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포문화숲길은 충청남도 지역(특히 홍성, 예산, 서산, 당진 등)을 중심으로 조성된 옛길과 숲길을 복원한 길입니다.
단순한 트레킹 코스가 아니라, 과거 조선시대부터 사람들이 실제로 다니던 역사적인 길을 되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내포(內浦)**란? 충남 서북부 지역을 예전부터 부르던 이름이에요.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이 많아 ‘내포’(물 안쪽)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숲길이라는 이름처럼 → 산과 숲을 지나고, 사찰, 고택, 옛 마을 등을 연결하면서 역사, 문화, 자연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길이에요.
총 길이는 320km 이상! (전체 7개 구간, 21개 세부 구간으로 나뉘어 있어요.)
걷다 보면 천년 고찰(수덕사, 해미읍성 등), 옛길 마을, 역사 유적지, 그리고 살아 있는 숲을 모두 만날 수 있어요.
현대식으로 너무 바꾸지 않고, 옛길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점이 매력입니다.
내포문화숲길을 걷는다는 건, 그냥 ‘산책’이 아니라 옛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여행하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내포문화숲길의 당진센터에서 출발하는 백제부흥군길 9코스를 4월 21일에는 홍성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과.
4월 28일에는 합덕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과 함께했던 이야기를 들려 드릴께요!

지난 4월 28일, 합덕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내포문화숲길로 특별한 봄 소풍이야기 저와 함께 떠나 볼까요?
따사로운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이 반겨주는 숲길에서 학생들은 '숲해설 체험학습'을 통해 자연과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체험학습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었습니다. 전문 숲 해설가 선생님이 함께하며, 숲에 숨어 있는 봄의 신비를 하나하나 풀어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둘러 서서 강강 수월래? 둥글게 둥글게? 아닙니다! 바로바로 몸풀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은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며 작은 꽃, 새싹, 곤충 친구들을 발견해 나갔습니다.
"이 꽃은 무슨 이름일까?"
"저 나무는 몇 살이나 되었을까?"
아이들의 질문은 끝이 없었습니다. 해설가 선생님은 각자의 질문에 정성껏 답하며 자연의 소중함과 숲 생태계의 아름다움을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번 체험학습에서는 특별한 활동도 이어졌습니다.
학생들은 안대를 쓰고 짝 친구의 손을 잡고 산길을 함께 오르는 '신뢰 걷기'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눈을 가린 채 걸어야 한다는 사실에 처음엔 조금 긴장한 모습도 보였지만,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순간부터 조심스럽게, 그러나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짙은 숲 내음과 부드러운 흙길의 감촉만을 느끼며 짝을 믿고 따라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오른쪽으로 조금만 와!”
“여기 조심해, 돌 있어!”
서툰 안내 속에서도 서로를 믿고 다정히 걷는 모습은 숲길에 따뜻한 미소를 더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짝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뿐만 아니라 서로의 마음도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손을 꼭 잡고, 마음까지 단단히 연결된 순간.
그날 내포문화숲길에는 믿음과 우정이 싱그러운 봄바람처럼 퍼져나갔습니다.

숲속 작은 쉼터에 둘러앉은 아이들은 한 편의 시를 함께 읽었습니다.
짧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시였습니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처음엔 조심스럽고 작았지만, 어느새 숲소리와 어우러지며
하나의 고요한 울림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바람이 잎을 흔드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그 모든 자연의 풍경이 시의 한 구절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곱씹고 있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친구 관계, 가족과의 대화, 혹은 자신의 작은 행동 하나를 돌아보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숲은 말이 없지만, 시와 함께할 때 놀라운 공감의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그날 숲속에서 읽은 ‘당부’는 아이들의 마음에
자연처럼 조용히, 하지만 오래도록 머무는 메시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숲길을 따라 마음껏 걸은 뒤,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과 김밥, 볶음밥 등을 꺼내어
돗자리를 펴고 친구들과 둘러앉아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다양한 메뉴 중에서도 모두의 이목을 끈 건 바로 야구부 학생이 가져온 ‘야구공 모양의 주먹밥’!
꼭 야구공처럼 동그랗고 귀엽게 만든 주먹밥에 김으로 실선까지 표현해 놓은 정성이 담긴 도시락이었죠.
"와 진짜 야구공 같다!"
"먹기 아까워~!"
친구들의 탄성과 웃음이 숲속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그 주먹밥처럼, 도시락 하나하나에는
가족의 정성, 아이들의 취향, 그리고 나누는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도시락을 나누며 자연 속에서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누는 그 순간,
숲은 단순한 체험 장소가 아닌 따뜻한 교실이 되었습니다.

숲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한 초록빛 작은 친구, 바로 청개구리였습니다.
아이들이 “어? 저기 뭐야?” 하며 조심스레 다가가자,
나뭇잎 위에 살짝 올라앉은 청개구리가 깜짝 놀란 듯 움찔— 하더니, 다시 꼼짝 않고 아이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진짜 예쁘다, 살아 있는 거 맞아?”
“우리 학교 책에 나오던 그 청개구리다!”
아이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반짝였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숨소리마저 죽인 채 조용히 관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작고 연두빛 나는 그 생명체는
그날 숲 속에서 아이들이 만난 가장 생생한 자연이자,
교과서가 아닌 ‘진짜 자연 생물’과의 첫 인사였을지도 모릅니다.
숲은 언제나 말없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날의 청개구리 한 마리는, 아이들에게 자연이 얼마나 살아 숨 쉬는 공간인지 조용히 알려주고 있었을 겁니다.

나무를 직접 안아보고 껍질을 만져보며 자연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 들려오는 새소리를 따라 새를 찾아보는 시간, 숲길에 핀 들꽃을 스케치하는 몸으로 표현하는 활동까지!
아이들은 마치 숲 속 작은 탐험가가 된 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연 속을 누볐습니다.

숲길 체험의 마지막은 싱잉볼 명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처음 듣는 낯선 소리에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싱잉볼이 은은하게 울리기 시작하자 어느새 모두 조용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웅—”
맑고 깊게 울리는 소리는 숲의 바람 소리, 새소리와 어우러져
마치 자연 전체가 함께 숨을 쉬는 듯한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눈을 감고, 조용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자신의 호흡과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늘 활기차게 움직이던 아이들이 그 짧은 시간 동안은 놀라울 정도로 고요해졌습니다.
싱잉볼이 울리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
그리고 자신 안의 고요를 처음으로 마주하는 감정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바쁘고 시끌벅적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마음을 들여다본 이 시간은 분명 그들 마음 한켠에 조용히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이제 숲에서의 마무리를 하고 헤어질 시간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한 숲에서의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포문화숲길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naepotrail.org/
내포문화숲길 공식 네이버 밴드 : https://www.band.us/@naepotrail
내포문화숲길과 함께한 홍성초등학교5학년 / 합덕초등학교 5학년
내포문화숲길과 함께한 숲 선생님 : 달팽이 / 초록 / 다람쥐 선생님
내포문화숲길 아미산
충남 당진시 면천면 죽동리
문의 : 041-932-2023
* 취재일 : 2025.04.21 /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