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안천 생태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 |
복잡한 심정으로 아내와 함께 투표장으로 향했다. 집으로 배달되어온 책자를 꼼꼼히 살펴보며 후보를 정한 만큼 투표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미 투표는 마쳤고 저녁에 개표상황을 지켜보면 될일이다. 부디 국가와 지방자치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참 일꾼을 뽑아 역사적으로 아주 뜻깊은 날이길 바래본다.
차를 몰고 공주로 향했다. 의당을 지나 공주방향으로 좌회전해서 달리는 길가에 노란 꽃들이 피어있다. 길가에 조그마한 푯말이 정안천 생태공원이라고 알려준다. 표지판의 안내를 받으며 넓은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주차장에 서 있는 원두막에 앉아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아무리 아름답고 훌륭한 공간이라도 사람이 있어야 빛이난다. 사람들의 자유스런 음직임이 있어서 생동감이 있다.
▲ 정안천 생태공원내에 원두막이 서 있고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며 멋진 풍경을 그려준다. |
그렇게 앉아 있자니 원두막 뒤 물가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난다. 펄펄 끓는 뙤약볕 아래서 아이들은 지칠줄도 모른채 물놀이와 모래성을 쌓고 있다. 참 귀엽다. 나 처럼 어른이라면 저 이글거리며 달려드는 태양이 무서워 그늘 밑으로 도망을 쳤으련만 아이들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주부를 타고 물놀이를 하는가 하면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개구리 처럼 헤엄을 치기도 한다.
▲ 정안천 생태공원 물가에서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으며 더위와 싸우고 있다. |
▲ 공원에서 부자가 자전거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뚝방으로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내달리는 아이들도 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부자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정겨움이 초록물결처럼 툭툭 묻어난다. 어느새 생태공원에는 향기로 가득찼다.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오고가고 정다운 웃음소리가 어깨동무하며 걷는 공원에서 사람냄새가 물씬 난다.
꽃과 물과 사람이 공원에 평화롭게 공존한다. 작고 앙증맞은 원두막과 초가집이 웃음을 자아낸다. 뿐만아니라 공원에는 청보리에 앉아 불타는 사랑을 나누는 곤충들도 있고 이꼿저꼿 날아다니며 청혼을 하는 벌들이 있다. 소녀들의 즐거운 산책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 준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것들이 평화롭고 아름답다.
▲ 청보리에 앉아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곤충의 모습 |
▲ 원두막 사이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보인다 |
▲ 아이들이 물가에서 모래성을 쌓으며 즐거워 하는 모습 |
▲ 원두막 속의 원두막 |
▲ 파란 하늘아래 펼쳐진 뚝방길이 길게 뻗어있다. |
정안천 생태공원이 들려주는 자장가에 슬금슬금 잠이 온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 이 순간처럼만 환상적인 하루였으면 좋겠다. 일상이 이렇듯 푸르게 푸르게 물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