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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부여향교

충청남도 기념물 제125호 부여향교

2021.01.12(화) 09:52:28유리향(dried12@naver.com)

부여향교는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정림사지 바로 인근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좁고 낡은 골목길에 있어서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좁은 골목 입구에 있는 홍살문이 부여향교가 이곳에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홍살문은 붉은색을 칠한 나무문으로 문짝이 없는 상징적인 문입니다. 홍살문은 사원이나 향교를 비롯해 능 앞에 설치되는데, 귀신이 꺼린다는 붉은색을 칠하여 청정하고 신령스러운 공간이라는 상징성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아무리 지체가 높은 분이라도 말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고 하는군요.
  

 
부여향교 골목의 낡은 집 처마에 커다란 고드름이 주렁주렁 열려 있어서 한겨울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외삼문 앞에 충청남도 기념물 제125호 부여향교를 소개하는 안내판을 살펴봅니다. 외삼문 뒤에 학교 역할을 하였던 명륜당이 있고, 뒤에 성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재와 수선재 등 유학자들이 공부하는 공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군요. 
 

 
솟을삼문 형식의 외삼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외삼문에는 태극무늬가 그려져 있는데, 태극은 천지가 개벽하기 이전의 상태로서 우주만물 구성의 가장 근원이 되는 본체를 말한다고 해요. 태극은 우주생성의 과정을 상징한 직관적인 문양으로, 신성과 신비의 부호로 사용해 왔으나 차츰 쓰이는 범위가 넓어져 신성보다도 길상(吉祥)과 축복의 뜻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는군요. 
 
외삼문에는 문이 세 개 있는데, 가운데 문은 정문으로 영혼의 출입문이라고 해서 보통 때는 늘 닫아 둔다고 해요. 사람들은 동쪽에 있는 동협문으로 들어가서 서쪽에 있는 서협문으로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외삼문이 닫혀 있어서 담장 너머로 안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외삼문 뒤에 오래된 향나무 한 그루가 명륜당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명륜당은 고려시대 말기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유학을 가르치던 강당입니다. 즉 이곳이 부여의 유학자를 길러내던 옛날의 학교인 것이지요. 오늘날의 학교가 세워지기 전에도 지방에 여러 교육기관들이 있었습니다. 각 마을서당에서는 훈장님에게 주로 한문을 배우고 유학을 공부하였지요. 향교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지방교육기관으로서 각 고을에 하나씩 설립되었습니다. 서원은 학문 연구와 선현의 제향을 위하여 설립된 사설 교육기관으로 주로 지방의 유학자들이 세워서 후학들을 양성하였답니다.
 

 
명륜당 옆에는 아담한 동재 건물이 서 있습니다.
 

 
동재는 성균관이나 향교, 서원의 동쪽에 있는 집으로 유생들이 거처하며 공부하는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서쪽에 있는 것은 서재라고 하는데 이곳 부여향교에는 수선재가 그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대성전 앞에는 특이하게도 내삼문이 각각 떨어져 있습니다. 내삼문은 제향공간의 정문으로 그 안쪽이 성역이 되므로 신과 사람이 만난다는 뜻으로 '내신문(內神門)’이라고도 한다고 하는군요.
 
대성전은 공자를 비롯한 중국의 선현들과 우리나라 선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곳입니다. 앞면 3칸, 옆면 3칸 규모로 천장의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연등천장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담장 밖에는 새로 지은 것으로 보이는 관리사와 화장실이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2층으로 되어 있는 현대식 건물 학성관이 자리하고 있었지요. 아마도 이곳에서 군민들에게 부여의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담장 옆에는 협문이 있어서 학성당과 관리사에서 명륜당과 대성전으로 출입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부여향교의 담장을 돌면서 신기한 모습을 목격하였습니다. 은행나무로 보이는 큰 나무에 향나무로 보이는 작은 나무가 기생하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아마도 주변 향나무에서 씨앗이 날아와서 둥지를 틀었나 봐요.
 
부여향교는 조선시대에는 국가로부터 토지·전적·노비 등을 받아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갑오개혁 이후 교육 기능은 사라지고 봄·가을에 제사를 지내고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분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시기를 맞추어 방문해야 향교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 부여향교 주변 마을은 매우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여군에서는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동남리 향교마을 조성사업'을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해요. 특히 부여향교를 활용한 향교스테이 조성사업도 추진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2022년 이곳 일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새롭게 변모하고 그 한가운데에 있는 부여향교가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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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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