사에서 유구읍으로 가는 고갯길에서 우측의 동해리 갈림길로 들어가면 된다 . 그 고갯길에서 동해리 표지판을 따라 차로 20여분 들어가면 띠안마을 입구에 동해사로 들어가는 모퉁이길이 있다.
▲ 동해사 입구에 목련꽃이 활짝피었다 |
▲ 동해사에 있는 작은 연못 |
▲ 석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