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민족의 기개와 충절의 표상인 삼학사를 기리는 삼학사비 재중건식을 갖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200만 도민과 더불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7월 30일 중국 발해대학에 삼학사비와 학사정을 재중건한 데 이어 오늘 우리민족의 성전인 독립기념관에 재중건비를 다시 세우기까지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이인구 계룡장학재단 이사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얼마 전 EBS방송에서 국내 역사학자 100인을 대상으로 우리역사의 희로애락을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분노했던 순간으로 ‘삼전도의 치욕’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우리나라가 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경우는 있었지만 임금이 직접 적장 앞에 나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 치욕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록 전쟁에서 패배했을지언정 우리민족의 드높은 절개와 기상은 결코 그들에게 굴복당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청나라와 싸울 것을 주장한 홍익한, 윤집, 오달제 등 삼학사는 적국에 잡혀가 온갖 회유와 협박을 당하였지만, 장렬히 순국하신 그 순간까지 충절을 굽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히려 청태종이 이 분들의 충성심에 감복하여 ‘三韓山斗’라는 휘호를 내리고, 사당과 비석을 세워 제사까지 지내주라고 하였다니, 삼학사의 기개와 절의에 절로 머리가 숙여짐을 느낍니다. 청태종의 입장에서는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삼학사의 충절과 기개를 몹시 부러워하며, 이를 자신의 신하들에게 본받게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처럼 삼학사는 굴욕의 역사를 자랑스런 기개의 역사로 바꾼 우리나라 선비정신의 표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독립기념관 겨레의 마당에 삼학사비를 재중건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하겠습니다. 이는 단순히 비석만을 세우는 것만이 아니라, 삼학사의 나라사랑 정신과 올곧은 선비정신을 우리들 가슴에 새기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나라사랑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이 시대 진정으로 우리가 하여야 할 역사적 사명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국가를 위한 충절과 민족의 기개를 떨치신 삼학사의 숭고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모쪼록 오늘 삼학사비 재중건을 통해 이러한 각오를 새롭게 다지면서, 앞으로도 삼학사비가 우리에게 민족정신 일깨우는 산교육장이 되고, 나라사랑의 정신을 드높이는 소중한 유물로 영원히 기억되길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뜻깊은 행사를 위해 애쓰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면서, 계룡장학회의 무궁한 발전과 자리를 함께 하신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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