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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인터뷰-공로연수 떠난 代母 공무원, 지영애 前공무원교육원장

“충남 공직사회 아직 보수적…10년 뒤 달라질 것”

2010.01.05(화) | 관리자 (이메일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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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트머스 시험지, 항시 부담감 컸다
공무원, 부러움 아니라 고마움의 대상이길
이젠 개인으로 살고파…모친 병구완 전념

“남녀 불문하고 때가 되면 순환보직을 하고 남성도 여성정책관이 될 수 있어야 진정한 평등이라고 봅니다”

충남도 유일의 여성 국장급 간부인 지영애(池英愛·60·부이사관) 지방공무원교육원장이 지난 1일 공로연수에 들어감으로써 사실상 현직에서 은퇴했다.

그녀는 행정서기보(9급)에서 시작하여 부이사관(3급)에 오른, 道와 시·군을 통틀어 최초이자 최고위 여성 공무원인 탓에 항상 주목의 대상이었다.

정년을 1년 남긴 池 부이사관은 보직은 없지만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올 연말 정식 퇴임하기 전까지 인사위원회 위원직은 그대로 수행한다.

충남 공직사회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그녀의 인생을 통해 남녀 평등문제를 되새겨본다.

▲사실상 은퇴한 소감과, 입지전적이라는 평가에 대한 본인 생각은.
-올 12월이면 공무원 생활을 한지 두 달 모자라는 40년이 된다. 천생 공무원인 것처럼 소신껏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공복으로서 잘했느냐고 물으면 자성을 하게 된다. 여성 중에서 앞서왔을 뿐, 내세울 것은 없다.

▲인사 때마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부담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나는 공직사회의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항시 도마 위에 오른 느낌이랄까, 어느 자리에서나 내가 잘해야 후배 여성들이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부담감이 컸다.

▲여성이기에 손해였나, 아니면 혜택을 입은 것인가.
-둘 다인 듯하다. 1969년 시험에 합격하여 남들은 그 해 모두 발령이 나는데 정작 1등인 나는 제외됐다. 여성을 읍·면·동에 보낼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다 늦게 임용이 됐는데 역설적으로 시·군이 아닌 道 자원으로 발령 났다. 그 후로도 승진이 늦었고 91년까지 여성 행정직은 (시·군에는 있었지만) 道에 유일했다. 2001년 서기관(4급) 승진요원으로 여성정책관이 됐다. 그전에도 여성 국장급은 있었지만 모두 별정직이었다. 98년 구조조정 이후로 서기관에서 끝난 선배들이 많음을 생각하면 덕 봤다는 생각도 한다.

▲시·군 부단체장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있는데.
-그런 서운함이 있었다. 그러나 교육원장은 道단위 기관장으로서 계룡회(공주시 소재 각급 기관장 모임)에 참석하기 때문에 부시장 이상의 자긍심을 느꼈다. 지금 道공무원의 남녀 비율은 주사보(7급) 이하 6:4, 주사(6급) 8:2 정도이고 분위기도 아직은 보수적이다. 앞으로 10년쯤 후에는 간부회의 참석자의 1/3은 여성일 것이고 부시장·부군수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지금 신규과정 교육생 70명 중 69명이 대졸자이고 그중 절반이 여성이다. 또 교육 성적도 1등부터 10등까지 여성인 점을 볼 때 당연한 일이다.

▲경력이 여성·가정 분야에 한정된 감을 받는다.
-그렇지 않다. 주사까지는 경력을 쌓기 위해 일부러 여러 업무를 거쳤고 사무관(5급) 때도 교육원 교관, 의회협력, 서무 등 고루 일했다. 다만 여성정책관직에 너무 오래(7년 6개월) 있었던 것이 아쉽다. 후임을 맡을 여성이 없다고 그리된 것인데, 남녀 불문하고 때가 되면 순환보직을 하고 남성도 여성정책관이 될 수 있어야 진정한 양성(兩性) 평등이라고 본다.

▲공무원교육원장 재임 성과를 자평한다면.
-공무원은 업무 외에 노는데 서투르다. 그래서 정서 함양에 중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짰다. 직무스트레스관리과정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또 매주 도립예술단 공연과 음악 감상법, 그리고 취미 활동으로 각자 원하는 악기와 골프를 배우도록 했다. ‘아버지학교’는 반응이 좋아서 ‘어버이학교’로 확대할 예정이고, 2010년 한국 및 충청 방문의 해에는 백제문화기행과정을 道공무원부터 시작하여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후배 공무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초임 때 교육을 받으면서 나도 나중에 강의를 했으면 했는데 사무관이 되어 그 꿈이 실현됐다. 첫 여성 교관이었고 그 인연으로 교육원장이 되지 않았나 싶다. 누구나 뜻을 품으면 이루어진다. 또 공무원은 좋은 직업이다. 부러움이나 지탄의 대상이 아니라 고마움의 대상이면 좋겠다.

▲퇴임 이후 무엇을 할 계획인지.
-그동안 오로지 공직(도청)과 결혼해 살았다. 이젠 고교 졸업 때 생각처럼 개인 지영애로 살고 싶다. 특히 성인이 되어서도 나는 하숙생이었고 가사는 어머니(정정렬·90) 몫이었다. 당분간은 그분 병구완에 전념하겠다.

프로필 
1950년 대전 출생. 충남고(1969), 방송대 행정학과 졸업(1986). 9급 행정직 공채 합격(1969). 사무관(1995), 여성정책관 직무대리(서기관 승진요원, 2001.1월), 여성정책관(서기관, 2002.1월), 공무원교육원장(부이사관, 2008.7월), 공로연수(2010.1월). 근정포장 수훈(2004). 미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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