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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레트로 여행, 시간이 멈춘 마을이라 불리는 서천 판교마을

2023.01.11(수) 22:30:21여행작가 봄비(springlll8@naver.com)



투박한 간판에 낭만이 흐른다.
1970년대엔 태어나지 않았던 나도 
미디어의 영향 때문일까, 추억이 샘솟는다.
마을 한 바퀴 도는 데는 대략 1시간 정도.
그 정도면 이 마을의 낭만을 즐기기엔 충분하다.

'판교'라고 하면 번뜩 성남 분당구에 자리한 '판교 신도시'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충남에도 '판교'가 있다. 신도시와는 정반대로 1970년대에 멈춘 마을, 
서천 판교마을이 그 주인공이다.
'레트로풍'이 아니라 찐 '레트로' 여행지.



판교마을이 처음부터 '시간이 멈춘 것'은 아니다.
한때는 마을 인구가 8,000명이 넘을 정도로 꽤 잘나가던 마을이었다.
1930년엔 장항선 판교역이 개통되면서 많은 사람이 몰렸고
충남에서 손꼽히는 3대 우시장이 열렸다.

하지만 마을 일대는 철도시설공단 부지로 묶이고
건축 제한이 걸려 개발이 멈췄고, 1980년엔 우시장도 사라졌다.
게다가 2008년엔 장항선 직선화 사업으로
판교역이 이전하면서 젊은이들도 도시로 떠났다.
한때는 인산인해를 이뤘던 (구) 판교역 자리엔
이젠 판교특화음식촌으로 사용되고 있다.

입장료: 없음
주차 : 충남 서천군 판교면 종판로 882-8 (무료 주차)


이제는 기차가 서지 않은 판교역 앞에 주차하고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이방인을 경계하는 듯 평상에 앉아 있는 할머니와 눈인사를 하고, 오른편 큰길로 쭉 걸어갔다.
뭐, 목적지는 없지만, 그래도 서천 판교마을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들은 다 보고 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철공소 바로 뒤에 있는 극장이다.


이 극장은 새마을 운동 당시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가치고 건립되었으니 그 나이만 하더라도 딱 50살이 된 건물이다. 이 작은 마을에 극장이 있었다는 건, 어쨌든 그 당시엔 꽤 번화했던 마을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1970년대 월남전 이후 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극장도 하향세를 걸었다. 극장이 문을 닫고 체육관으로도 잠시 사용되었지만, 그마저도 문을 닫았다.



서천 판교마을의 매력은 옛 폰트로 된 간판,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허름한 건물이다.
다방, 이용원, 백숙, 통닭 등 오래전 영업을 이어간 흔적이지만,
여전히 영업 중인지는 의문이 들어 선뜻 안으로 들어가기엔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판교마을에도 미디어에 이미 소개되어 유명한 맛집도 있다.
네이버 지도를 통해 현재도 영업 중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그래도 그마저도 하나의 재미다.


서천 판교마을에서 꼭 하나만 가야 한다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장미사진관이다.
앗! 물론 지금은 사진관으로 운영되는 곳은 아니다.
장미사진관의 역사는 19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판교마을은 '동면'으로 불렸는데 이곳은 동면 주민 5,500여 명을 쥐락펴락했던
일본인 부호 11명이 거주했던 곳이다. 해방 이후에는 숙소 역할을 했고
그 뒤로 장미사진관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판교마을 탐방의 종착지는 마을 북쪽에 자리한 주조장이다.
3대째 이어온 주조장이었던 동일주조장의 시간은 무려 20여 년 전에 멈췄다.
이미 녹슨 건물이 그 세월의 풍파를 보여준다.

서천 판교마을은 어느 시골 마을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건물을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특히 건물 앞에 설치된 설명문을 읽으며
이 건물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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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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