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자 만나는 이웃, 유치원 가려고 기다리는 엄마와 아이, 마트의 손님과 판매원,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네요. 이렇게 마스크가 생활 필수품이 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잃어버린 많은 것들 중 한 가지가 있으니, 하얀 마스크 뒤로 숨겨진 '미소'입니다.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오늘은 그 미소를 찾으러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으로 떠납니다.
▲이정표(용현계곡 입구)
용현계곡 입구 주차장 앞에 내포문화숲길 원효깨달음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불교를 테마로 걷는 길이란 것을 알 수 있네요. 여기에서 보원사지 방향으로 10분 정도를 가면 마애여래삼존상 입구이니, 우리 함께 하얀 마스크 뒤로 숨겨진 '미소'를 찾으러 떠나 볼까요?
▲강댕이 미륵불
한 구비 돌자 만나게 되는 강댕이 미륵불입니다. 서해로 통하는 길목에 세워져 중국을 오가는 사신들이나 보원사를 수호하는 장승이었을 것이란 설도 있답니다.
▲마애여래삼존상 가는 길
▲쥐바위
진입로를 돌자 나타난 쥐바위인데, 쥐 모양의 형상은 아마 사진과 같지 않을까요? 안내판에 사진도 함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나갑니다.
▲마애여래삼존상 입구
'마애'는 암벽이나 바위 면에 불교의 주제나 내용을 형상화한 것이고, '여래'는 진리에 도달한 사람이란 뜻으로 부처의 10가지 이름 중 하나라고 합니다.
▲입구 데크
마애여래삼존상 입구의 데크를 지나 저 위로 살짝 건물이 보이시나요?
▲돌계단
▲마애여래삼존상 관리사무소
숨겨진 미소를 찾으려면 이 정도 돌계단을 오르는 수고는 당연하겠죠? 올라와 보니 관리사무소가 있으며, 옆문을 통과하면 마애여래삼존상을 만날 수 있고, 뒤쪽 바위군락 위로 산신각이 살짝 보이네요.
▲산신각
먼저 산신각을 만나러 갑니다. 1950년대 말 마애여래삼존상 옆에 돌담을 쌓자 3일 동안 호랑이가 밤낮으로 울더니 쌓은 돌담이 무너지고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계속 생겨서, 1960년대 초 마을 주민들이 집집마다 쌀 1되씩을 모아 초당을 짓고 매년 음력 1월 17일 제사를 지내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답니다.
▲산신각에서 내려 본 마애여래삼존상
저 아래에 숨겨진 미소가 보일 듯 말 듯하네요. 미끄러우니 서둘지 말고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불이문(不二門)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뜻에서 유래한 불이문(不二門)은 사찰에 있는 문들 중 본당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이라고 하는군요. 마애여래삼존상은 본당의 의미이므로 이곳에 불이문이 세워졌다고 유추해 봅니다.
▲빈 자리
불이문을 넘자, 좌측 아래로 기단 같은 빈 자리가 보이네요. 궁금하여 문화해설사께 문의하니,
▲도난된 석조비로자나불좌상 흔적(사진 문화재청)
2005년에 도난되었고, 지금은 빈 자리와 부도가 놓였던 기단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안타까움에 내려가 살펴 보았지만, 어지러이 발자국만 남기게 됩니다.
▲마애여래삼존상
오래 전부터 마을 사람들만 알고 있었던 마애여래삼존상은 1959년 세상에 알려졌는데, 발견 당시 재미있는 일화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실려 있답니다. 보원사지 조사를 나온 국립부여박물관장 홍사준 선생이 지나가던 나무꾼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인바위(마애여래삼존상 계곡 건너편 바위)
"부처님이나 탑 같은 것은 못 봤지만유, 저 인바위에 가믄 환하게 웃는 산신령님이 한 분 있는디유, 양옆에 본마누라와 작은 마누라도 있지유. 근데 작은 마누라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손가락으로 볼따구를 찌르고 슬슬 웃으면서 '용용 죽겠지' 하고 놀리니까 본마누라가 장돌을 쥐고 박을라고 벼르고 있구만유. 근데 이 산신령 양반이 가운데 서 계심시러 본마누라가 돌을 던지지도 못하고 있지유."
-'서산마애여래삼존상 안내리플렛'에서
▲마애여래삼존상(국보 제84호)
▲마애여래삼존상
정말 "하지 마!" 하는 듯합니다.
▲마애여래삼존상
한참을 웃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니, '그 당시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더 실감납니다, 하하.
이제, 하얀 마스크 뒤로 숨겨진 미소를 찾으셨나요?
▲마애여래삼존상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중앙에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삼세불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이 마애불은 얼굴 가득히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어 당시 백제인의 온화하면서도 낭만적인 기질을 엿볼 수 있으며 '백제의 미소'로 잘 알려져 있답니다.
▲다시 찾은 백제의 미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이 시작된 지 벌써 1년을 넘어가고 있네요. 빠른 시일 내에 모두 함께 마주앉아서 하얀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그 뒤에 숨겨진 미소로 환하게 웃을 날을 소망합니다.
오늘은, 코로나19 의료현장 최전선에서 뛰고 계시는 의료진 분들을 생각하며, 그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소재: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65-13
-관람시간: 09:00~18:00(연중무휴)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오늘은 그 미소를 찾으러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으로 떠납니다.
▲이정표(용현계곡 입구)
용현계곡 입구 주차장 앞에 내포문화숲길 원효깨달음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불교를 테마로 걷는 길이란 것을 알 수 있네요. 여기에서 보원사지 방향으로 10분 정도를 가면 마애여래삼존상 입구이니, 우리 함께 하얀 마스크 뒤로 숨겨진 '미소'를 찾으러 떠나 볼까요?
▲강댕이 미륵불
한 구비 돌자 만나게 되는 강댕이 미륵불입니다. 서해로 통하는 길목에 세워져 중국을 오가는 사신들이나 보원사를 수호하는 장승이었을 것이란 설도 있답니다.
▲마애여래삼존상 가는 길
▲쥐바위
진입로를 돌자 나타난 쥐바위인데, 쥐 모양의 형상은 아마 사진과 같지 않을까요? 안내판에 사진도 함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나갑니다.
▲마애여래삼존상 입구
'마애'는 암벽이나 바위 면에 불교의 주제나 내용을 형상화한 것이고, '여래'는 진리에 도달한 사람이란 뜻으로 부처의 10가지 이름 중 하나라고 합니다.
▲입구 데크
마애여래삼존상 입구의 데크를 지나 저 위로 살짝 건물이 보이시나요?
▲돌계단
▲마애여래삼존상 관리사무소
숨겨진 미소를 찾으려면 이 정도 돌계단을 오르는 수고는 당연하겠죠? 올라와 보니 관리사무소가 있으며, 옆문을 통과하면 마애여래삼존상을 만날 수 있고, 뒤쪽 바위군락 위로 산신각이 살짝 보이네요.
▲산신각
먼저 산신각을 만나러 갑니다. 1950년대 말 마애여래삼존상 옆에 돌담을 쌓자 3일 동안 호랑이가 밤낮으로 울더니 쌓은 돌담이 무너지고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계속 생겨서, 1960년대 초 마을 주민들이 집집마다 쌀 1되씩을 모아 초당을 짓고 매년 음력 1월 17일 제사를 지내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답니다.
▲산신각에서 내려 본 마애여래삼존상
저 아래에 숨겨진 미소가 보일 듯 말 듯하네요. 미끄러우니 서둘지 말고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불이문(不二門)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뜻에서 유래한 불이문(不二門)은 사찰에 있는 문들 중 본당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이라고 하는군요. 마애여래삼존상은 본당의 의미이므로 이곳에 불이문이 세워졌다고 유추해 봅니다.
▲빈 자리
불이문을 넘자, 좌측 아래로 기단 같은 빈 자리가 보이네요. 궁금하여 문화해설사께 문의하니,
▲도난된 석조비로자나불좌상 흔적(사진 문화재청)
2005년에 도난되었고, 지금은 빈 자리와 부도가 놓였던 기단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안타까움에 내려가 살펴 보았지만, 어지러이 발자국만 남기게 됩니다.
▲마애여래삼존상
오래 전부터 마을 사람들만 알고 있었던 마애여래삼존상은 1959년 세상에 알려졌는데, 발견 당시 재미있는 일화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실려 있답니다. 보원사지 조사를 나온 국립부여박물관장 홍사준 선생이 지나가던 나무꾼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인바위(마애여래삼존상 계곡 건너편 바위)
"부처님이나 탑 같은 것은 못 봤지만유, 저 인바위에 가믄 환하게 웃는 산신령님이 한 분 있는디유, 양옆에 본마누라와 작은 마누라도 있지유. 근데 작은 마누라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손가락으로 볼따구를 찌르고 슬슬 웃으면서 '용용 죽겠지' 하고 놀리니까 본마누라가 장돌을 쥐고 박을라고 벼르고 있구만유. 근데 이 산신령 양반이 가운데 서 계심시러 본마누라가 돌을 던지지도 못하고 있지유."
-'서산마애여래삼존상 안내리플렛'에서
▲마애여래삼존상(국보 제84호)
▲마애여래삼존상
정말 "하지 마!" 하는 듯합니다.
▲마애여래삼존상
한참을 웃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니, '그 당시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더 실감납니다, 하하.
이제, 하얀 마스크 뒤로 숨겨진 미소를 찾으셨나요?
▲마애여래삼존상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중앙에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삼세불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이 마애불은 얼굴 가득히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어 당시 백제인의 온화하면서도 낭만적인 기질을 엿볼 수 있으며 '백제의 미소'로 잘 알려져 있답니다.
▲다시 찾은 백제의 미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이 시작된 지 벌써 1년을 넘어가고 있네요. 빠른 시일 내에 모두 함께 마주앉아서 하얀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그 뒤에 숨겨진 미소로 환하게 웃을 날을 소망합니다.
오늘은, 코로나19 의료현장 최전선에서 뛰고 계시는 의료진 분들을 생각하며, 그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소재: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65-13
-관람시간: 09:00~18:00(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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