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한글을 읽고, 우리말을 따라하는 모습이 아주 신기했어요. 우리말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면서 가슴이 찡해지기까지 했습니다. 한국 사람처럼 한국말을 잘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그마한 힘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지난 3일 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를 찾아 현지 학생들에게 3주간 한국어 교육과 문화체험 봉사활동을 펼친 순천향대 피닉스 해외봉사단 30여명이 19일 귀국했다. 힘든 여정에 지쳤을 법도 했지만 이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았다.
바우바우시는 ‘한글 수출’로 유명해진 곳이다. 2009년 7월 인도네시아 동부 오지에 위치한 바우바우시 소수 종족 찌아찌아족(族)이 자신들의 언어로 한글을 쓰기로 해 당시 CNN 등 세계 언론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찌아찌아족을 돕기 위해 훈민정음학회를 협력 파트너로 정하고 강사를 파견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한글 보급을 둘러싼 당사자들의 기대와 오해, 복잡한 현지 사정 등이 얽히면서 원래 기대했던 ‘한글 수출’의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했다. 현지인들의 열기도 식어갔다.
순천향대는 지난해 4월 이 같은 소식을 듣고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자칫 명맥이 끊길 수도 있는 한국어 교육을 대학생들의 힘으로 되살려 보자는 취지였다.
학생들이 한글 수업과정과 한국을 소개하는 문화행사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었다. 그동안 외국 유학생을 위해 한국어교육원을 운영해 온 노하우도 한몫했다. 3주간의 현지 활동을 마친 봉사단원들은 올 여름 다시 만날 것을 아이들과 약속했다.
/경향신문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