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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안식과 평화의 사색… 버그내 길 ‘합덕성당’

“천하를 얻어도 영혼에 해를 받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

2021.12.10(금) 16:38:05장군바라기(hao0219@hanmail.net)

합덕성당
▲ 순례자에게 안식과 평화의 사색을 주는 합덕성당.

대한을 지나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었음에도 마치 봄 날 같은 따스한 햇살, 어느 때보다 산책과 사색을 즐기기 좋은 시간입니다. 믿음에 대한 신념 하나로 박해를 이겨낸 곳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 역할을 한 합덕성당에서 거룩한 순교 정신을 느껴 보았습니다.

일반인에게는 순교지보다 KBS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등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더욱 유명한 곳인데요, 요즘에도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이국적 분위기를 인생샷으로 담거나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성당의 아름다움을 남기려는 출사객이 몰리고 있습니다.

합덕성당 전경
▲ 합덕성당 전경

성당은 입구부터 외국에 온 듯 이국적 분위기로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낮은 언덕 위에 벽돌을 이용한 고딕양식으로 1929년 지어졌습니다. 합덕성당의 전신은 1890년 예산군 고덕면 ‘양촌성당’으로 1899년 퀴를리에 초대 본당 주임신부가 현 위치에 한옥 성당을 지어 이전했고, 7대 패랭 주임신부 때 현재 건물을 신축해 90여 년이 흘렀습니다.

외벽은 붉은색 벽돌이, 창 둘레와 종탑의 모서리는 짙은 회색 벽돌로 쌓았습니다. 창 아래와 종탑 면은 회색 벽돌을 이용해 마름모꼴로 장식했고 중앙과 좌우 3개의 출입구, 벽면의 창들은 모두 아치형의 무지개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붉은색과 회색 벽돌이 조화를 이룬 고딕 양식의 합덕성당.
▲ 붉은색과 회색 벽돌이 조화를 이룬 합덕성당 전경.

합덕성당 정면 출입구 .
▲ 합덕성당 주 출입구 .

합덕성당 오른쪽 측면.
▲ 합덕성당 오른쪽 출입구.

합덕성당 왼쪽 출입구와 전경.
▲ 합덕성당 왼쪽 출입구.
 
합덕성당은 종탑이 쌍탑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늘 높이 솟은 두 종탑은 경건하고 웅장한 느낌을 자아내는데 하나는 그리스도의 신성(神聖)을 다른 하나는 인성(人性)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합덕성당 종탑.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상징한다.
▲ 합덕성당 종탑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상징한다.

합덕성당 종탑.
▲ 합덕성당 종탑.
 
성당 마당에는 모두 12개의 종이 달린 종탑이 별도로 세워져 있습니다. 이 종들은 매일 오전 6시와 낮 12시, 오후 6시에 한 번씩, 주일 및 평일 미사 전에 울립니다. 언덕 위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주변 평야에 은은히 울려 퍼지면서 순례객의 들뜬 마음을 숙연하게 만듭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종탑 아래 트리를 설치하고 오색 등을 달았습니다.

합덕성당 야외 종탑이 크리스마스 트리로 작식됐다.
▲ 합덕성당 야외 종탑이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됐다.
 
오랜 역사를 갖은 성당인 만큼 나무들도 넓은 가지를 펼쳐 순례객을 맞아줍니다. 종탑 맞은 광장에는 보호수 아래 벤치가 설치돼 쉼터를 제공합니다.

합덕성당의
▲ 합덕성당 휴게 쉼터. 나무 아래 벤치에서 책을 읽거나 사색하기에 좋다.

성당 뒤뜰에는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있고 오른편 옆으로 순교자의 비가 성직자 묘지가 있습니다. 왼편부터 성인 황석두(루가), 백문필(페랭)신부, 윤복수(레이문도), 송상원(요한)의 순교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습니다. 아래에는 순교자와 성직자들의 묘지가 있는데 패랭 신부는 한국전쟁 당시 납치돼 유해 없이 유물만 묻혀 있습니다. 맞은 편으로는 전망대가 설치돼 해질 녘 붉은 노을이 펼쳐진 합덕 평야의 넓은 뜰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합덕성당 후면의 전경과 김대건 신부 상.
▲ 합덕성당 후면의 전경과 김대건 신부 상.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100년 가까이 신도들의 손때가 묻은 제대를 중심으로 왼쪽에 예수상이 오른쪽에 마리아상이 있습니다. 제대 위에는 “사람이 만일보천하를 다 얻을지라도 제 영혼에 해를 받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라는 글귀가 옛 한글체로 적혀 있습니다.

합덕성당 내부 전경.
▲ 합덕성당 내부 전경.

합덕성당 고해소.
▲ 합덕성당 고해소.

합덕성당은 충청과 중부지역의 모본당(母本當)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 천주교회와 그 궤적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대전교구 127개 본당의 모체로 공세리 성당과 함께 충청권에서 가장 오랜 성당의 하나로 충남문화재(기념물 제145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솔뫼성지에서 시작되는 ‘버그내 순례길’도 버그내 순례길은 솔뫼성지부터 합덕성당을 거쳐 합덕제, 무명 순교자의 묘역을 거쳐 신리교우촌까지 13.3㎞에 이릅니다. 2016년 아시아 도시경관대상에 선정, 우리나라 대표 순례길이 됐고 2021년 대전충남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됐습니다.

합덕성당 전경
▲ 합덕성당 전경

버그내는 당진시 합덕장의 옛 이름으로 인근 경제와 문화교류의 거점입니다. 한국 천주교회 포교는 초기 내포에서 가장 활발했고 자연스레 내포의 중심 가운데 한 곳인 버그내가 신앙의 박해를 이겨낸 순교의 성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순교(殉敎)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행위인데요, 자신의 의지로 실행하고 그 의지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발휘되는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즉 신앙을 포기하면 충분히 살아날 수 있지만 이를 거부한 경우입니다.

합덕성당 순교자와 성직자의 묘지.
▲ 합덕성당 순교자와 성직자의 묘지.

초창기 한국 천주교회 역사는 신자에 대한 폭압과 유혈이 낭자해 게릴라처럼 지하 교회나 가정에서 몰래 신앙을 이어가는 등 생존 투쟁에 가까웠기에 합덕성당 주변에는 성지와 순교 성인들이 많습니다. 한국 천주교에는 103위 순교성인과 124위 순교복자 가운데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상당수가 내포 출신이거나 내포에서 포교활동을 벌이던 성직자입니다.

신부
▲ 착한목자 백문필(필립보) 신부상.. 

130년 역사를 품은 합덕성당도 한국 천주교회가 박해를 받을 때 순교지로서 발상지적 역할을 담당한 곳입니다. 순교의 열성은 신앙으로 결실을 맺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제와 수도자를 배출했는데, 합덕성당 본당 출신 성직자는 33명 수도자가 80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믿음의 신념을 이루기 위해 순교를 선택했던 애환이 서린 합덕성당을 찾아 십자가의 길을 따라 느긋하게 산책을 하다가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서 붉은 노을을 맞으며 평화의 사색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심자가의 길 1, 2, 3처
▲ 심자가의 길 1, 2, 3처

십자가의 길 4, 5, 6처
▲ 십자가의 길 4, 5, 6처

심자가의 길 7, 8, 9처
▲ 심자가의 길 7, 8, 9처

십자가의 길. 10,11,12처
▲ 십자가의 길. 10,11,12처

십자가의 길. 13, 14처
▲ 십자가의 길. 13, 14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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