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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눈 덮힌 외암리 민속마을을 찾아서

2010.01.18(월) | 원공 (이메일주소:manin@dreamwiz.com
               	manin@dreamwiz.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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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암리마을 겨울풍경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집 앞의 개울 앞으로 나갔다. 개울에서 먹이를 찾던 두루미는 낯선 사람이 나타나자 깜짝 놀라 어디론가 급히 사라진다. 아쉬운 마음에 날아가는 두루미를 멀리 까지 바라보았다. 안개로 자욱하기만 했던 하늘이 오늘따라 유난히 화창하다.


15일, 가족과 주말 나들이 할 생각으로 차에 시동을 걸었다. 집을 나서자 시골길은 연초에 내린 많은 눈으로 아직 다 녹지 않고 군데군데 얼어 있다. 공주에서 유구를 지나 아산의 송악면으로 들어섰다. 제설되지 않은 응달진 산길은 아직 녹지 않은 눈으로 빙판길이다. 산길을 조심스럽게 돌아 나오자 송악저수지가 설원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에서 잠시 내려 저수지를 내려다보았다. 눈으로 하얗게 덮인 그곳은 하늘아래 처음 펼쳐진 세상처럼 순수하고 깨끗하기만 하다. 그곳을 한참 바라보고 있으니 잡다한 번뇌가 말끔히 사라지고 마음속까지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송악저수지를 지나 십 여분 달리자 옛 민속마을인 외암리 마을로 향하는 이정표가 안내를 한다. 멀리 높은 산 아래에 하얗게 눈 덮인 옛 마을이 이채롭게 눈에 들어온다. 들어선 주차장은 녹지 않은 눈밭 그대로다. 그 앞으로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고 마을로 들어서는 콘크리트 다리와 나무로 만든 징검다리가 있어 예스러운 풍경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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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암리마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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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암리마을 개울가 풍경

다리를 건너자, 마을 입구에 커다란 소나무들이 무더기로 서 있다. 묘를 둘러쌓고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있는 소나무는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매서운 동장군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한 모습이다. 그 소나무 옆으로 기와집이 하얀 눈을 맞은 채 말없이 서있다. 담 너머로 안채를 살펴보니 사람이 사는 것 같은데 조용하기만하다. 그러나 어디 선가 곧 주인인 나타날 것 같아 무턱대고 들어가 보기가 쉽지 않다.


기와집을 돌아 마을길로 들어갔다. 골목길은 잘 쌓여진 돌담으로 길게 이어지고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초가집 처마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그 초가지붕 너머로 서산의 붉은 해가 떨어진다. 눈 덮인 둥근 초가 지붕너머로 떨어지는 일몰풍경은 어디서 쉽게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광경이다 .


설화산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외암리 마을은 삼십 여 채의 기와집과 초가집이 원형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 민속마을로 사람들이 실제 주거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아이를 엎고 나온 할머니를 골목에서 만날 수 있고 또한 방안에서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 소리를 이따금씩 들을 수 있다. 


외암리 마을에는 여느 시골 마을처럼 큰 느티나무를 비롯한 많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새들이 끊임없이 찾고 있다. 그래서 마을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까치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새들이 쉼 없이 마을을 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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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암리마을의 겨울일몰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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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암리마을 골목풍경


이곳은 500여 년 전에는 강씨(姜氏)와 목씨(睦氏)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조선 명종 때 장사랑(將仕郞)을 지낸 이정(李挺) 일가가 낙향하여 이곳에 정착하면서 예안이씨(禮安李氏) 세거지가 되었으며 그 후손들이 번창하고 인재를 배출하여 반촌(班村)의 면모를 갖추고 반가(班家)의 가옥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 뒤 이정의 6대손이며 조선 숙종 때 학자인 이간(李柬:1677~1727)이 설화산의 우뚝 솟은 형상을 따서 호를 외암(巍巖)이라 지었는데 그의 호를 따서 마을 이름도 외암이라고 불렀으며 한자만 외암(外巖)으로 바뀌었다 한다


이 마을에는 조선시대 이정렬(李貞烈)이 고종에게 하사받아 지은 아산 외암리 참판댁(중요민속자료 195)을 비롯해 영암댁, 송화댁, 외암종가댁, 참봉댁 등의 반가와 그 주변의 초가집들이 원형을 유지한 채 아직도 남아 있으며 이 민속마을은 2000년 1월 7일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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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암리마을 초가에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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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울에서 두루미가 먹이를 찾고 있다

외암리 마을은 소나무 등으로 잘 가꾸어진 반가의 정원과 높지 않은 돌담으로 이어지는 골목길 그리고 실제 사람들이 거주하는 민속마을로 겨울에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따라서 외암리 마을을 겨울에 돌아보는 것은 눈 내린 민속마을의 진풍경을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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