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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사가는 길, 황매화가 춤춘다

2013.05.04(토) 22:53:45잎싹(kji206@naver.com)

갑사가는길,...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이상보님의 "갑사가는 길" 그 문장 하나로 더 설레게 하는 산사이다. 갑사는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갑사의 가을 풍경은 무척 아름답다. 하지만 갑사의 봄 역시 추갑사 못지않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매년 5월이면 갑사가는길은 홍매화 물결로 가슴 콩닥콩닥 뛰게 만든다. 올해는 날씨의 변화가 심하여 절정의 순간을 제대로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이웃님의 카톡사진 한장으로 홍매화 만개시기를 알게 되었다.

▲갑사가는길, 상가구역

갑사 주차료 4000원과 갑사 입장료 2000원을 지불하고서야 갑사가는길에 들어선다. 갑사의 황매화는 상가입구부터 시작하여 갑사 전역에 두루 피어 있다. 의외로 갑사입구쪽이 기온이 더 빨리 피어있을것이라 예상하였는데 산쪽보다 조금 더 더디게 핀다.

 


갑사매표소에서 갑사탐방지원센터까지 2km (5리)구간은 갑사오리숲길로 느티나무, 팽나무, 갈참나무 등 활렵]엽수가 많아 가을이면 단풍으로 아름다운 숲길이다. 새순들이 막 돋기시작한 오리숲길에 피어있는 황매화는 주독화, 지당화, 산당화로 불리기도 하는데 약1,080평 규모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군락지이다.


 

▲갑사오리장숲


 

 

오늘은 매표소에서 갑사탐방지원안내소까지 와서 곧장 갑사로 올라가지 않고 계곡을 끼고 걷는 갑사자연관찰로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 길은 걷는 내내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걷기 좋은 길인데 의외로 인적도 없는 숲길이라 호젓함을 즐기기 충분하다. 물론 이 길에도 황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으며 우산나물, 구절초, 비비추,금낭화 등 야생화 단지가 있어 새순을 막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황매화

 


황매화길이 끝날때 쯤 철당간주지 아래에 있는 철탑상회를 만난다. 계곡의 물소리 들으며 파전과 동동주한잔 하고싶은 생각이 나는 그런 위치에 있는 가게인데 이른 아침이라 그냥 스쳐지나간다.

 

▲철당간지주

크기가 너무 높아 전체모습을 담기가 쉽지않은 당간지주로 당간은 24개의 철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주는 지대석과 기단석 및 두개의 지주로 이뤄져있다. 신라 문무왕 20년(680년) 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원래는 모두 28개의 철통이었다고 한다.


 


곧장 갑사를 올라 가는 길도 물론 좋지만 내가 갑사 가는길 중에 가장 좋아하는 길을 철당간지주를 지나 대적광적 오르는 계단 길이다. 이 길은 올때 마다 느끼지만 대숲의 서걱거리는 소리와 대적전의 풍경소리가 조용히 들리는 아주 한적한 길이다. 입구에는 "대나무에 대해 아시나요?" 라는 알림판에는 대나무 마디가 왜 생기는지, 왜 속이 비었는지 대나무생태에 대하여 공부도 할 수 있다.


 

▲대적전과 갑사부도(보물 제257호)

대나무숲계단을 한칸 한칸 올라가면 대적전과 갑사부도가 서서히 보인다. 이곳은 갑사가 중창되기전 원래의 갑사 중심영역으로 대적전은 18세기부터 나타나는 다포식 공포로 화려한 초각의 경향을 보여준다. 마당 한가운데 있는 사자암에서 옮겨온 고려초기 부도를 자세히 보면 그 어떤 부도탑보다 화려한 팔각원당형 부도이다. 8각의 지대석 위에 3층으로 구분되는 하대석이 올려져 고부조의 조각으로 가득채워져있으며 중대석 각면에 주악천인상을 양각하고 각 모서리를 화형으로 장식하였다.

 

 

대적전을 지나 갑사쪽으로 걷다보면 연대를 알 수 없는 갑사공우탑과 다리를 건너면 일제 강점기대 윤덕영이 계룡산에 들어와 지은 간성장이라는 별장으로 사용하였던 찻집이 있다. 예전에 왔을 때는 이곳이 찻집으로 계곡물 소리 들으면 차한잔의 여유를 즐겼는데 올때마다 문이 닫혀있다. 갑사공우탑은 국내유일의 소를 위한 탑으로 사찰 중건에 공이 컸던 소가 늙어 죽으니 승려들이 은공을 기려 세운것이다.

 

 

▲갑사강당

 

'계룡갑사(鷄龍甲寺)'라는 편액이 걸려있는 갑사강당, 편액의 글씨는 1887년(고종24) 충청감사 홍재희 글씨이다. 5월은 산사가 화려해지는 시간이다. 석가탄신일이 가까워져 오는걸 화려한 연등을 보면서 알 수 있다. 갑사 강당은 전면이 축재 바깥으로 돌출되어 있으며 자연석 초석을 이용하여 원기둥으로 민흘림을 주고 세워 누각형식으로 강당안에는 동서 양쪽벽에 지장보살상과 지장보살탱을 봉안하고 있으며 우측에 윤장대도 보인다.


 

 

갑사는 철당간지주, 갑수부도보물, 동종, 월인석보판목등 보물 4점과 창건설화를 지닌 천진보탑, 중건설화를 안고 있는 공우탑, 그리고 갑사구곡까지 문화재가 산재되어 있는 나라안에 으뜸가는 사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산사이다. 대웅전이 있는 갑사중심영역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후에 중창하여 현재 서향사면으로 남쪽과 북쪽에 두개의 계곡이 감싸고 있는 지형이다. 대웅전 정면에 갑사강당이 마주보고 있으며 좌우로 적묵당과 진해당을 화려한 연등이 이어주고 있다.


 


갑사를 빠져나와 좀 더 걸어보기로 했다. 계곡 옆에 자리잡고 있는 중생들의 모든 병을 고쳐주는 부처인 갑사석조약사여래입상 앞으로 난 대성암가는길로 올라 갔다. 우측 깊숙한 계곡에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걷는데 발바닥으로 길의 폭신함이 전해진다. 좀 더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산길에서 빠져나오니 대자암으로 가는 포장도로가 나온다. 대자암 앞까지 갔는데 외인출입금지라는 팻말에 더 기도처 인것 같아 얼른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대성암

대성암은 올때 마다 문이 활짝열려있는데 주변에 인기척은 없는 암자이다. 임진왜란때 영규대사와 800의승을 추모하는 불사로 근처에는 임진왜란때 무기가 없어 사용하였던 죽창모형과 추모비가 세워져있다. 갑사입구 오리숲의 홍매화도 예쁘지만 특히 대성암 아래 홍매화도 계곡의 풍경와 어우러져 무척 아름답다.

 

 



 

▲용문폭포

대성암에서 용추교에서 약 10여분 정도 올라가면 용문폭포를 만날 수 있다. 갑사구곡중에 하나로 용문폭포아래는 갑사구곡중 8곡에 속하는 곳으로 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수량이 풍부한 곳이다. 갑사구곡은 일제 강점기대 윤덕영이 계룡산에 들어와 간성장이라는 별장을 짓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절승을 이룬 곳에 큰 바웃돌에 구곡을 세겨놓았다. 용유소, 이일천, 백룡강, 달문택, 금계암, 명월담, 계명암, 용문폭, 수정봉으로 기회가 된다면 계곡을 따라 구곡을 찾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다.


 


계곡 바로 옆 바위틈에는 매화말발도리가 곱게 피어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적단풍이 초록으로 가득한 풍경속에서 연륜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용문폭포앞 바위에 앉아 30분 정도 아무생각없이 앉아있으니 자연스럽게 무념무상이 된다, 참 좋다.


 

 


마음은 용문폭포에서 연천봉까지 단숨에 산행하고 싶었지만 홍매화에 취한 마음을 고이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다시 천천히 갑사를 빠져나온다. 올라갈때는자연관찰로 갔지만 내려올때는 갑사에서 곧장 사천왕문쪽으로 내려오다보면 오리장숲의 진면목을 더 느낄 수 있다. 



 

▲갑사 사천왕문

산을 오를때는 무작정 고개만 숙이고 걷는다면 숲길은 섬세하게 길을 읽게 되는데 어쩜 가장 보고싶었던 곳을 가장 간절하게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약간 내리막길로 양쪽으로 홍매화가 곱게 피어 넋을 잃고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유난히 요란스럽게 찾아온 봄날, 갑사가는 길에는 홍매화 꽃길로 천천히 걷다보면 황금빛 꽃들이 온몸을 휘감는다.


갑사 (041-857-8981)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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