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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끝나지 않은 천안 단풍나무숲길의 가을

가을은 놓치기 아까운 계절

2019.11.16(토) 00:48:58여행작가 봄비(springlll8@naver.com)


 
불어오는 바람은 새침데기처럼 차가워지고, 내리쬐는 햇살은 나무 그림자에 가려 빼꼼 인사를 건네는 겨울의 초입. 마지막까지 대롱대롱 달려 있는 단풍잎이 끝내 바닥으로 우두둑 떨어져 단풍잎 카펫을 이루는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에 다녀왔어요.
 
본래 단풍나무숲길이 절정인 기간은 11월 초인데 이번 가을은 11월 중순인데도 아직 단풍잎이 채 물들지 않고 초록잎을 매달고 있는 곳도 드문드문 있더라고요. 그럼 독립기념관 뒤편에 위치한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로 가볼까요?
 

 

 
우리의 목적지는 단풍나무숲길이지만, 이 숲길을 가기 위해서는 독립기념관으로 가야 돼요. 독립기념관 바로 뒤에 자리하고 있거든요. 주차는 독립기념관 주차장에 차를 두면 되는데, 주차비는 소형차량 2000원, 대형차량 3000원이에요. 그래도 입장료는 없어요.

독립기념관에 도착해서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기념관 바로 옆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서 가다 보면 단풍나무숲길이 나와요. 단풍나무숲길은 독립기념관을 뺑 둘러싸는 반원형의 숲길이에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제법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섰지만 추워진 날씨로 인해 드문드문 사람들이 지나갈 뿐 다른 해에 비해 좀 황량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럴 때 가장 고즈넉하고 한적하게 경치를 즐길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해요. 물론 주말에는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참고로 독립기념관 오픈 시간은 오전 9시 30분이에요. 마감 시간은 오후 5시인데, 해가 빨리 떨어지는 동절기에는 오후 4시에 문을 닫으니 참고하세요.
 

 

 
단풍나무숲길은 대부분 오른쪽에서 난 길을 따라 올라가서 독립기념관의 왼편에 도착하게 돼요. 그런데 이번에는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이 있는 독립기념관의 왼편에서 출발했어요. 보통 사람마다 다르지만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코스예요. 하지만 이번엔 단풍과 사진 찍느라 정신이 팔려 꽤 오래 머물렀죠. 뒤만 돌아보면 지나온 풍경이 어찌나 아쉽고, 아름답게 느껴지던지. 자꾸만 발길을 잡는 풍경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을을 즐겼어요.
 

 

 
마치 그리스 로마 유적을 연상케 하는 돌덩이들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조선총독부 전시공간. 조선총독부 건물을 옮긴 걸까요? 건물의 자재가 무질서하게 놓여 있는 게 독특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35년간 한반도 식민통치 및 통치 기관이었던 조선총독부를 광복 50주년에 철거를 했는데, 그 잔재를 이곳에 방치해둔 거라고 해요. 역사적 교육 자료로 활용을 하되, 홀대하는 방식의 배치를 위해 해가 잘 들지 않은 서쪽 공간에 이렇게 무질서하게 버려둔 거라고 해요. 알고 보면 보이는 것들.
 

 
단풍나무숲길을 타박타박 걷다 보면 흑성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나와요. 사실 흑성산 전망대까지는 차로도 올라갈 수 있는데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이라 쉽지 않은 코스죠.

독립기념관 뒤편에 자리한 흑성산은 519m 높이의 산인데, 정상에는 KBS 중계소가 있어서 별도의 자동차 도로가 나 있어요. 전망대에 오르면 독립기념관 주변으로 더 푸른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죠. 하지만 걸어가기에는 만만한 코스는 아니에요. 마음 단단히 먹고 떠나야 돼요.
 

 

 
가을도 이제 끝자락이에요. 장롱에 넣어 둔 가을옷을 꺼낸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제는 겨울옷을 꺼내야 할 만큼 날씨가 추워졌죠? 그래도 아직 곳곳에 남아 있는 가을의 흔적, 바닥에 고개를 떨군 단풍나무 잎과 아직도 울근 불긋한 빨간 옷을 채 갈아입지 않은 초록의 잎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어요. 아직도 가을을 채 즐기지 못했다면 단풍나무숲길로 향해 보세요.

겨울을 준비하는 단풍나무숲길이 이제 왔냐며 방긋 인사를 건네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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