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조용한 추석보내기 2, 오서산 등반

2020.10.03(토) 07:48:54향기(sms7383@naver.com)

일등국민이라고 자처하며 국가방역지침에 따라 조용한 추석보내기 실천 그 두 번째로 오서산 등반을 결정하고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새벽밥을 먹고 우리 고장 천북보다 더 가까운 광천 오서산을 향해 출발했다.
 
구름도 걷히지 않은 오서산정상
▲구름도 걷히지 않은 오서산 정상
 
주차장 도착 전 오서산 정상을 바라보니 아직 구름도 걷히지 않고 정상을 감싸고 있는 운무가 얼마나 황홀하던지. 우리가 올라갈 때까지 구름이 걷히지 않고 남아 있기를 바라면서 구름 사이를 누빌 생각을 하니 벅찬 감동이 가슴속 깊이 몰려왔다.
 
오서산등반 안내도
▲오서산 등반 안내도
 
자주 오는 곳이지만 그래도 올 때마다 안내도 앞에서 한 번쯤 또 어느 방향으로 갈까 고민을 하게 된다.
 
등반코스 결정
▲등반 코스 결정
 
고민은 잠시, 늘상 가던 길, 무릎에 무리가 없는 소방도로로 결정하고 천천히 새벽공기를 가슴 깊숙하게 들이마시고 출발한다.
 
오서산 산행길
▲오서산 산행길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콧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산행을 한다.
 
산행 중 만난 들국화
▲산행 중 만난 들국화
 
산행 중 제일 신나는 일이 바로 이런 들꽃을 만나는 일이다. 오르는 내내 이런 산구절초들이 중간중간 무리지어 피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
 
산행 중 만난 들국화
▲산행 중 만난 들국화
 
구절초뿐 아니라 쑥부쟁이도 만났다.
 
산행 중 만난 들국화
▲산행 중 만난 들국화
 
구절초는 몇 종류 되는 듯 보였다. 가을 들국화의 계절이 오긴 왔나 보다.
 
들국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모두 만났으니 가을 여행의 진수를 맛본 셈이다. 요즘에야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런 종류의 들국화 한두 종은 기르기에 해마다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산과 들에서 만나는 들국화는 집에서 만나는 들국화에 비해 몇 곱절로 더 반갑고 기쁘기 마련이다.
 
산행 중 만난 물봉선
▲산행 중 만난 물봉선
 
들국화만 만난 게 아니다. 계곡 사이 이 물봉선은 또 얼마나 많던지…. 집에서 키우는 봉선화가 아닌 야생 물봉선이니 아니 반가울 수가 없겠지.
 
들꽃들과 이야기하고 함께 노래하며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덧 중턱에 다다랐다.
  
산중턱에서 바라 본 풍경
▲산중턱에서 바라본 풍경
 
산중턱에서서 산 아래를 바라보니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 뒤편으론 구름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구름방석을 두른 것처럼 편안하게 보였다.
 
산중턱에서 바라 본 풍경
▲산중턱에서 바라본 풍경
 
산중턱에서 바라본 산속도 굽이굽이 낮은 봉우리들 사이로 낀 구름이 한 폭 동양화를 보는 듯도 했다. 산에 오면 이런저런 풍경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이렇게 구름과 산 사이의 조화로 펼쳐지는 아름다움이란 절묘한 자연의 섭리라서 더 마음을 콩닥이게 한다.
 
잇대어 사는 삶
▲잇대어 사는 삶
 
산을 오르다 보면 생명의 신비로움도 발견하게 되는데, 저렇게 큰 나무에 잇대어 의지하며 몸을 맡기는 담쟁이덩굴들에게서도 삶의 방법을 배우게 된다. 나 혼자 잘났다고, 나만 잘한다고 혼자 아무리 발버둥쳐도 살 수 없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니 말이다. 때론 의지하고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이 세상 아니던가?

오서산 정상표지석
▲오서산 정상 표지석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오르다 보니 벌써 정상에 도달했다. 791m라는 오서산 정상의 표지석을 담아야 정상에 오른 기념이 되는 듯해서 사진을 남겨 본다.
 

 
그리고 표지석 뒤편을 보니 이렇게 천수만 뱃길을 알려주는 등대산이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해넘이 풍경도 장관이라고 하던데 하산길이 무서워, 아니 위험해 해넘이 풍경은 바닷가로 가서 보는 것이 안전하리라. 억새풀축제는 아마도 올해는 못 할 것이고, 아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서산 정상 쉼터
▲서산 정상 쉼터
 
정상에 오니 바람이 얼마나 불던지 이 거대한 곰 같은 몸도 날아갈까봐 바람이 무서울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상 쉼터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아니,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 거겠지?
 
오서산 정상 전망대
▲오서산 정상 전망대
 
사실 이 쉼터 자리에는 오서정이라고 정자가 있었는데, 여기 안내문에서 보듯 태풍 곤파스로 무너졌다고, 그리고 까마귀가 깃드는 산이라 오서산이라 했다 하는, 그동안 알고 있던 오서산 이름의 좀 다른 유래를 이 안내문을 통해 새롭게 보게 된다.
 
억새풀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풀
 
이 주변이 다 억새풀밭인데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억새풀꽃이 만개했더라면 하얀 은물결로 오늘같이 바람심한 날엔 아주 장관이었을 텐데 덜 핀 억새풀꽃을 아쉬움으로 뒤로하고 만개했을 때 다시 찾아와야겠다 생각하며 하산해야 했다.
 
정상에서 바라 본 마을 풍경
▲정상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정상에서 바라본 마을풍경도 중턱에서 바라봤을 때와 상황은 똑같이 그대로 구름이 감싸고 있는 평온한 마을 풍경이다.
 
소나무밭
▲소나무밭
 
하신하는 길에 만난 소나무들이 멋드러지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1600개의 계단
▲1600개의 계단
 
하산은 올라가던 소방도로가 아닌 정암사 쪽으로 했는데 사실 이쪽을 택하지 않은 이유가 이 계단 때문이었다. 이 계단이 생긴 후로는 무릎에 무리가 와서 계단 쪽을 택하지 않고 소방도로를 이용하게 되었다. 계단 옆으로 구 등산로도 있긴 하지만 그쪽으로는 잘 가게 되지 않기 대문이다. 그래도 내려오는 길은 좀 수월할까 싶어 계단으로 내려왔는데, 우려했던 대로 역시나 마지막 도달할 무렵쯤엔 무릎이 좋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1600여 개나 되는 계단은 사실 등산에는 확실히 무리일 듯싶다.
 
정암사
▲정암사
 
거의 하산이 끝나갈 무렵에 있는 정암사다. 이 계곡에는 가재도 있다고 해서 열심히 들여다 봤는데 눈에 띄진 않았다.
 
자주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정암사를 지나 주차장에 다다를 무렵, 아니 주차장을 1km쯤 남겨놓고 요 귀하디 귀한 '자주꿩의다리'를 만나게 될 줄이야! '자주꿩의다리, 너 너무 반갑다!' 꽃색이 자주색이라서 '자주꿩의다리'란 이름을 가진 꽃, 가느다란 다리가 꿩의 다리 모양을 닮았다고 '꿩의다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산행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린 조용하게 추석보내기 두 번째는 쉽게 만날 수 없던 야생화를 만난 벅찬 감동으로 마무리한다.
 
정말 다시는 이런 조용한 명절보내기 캠페인은 절대 하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거듭거듭 평범한 일상으로 하루속히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쓰기
댓글 작성

*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최종 수정일 : 2023-12-15
  • 게재된 내용 및 운영에 대한 개선사항이 있으시면 정보관리 담당부서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이 페이지에 대한 저작권은 충청남도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