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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코스모스가 필 무렵, 부여 백마강에서

2021.10.05(화) 22:31:14여행작가 봄비(springlll8@naver.com)





신발 끈을 질끈 묶고 길을 나섰다.
함께 길을 나서기로 한 언니에게 어디로 향할 건지 묻지 않았다.
누구와 동행할지도 묻지 않았다. 그저 챙긴 건, 물과 카메라뿐.
어디로 가든 누구와 함께하든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가을이니깐.
언니의 차는 공주를 지나 부여로 향한다.

"지금 백마강은 코스모스가 만발했대."
퍽 반가운 소식이다. 전국 최대 단지로 조성된 억만 송이의 코스모스를 만날 수 있으니.
어디 그뿐이겠는가? 물억새와 백일홍까지 백마강 둔치에 피어 있으니
꽃을 찾아다니는 벌이라면 가을에 꼭 방문해야 하는 곳 중 하나다.





'백제에서 가장 큰 강'이라는 뜻을 가진 백마강은
부여군 규암면 호암리의 천정대에서 낙화암, 구드래나루, 규암나루를 거쳐
세도면 반조원리에 이르기까지 약 16km 구간에 달하는 금강을 말한다.

그중 백마강 코스모스 단지는 12ha에 달한다. 어찌나 큰 지 한참을 걸어도
여전히 발끝에는 코스모스가 바람에 따라 춤을 춘다.
그 춤에 맞춰 발걸음도, 치맛자락도, 엉덩이도 춤을 추듯 덩실거린다.

백마강 생활체육공원 부군 주차장에 차를 두고 길을 나선다.
자자, 이제 더 자세히 살펴보자! 어디가 가장 예쁠까?
이미 눈은 먹잇감을 샅샅이 찾아 헤매는 매의 눈!





백마강 코스모스 단지에는 총 5개의 길이 있다. 누가 지었는지 이름도 참 정겹다.
어서오길, 쉬어가길, 환영받길, 좋아하길, 행복하길.
어찌 길 이름만 들었는데 얼굴엔 미소가 지어질까?

"애쓰지 말아요. 지금 이대로 충분해요."
포토존에 적힌 글귀가 백마강을 배경으로 적혀 있다.
그래, 애쓰지 말고 바람에 따라 거닐어보자.

현재 백마강 코스모스 단지를 주제로 공모전도 진행 중이다.
"2021 코쓱머쓱 SNS 사진, 영상 콘테스트"
9월 17일(금)부터 진행되던 행사는 이번 10월 10일(일)에 마감된다.
서두르시길!





백마강을 유유자적 헤엄치는 나룻배를 만나면 손을 휙휙 젓는다.
"반가워요."

왠지 저 배에서 내가 보일 것 같다. 게다가 살랑살랑 춤을 추는 코스모스, 백일홍 너머로.
좀 더 가까이 오길 기다리는데 그런 마음도 모르고 휙 돌아선다.
"꽃 좀 더 구경하고 가시지!"

땀을 뻘뻘 흐르던 여름에 백마강에서 나룻배를 탄 적이 있다.
그땐 땀이 바람에 따라 휘리릭 날아가 기분이 좋았는데
가을엔 얼마나 더 좋을까! 나룻배를 타볼까 고민을 하다 그저 걷기로 한다.
그래, 이번엔 백마강과 한들한들 코스모스를 두 발로 천천히 느껴보자.





질끈 묶은 신발 끈이 살짝 풀렸다.
다시 질끈 묶으려다 발이 편하게 조금은 느슨하게 묶었다.
어쩜 가을은 그래도 좋은 계절인 것 같아서.
너무 힘주지 말고, 조금은 느슨하게.

그렇게 주변의 풍경을 다 담을 듯 유리처럼 맑은 백마강에서
형형색색의 백일홍을 봤다. 분홍색의 어여쁜 코스모스도 봤다.
언제 져버릴지 모를 꽃, 그러니 부지런히 사진도 찍어두었다.
우린 그렇게 가을의 품 안에 들어왔다. 조금은 느슨하게 가을의 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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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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