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중·노령의 중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수의사입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보호자분들께서 자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2일 전까지만 해도 완전히 멀쩡했어요.”“한 번도 아픈 적 없는, 아주 건강한 아이였어요.”
하지만 잘 먹고, 잘 놀고, 겉으로 보기에 활력이 좋아 보인다고 해서 질병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동물은 본능적으로 아픈 것을 숨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이상을 느낄 정도가 되었을 때는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보호자분들께서 평소 반려동물의 몸 상태와 이상 신호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호자분들이 가장 흔히 겪고, 또 가장 많이 질문하시는 증상인 ‘구토’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구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위장관 질환, 간·신장 질환, 췌장 질환, 호르몬 질환 등 전신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반복되거나 심한 구토는 단순 소화 문제로 넘기기 어렵습니다.
입을 통해 내용물이 다시 나왔을 때 보호자분들은 모두 구토라고 표현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구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역출이라는 증상도 있기 때문에 구별이 필요합니다.
▶구토 (Vomiting)는
-위 또는 십이지장에서 내용물이 능동적으로 배출되는 현상
-침을 많이 흘리거나, 구역질을 반복하는 모습이 선행됨
-복부에 힘을 주는 모습이 보임
-노란색 또는 녹색의 담즙이 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음
-이미 소화가 진행되어 원래 음식 형태를 구별하기 어려움
구토는 비교적 질병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역출 (Regurgitation)은
-인두 또는 식도에서 내용물이 수동적으로 배출되는 현상
-구역질이나 복부 힘주기 없이 갑자기 ‘툭’ 하고 나옴
-침흘림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음
-먹은 음식이 거의 소화되지 않은 형태로 그대로 나옴
증상들이 반복된다면 식도 질환 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집에서는 구토와 역출 모두 물을 먹여주시면 탈수를 줄일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됩니다.
/안대기 수의사(천안 스카이동물메티컬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