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중 절반은 바다에서 생활...전국 3위 어업道
지난 7월27일 보령시 오천면 녹도리 용섬 앞바다.
새마을호를 몰던 선장 장의진(62·보령)씨는 갑자기 엔진이 멈춰 서는 바람에 바다의 미아가 됐다.
“육지라면 걸어갈 수 나 있지, 바다라 어디 갈 곳도 없고…”
눈앞이 깜깜했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어업지도선 충남 295호’.
구재열 기관장이 엔진을 응급처지해 주는 덕분에 그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 바다의 119로 불리는 충남 어업지도선에서 근무하는 사나이들. 사진 왼쪽부터 전탐사 윤기병, 선장 김응곤, 항해사 이효구, 기관사 김홍길, 갑판장 김종선, 통신장 박유승씨 순이다. |
이들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낚시하는 어선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어민들의 안전조업을 도우며, 불법어업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히 단속하는 ‘바다의 119’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달려간다. 이런 까닭에 1년중 절반인 약 180일은 망망대해에서 산다. 올해는 태안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 방제작업 때문에 출항도 잦았고, 비상근무도 많았다.
“항상 바다에서 생활하니까 집사람이나 아이들이 걱정을 많이 하죠. 그래도 ‘우리가 아니면 누가 바다를 지키고 도민들을 보호할 수 있나’라는 생각에 보람을 갖고 일합니다” 20년째 어업지도선과 함께 한 베테랑 이효구 항해사의 말이다.
배안에서 사내놈들끼리 10~20년 함께 생활하다보니 이젠 7명이 친형제같이 지낸다.
섬주민과 어부들도 이들과 오랜 시간 같이 지내다 보니 “형, 아우”하며 스스럼없이 왕래한다.
김응곤 선장은 “한중일 어업협정이후 연안어선과이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며 “선체 노후로 연간 4천만원의 유지관리 비용이 드는 현재의 어업지도선(63톤)으로는 야간항해에 어려움이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한편 도내에는 6천297척(전국의 7.4%)의 어선이 있으며, 어민수는 2만6천943명(13.4%)으로 전국 3위의 어업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