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부쩍 추워졌어요.

주변에서 캐롤 소리도 많이 들리고 크리스마스로 꾸며진 길거리를 걷다 보면 연말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어요.

추위가 찾아오면 추운 밖보다는 따뜻한 실내에서 몸을 녹이면서 책을 읽고 싶어져요.

그래서 오늘 책을 읽고 싶고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공간이 함께 숨 쉬는 쌍용도서관에 가보았어요.

쌍용도서관은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에 위치한 도서관이에요. 쌍용동은 20세기 말 90년대에 대규모 아파트들이 들어오면서 빠르게 천안의 핵심 주거지역으로 발전하여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에요.

그만큼 가족 단위의 가구가 많고 다양한 학부모와 어린이 청소년 등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생활 속에서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어요.

천안의 핵심 주거 구역의 도서관을 담당하는 쌍용도서관은 성거읍에 있는 성거도서관에 이어 천안도서관의 두 번째 분관 도서관으로 2002년에 건축되어 20년간 운영되고 있어요.

오래된 시간만큼 2000년대 초반의 건축 흐름을 엿볼 수도 있는데, 80년대에 지어졌던 붉은 벽돌이 주를 이었던 도서관들에 이어 주로 대리석과 21세기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당시 세련된 모습으로 보였던 유리창이 벽을 덮고 있는 형태의 외관을 볼 수 있어요.

입구에는 쉼터가 있는데 초록색과 노란색의 알록달록한 디자인이 회색빛 약간 삭막해질 수 있는 입구의 분위기를 상기시켜 주고 있네요.

요즘 많은 도서관은 책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커뮤니티 공간이라는 장점을 살려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아요. 쌍용도서관도 기존에 이용할 수 있는 자료실과 디지털 자료실뿐만 아니라 북카페나 여러 전시와 캠페인 등을 하고 있더라고요.

지하 1층 입구에는 2024년 쌍용갤러리 전시 일정이 나와 있어요. 벌써 연말이라 이곳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전시가 끝났지만 그래도 제가 다녀왔을 때 진행 중이었던 사진전과 마지막으로 12월 17일부터 진행될 공감 스케치라는 이름의 회화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요.

지하 1층에는 쌍용갤러리뿐만 아니라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리드온 북카페가 있고 옆으로는 간단하게 간식을 먹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실이 있어요.

휴게실이 지하 1층 안쪽에 있다 보니 답답할 수 있는데 벽면에 여러 그림이 크게 붙어 있어서 휴식을 취하면서 그림들을 관람하며 재충전을 할 수 있더라고요.

정말 책은 제가 살면서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그 누구보다 좋은 친구 같아요.

그렇다면 도서관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를 만나러 오는 행복한 장소겠네요.

1층 로비에는 이색적인 공간이 있어요.

바로 시원하게 도와주는 북극곰 센터 공간이에요.

지구가열화로 생태계가 무너지고 사람을 포함해 많은 동식물이 어려움에 부닥쳐 있는 지금, 자연 파괴의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전시 공간이에요.

여러 캐릭터로 구성된 포토존이 있기도 하고 북극곰과 지구가열화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북극곰 엉덩이가 뜨거워라는 동화가 전시되어 있기도 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시민으로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회 주제에 대해 책과 관련되어 전시된 것이 좋은 아이디어네요.

북극곰센터 옆으로는 시민들이 참여한 여러 활동이 전시되어 있어요.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한눈에 보는 시민독서릴레이 선정도서에요.

시민독서릴레이는 천안 시민들이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함께 읽고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나누며 책 읽는 천안을 만드는 범시민 독서운동이라고 해요.

매년 올해의 책을 뽑는데, 현재 쌍용도서관 입구에는 2016년부터 선정된 책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요. 책은 어린이들도 읽기 쉬운 동화에서부터 정말 유명한 소설이나 만화책 등 다양하게 있어요.

1층의 한쪽에는 어린이자료실이 마련되어 있어요. 입구가 나무 벽과 함께 기린으로 귀엽게 어린이들을 맞이해주고 있네요.

2층으로 올라가면 드디어 제1자료실이 나와요. 옛날 도서관인 만큼 도서관의 입구가 도서의 불법 반출을 막기 위해 좁게 설계되어 있어요.

입구의 자동문의 철제 골격이 20년이라는 세월을 느끼게 해주는 두께감이네요.

쌍용도서관 자료실의 첫인상은 강렬한 바닥타일이 차지했어요.

붉은색과 살구색으로 자기주장이 강한 강렬하고 커다란 네모 모양의 타일들이 자료실을 가득 채우고 있더라고요.

전반적으로 도서관 하면 생각나는 나무 서재들과 그리고 바닥까지 따뜻한 색깔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보니 밖에서 느꼈던 추위는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자료실 초입에는 신착도서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이런 곳에서 우연히 평소에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을 만나는 것도 정말 뜻밖의 즐거운 일이잖아요.

이번에는 야구에서부터 역사에 관련된 책까지 다양한 책들이 있었어요.

특히 야구와 관련된 에세이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여러 분야의 책이 있고 스포츠 분야의 책이 있는 것도 당연하지만, 우리가 보통 운동을 배우기 위해 책을 사지 않다 보니 운동과 관련된 책은 낯설게 느껴지나 봐요.

그래도 이번 연도 야구가 국내에서 정말 뜨겁게 사랑을 받았던 만큼 과연 어떤 책일지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우연히 생각하지도 못한 분야의 책을 만날 수 있는 것이 도서관의 매력이네요.

자료실에는 책을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와 책을 스스로 대출하거나 반납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있었어요.

제가 대학생 때 바코드로 스스로 대출을 할 수 있는 부스가 처음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책을 알아서 인식하는 테이블과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할 수 있는 키오스크까지 건물의 외관은 오래되어도 내부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네요.

자료실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다양한 책들뿐만 아니라 3층에는 DVD 자료실이나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자료실들이 있어 종이로 출판된 서적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자료라고 볼 수 있는 것들을 다양한 형태로 취급해서 볼 수 있네요.

마지막으로 4층으로 올라가게 되면 4층에는 공부와 독서 그리고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열람실들이 있어요.

한때 이제는 도서관의 열람실에 가지 않고 스터디카페에 간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공부의 메카는 도서관의 열람실인 듯해요.

천안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동네인 만큼 열람실 좌석 수도 500석에 가까운 481석이나 있지만 그 많은 좌석을 사람들이 채우고 있더라고요.

쌍용도서관에는 제1열람실, 제2열람실이 있는데, 요즘에는 추가로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공부하는 인구도 많이 늘어나서 콘센트 사용이 자유롭고 타자 소리를 마음껏 낼 수 있는 노트북 전용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노트북 전용자리가 디지털 자료실 한쪽에 1~2칸 있었던 것 같은데, 학생들의 교과서가 디지털 교과서로 변화된다는 뉴스가 나오는 요즘만큼이나 시대에 맞추어 도서관의 형태도 변화되어 가고 있나 봐요.

여러분은 오늘 쌍용도서관 어떠셨나요?

추운 겨울날, 여러분도 따뜻한 실내에서 다양한 전시를 구경하고 책 한 권 읽으면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연말을 보내보면 어떨까요?

쌍용도서관

○ 주소 : 충남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121-2

○ 자료실 이용시간 : 평일(08:00∼22:00) / 주말(09:00∼18:00)

○ 열람실 이용시간 : 평일(08:00∼22:00) / 주말(08:00∼22:00)

○ 주차공간 : 도서관 이용시간에 도서관 주차공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보유도서수 : 186,803석

○ 열람실 좌석수 : 481석

 * 방문일자 : 2024년 1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