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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강경 옥녀봉 일몰

2020.12.06(일) 21:59:36계룡도령춘월(mhdc@tistory.com)

충남 논산시 강경읍에는 해발 56m의 위용을 자랑하는 해운산과 해발 43.8m의 강경산이 있는데 강경산의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옥녀봉(玉女峰)'이란 글씨도 있고 전설도 있습니다. 옥녀봉이란 이름은 작은 산봉우리의 모습이 마치 옥녀가 단정히 앉아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이 옥녀봉은 논산에서 손에 꼽히는 일몰 명소랍니다.
   

 
2020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라 논산시에서 일몰이 아름다운 강경의 옥녀봉을 소개합니다.
 

 
옥녀봉에는 새로 지은 건물이 하나 생겼는데, 이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논산 강경과 탑정호 일대를 배경으로 근대의 아버지의 초상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가 박범신의 40번째 장편소설 '소금'에 나오는 그 소금집이랍니다. 주인공 선명우가 가출하여 새로운 삶을 열어갔던 보금자리로 설정된 집이죠.
 

 
평범한 남자가 한 여인을 위해, 그리고 자식들을 위해 자신의 삶과 이름을 버리고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박범신 작가의 장편소설 '소금'은 세 딸을 둔 아버지 선명우가 가출하고 일어나는 가족 붕괴와, 가족을 떠난 아버지의 이후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랍니다.

소설 '소금'은 인생의 모든 맛을 담고 있는 소설로, 가출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묘사한 짠맛부터 첫사랑 ‘세희 누나’와의 추억이라는 신맛, 특별한 가족을 이루게 된 신세계의 단맛, 시대적 상황 속에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인생의 쓴맛, 그리고 돈의 노예가 되어 빨대처럼 빨리며 살아가는 매운맛 등이 그것입니다. 이 소설은 인생의 모든 맛을 특별하고도 담담한 묘사를 통해 버무리면서 인생의 소금 같은 역할을 합니다.
 

 
북쪽에서 강경산 정상으로 향하다 보면 오른쪽에는 이제는 나이가 너무 들어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버팀목을 받쳐 둔 느티나무가 있고, 강경산이 조선시대 지리적 요충지였기에 산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습니다. 옥녀봉의 봉수는 조선 전기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도 기록되어 있고 2007년 복원되어 밤이면 화려한 조명으로 빛난답니다.
 
그 봉수대 못 미쳐 역사 속 민중문화의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이곳 강경산 옥녀봉에는 그 옛날부터 금강이 흐르고 배를 타거나 물질로 생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신앙적 의지가 필요했을 터, 바위를 깊게 파내고 그곳에 삼존불(삼신불?)을 새겨 넣어 소원을 빌었던 의지할 데 없던 민중의 간절함을 읽을 수 있습니다.
 

 

 
삼신불에서 봉수대 쪽으로 조금 더 가다 보면 '옥녀봉(玉女峯)'이라는 새김글이 보이고 그 위로는 '부용대(浮容臺)'라고 새겨져 있답니다.
 
옛날 이 산 아래로 흐던는 금강의 강물은 아주 맑았고, 산은 숲으로 우거져 있었으며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넓은 들이 있어 경치가 더없이 좋아 달 밝은 보름, 하늘나라 선녀들이 이 산마루에 내려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겼고 맑은 강물에 목욕을 하며 놀았다고 전하며 그래서 한 번이라도 이곳을 다녀간 선녀들은 이곳 옥녀봉에 대해 영광으로 알고 자랑하곤 하였답니다.
 
하지만 옥황상제의 딸 옥녀는 자신의 위치 때문에 선녀들이 그렇게 자랑하는 곳에 한 번도 내려오지를 못해 부러워하며 꼭 가보고 싶어하던 중 어느 해 팔월 보름날 옥황상제의 딸인 옥녀도 드디어 허락을 받아 이곳에 내려오게 되었지만, 맑디 맑은 물과 너무도 아름다운 경치에 넋을 잃어 돌아갈 시간을 넘겨 버렸답니다. 이에 몹시 화가 난 옥황상제는 지상으로 통하는 하늘 문을 모두 닫아버렸는데, 결국 이 일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옥녀는 다시 하늘로 오를 날만 기다리다 그만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 산위 봉수대 아래에는 마치 사람이 웅크린 듯 조그맣게 봉우리진 바위가 있는데, 이를 옥황상제의 딸인 옥녀가 죽어 생긴 자리라 하여 옥녀봉이라 부르고 바로 그 앞, 그녀가 들여다보던 거울은 바위로 변하여 용영대가 되었다고 전합니다.
 

 
강경읍은 충청남도 논산시의 남부에 위치하여 풍요로운 금강을 끼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전라북도 익산시 망성면과 접경하고, 동쪽으로는 대둔산, 서쪽으로는 부여군 세도면과 맞대어 있습니다.
 

 
옥녀봉에서 내려다보는 금강을 넘어 부여군 세도 방향으로 지는 해는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금강과 부여군 세도면의 넓은 들판 너머로 보이는 야트막한 시루산과 무제산 사이로 지는 해가 만들어내는 낙조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강경의 지명은 '강경포(江景浦)'에서 유래한 것으로 동국여지승람에 은진현 강경호가 있으며 '미내다리' 비석에도 강경촌이라는 지명이 기록된 것으로 미루어 보면 오래전부터 이어내려온 지명입니다. 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강경이란 지명은 강경포의 이름을 딴 '강경면(江景面)'을 거쳐 1931년 '강경읍(江景邑)'으로 승격해 지금에 이르렀으며 금강을 낀 포구의 이름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옥녀봉의 일몰을 즐기려면 먼저 원향교(원목다리)부터 미내다리, 그리고 강경포구와 강경근대화거리를 거쳐 옥녀봉으로 오르는 것이 좋습니다.

좀 일찍 나서 강경의 맛있는 젓갈백반을 점심으로 즐기고 문화와 역사를 함께 즐기실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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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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