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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고즈넉한 '산사의 봄'

연기 만경사를 가다

2010.04.27(화) | 원공 (이메일주소:manin@dreamwiz.com
               	manin@dreamwiz.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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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이 찾아온 만경사의 모습

충남 연기군 전동면 노장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만경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만경산은 사모를 쓰고 서울을 바라보는 형태여서 만경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계단으로 된 오르막길을 한참 오르자 정상이다. 긴 산행코스는 아니지만 오르막길이 길어서 숨이 차다. 쉬다 걷다를 반복하는 사이 정상까지 올라왔다.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을 살폈다. 발아래 넓게 보이는 세상이 뿌옇게 다가온다.

 정상을 뒤로 하고 내려가자 이번에는 동림산으로 가는 방향의 이정표가 보인다. 동림산은 충북 청원군 옥산면 장동리, 동림리와 충남 연기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또 한편으로는 연기군에서 유명한 운주산과 이어지기도 한다.

동림산으로 가는 길은 오솔길로 되어있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아니라 천천히 산행하며 산의 묘미를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솔가루가 쌓여진 오솔길은 폭신폭신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걷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자연스런 모습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산책하듯 걸으며 활짝 핀 진달래와 소나무가 들려주는 봄소식을 듣는다. 산들바람이 훅 불어와 봄 향기를 전해준다. 상쾌하다.

만경산과 동림산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려는데 만경사라는 낮선 절 이름의 표지판이 보인다. 고불고불 좁은 길이 길게 발밑으로 내려져 있다. 일단 가보자는 생각으로 미끄러지듯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곳곳에 고사리가 막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고 특이하게 생긴 제비꽃이 수줍게 피어있다. 뿐만 아니라 새우란과 금낭화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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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얗게 핀 벚꽃과 부처님상의 미소가 닮은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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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경사를 지키는 수호신 처럼 동상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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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경사 기와지붕과 조화를 이룬 벚꽃

새우란은 막 잎세를 세우기 시작했고 금낭화는 어느새 꽃망울을 터트릴 기세다. 이런 귀한 야생화가 안전하게 서 있기까지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에 사람들이 즐겨 다니는 산길이었다면 아마도 흔적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내려가다 보니 산속 깊은 곳에서 기와지붕이 살짝 보인다. 만경사다. 만경사는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깊은 산속에 위치해 있다. 텃밭 가장자리에 돌탑이 세워져 있고 빨래 줄에는 소박한 옷가지 몇 벌이 널어져 있다. 그 밑으로 상추며 쪽파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어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절 마당에 들어서자 하얀 무명저고리를 입고 있는 듯한 부처상이 자비로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소담스런 벚꽃에 시선을 빼앗긴 채 머물고 있는데 진달래가 질투하는 듯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쏘아본다. 부처상 주변에 진달래가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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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과 진달래가 조화를 이룬 모습

새로 지어진 듯한 건물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바람이 치는 풍경소리가 고요를 흔들어 깨운다. 투명한 그 풍경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준다. 그 건물 뒤에는 노란 개나리와 진달래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이렇게 화려한 꽃인 줄을 예전에는 알지 못했다. 햇빛을 받은 개나리 진달래가 곱게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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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서 바라본 만경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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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사이로 풍경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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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경사 진입로에 핀 개나리꽃

화사한 꽃으로 둘러쌓인 만경사의 봄, 노스님의 머리를 감겨주던 아주머니가 다가와 음료수라도 한잔 하고 가라며 부르신다. 앞으로 자주 찾게 되리라는 생각을 뒤로 한 채 만경사를 내려와 하산하여 일상으로 돌아온다. 눈앞에서 만경사의 봄 풍경이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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