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충남 연기 비암사를 찾아서
▲ 비암사 대웅전의 모습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세상의 먼지를 털고 고뇌를 털고 온갖 시름 다 털어 내려는 듯이.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비를 타고 내려와 사람들의 얼룩진 마음을 씻어내고 있다.
길을 가다 보면 가로수에 길게 매달린 연등을 볼 수 있다. 그 많은 연등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이 가벼워지리라 믿으며 충남 연기군 전의면에 위치한 비암사를 찾았다.
절 입구부터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아침부터 경찰들이 차량 주차를 안내하며 수고를 하고 있다. 다행히 내리던 비가 그치고 안개가 조심스럽게 절 마당으로 들어선다. 비암사 마당에 가득 찬 연등이 사람들과 함께 합장을 하고 절을 올린다. 건강과 사랑과 행복을 위해 기도를 하고 뜻하는 일들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안개 낀 비암사에 가득하다.
▲ 비암사 입구의 오월 풍경
▲ 산 위에서 바라본 비암사 풍경
▲ 비암사 마당에 가득 찬 연등에 소원이 담겨있다. |
▲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절을 올리는 비암사 앞 마당 모습 |
아버지와 딸이 정갈한 마음으로 합장을 하고 부처님께 절을 올리는 모습이 경건하다. 앙증맞은 손을 가슴에 모은 채 절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 아이들은 어떤 소원을 말하였을까?
비암사를 한 눈에 바라보기 위해 등산로를 따라 산으로 올랐다. 산이 병풍처럼 둘러처진 한 가운데에 절이 앉아있다. 대웅전이 보이고 종각이 보이고 맨 꼭대기에 산신각도 보인다. 오랜 세월을 말없이 짊어진 채 서 있는 느티나무도 푸르름을 안고 찾는 이들을 반갑게 맞으며 서 있다.
청아한 목탁소리와 불경소리가 산속에 울려 퍼진다. 나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게 한다. 종각에서 들려오는 타종소리가 깊은 소리를 내며 시선을 끈다. 한 어린이는 가까이서 타종소리를 들으려는 듯 종각에 올라서서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 비암사 대웅전 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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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비를 타고 내려와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를 안겨준 오늘, 오월의 푸르름처럼 더 맑고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