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미디어플러스

논산은 노을이 예쁘기로 소문난 곳이지만 일출도 일품인데요, 일출 사진을 찍으러 탑정호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해 뜨는 시각을 검색해 보니 오전 5시 16분! 주말 아침 밀려오는 아침잠을 깨우며 탑정호가 내려다보이는 백제상징광장에 도착했습니다.
 

▲백제상징광장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인 일출의 시간. 카메라의 노출을 맞추고 일출이 시작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위풍당당한 계백장군의 자세로 말이지요.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지 않는 것처럼 멋지게 떠오르는 태양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습니다. 구름이 너무 많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일출 사진에 대한 촬영 정보를 알려 드리자면 아주 맑은 날, ISO는 100, 조리개는 F8~11 정도가 좋습니다. 해가 뜨는 수면 위나 산등성이에 구름이 걸려 있으면 둥근 해를 담기 어렵습니다.
 

 
일출 사진을 찍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른 아침에 탑정호까지 왔으니 그냥 집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백제상징광장에서 수변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탑정호 소풍길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탑정호 출렁다리
 
요즘 탑정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600m 길이의 출렁다리입니다. 동양 최대의 길이라고 하니 완공되면 논산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듯합니다. 원래는 6월까지 완공해서 연말에는 시민에게 개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안전에 필요한 설계를 위해 공사가 지연되어 10월쯤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탑정리석탑
 
탑정호의 다른 이름은 탑정저수지입니다. 눈치가 빠른 분은 탑정저수지라는 말에서 탑정호가 논산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인공저수지라는 사실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탑정호가 만들어지기 전에 이곳에는 고려의 왕건이 견훤과 싸울 때 세웠다는 어린사라는 사찰이 있었다고 합니다. 탑정호가 만들어지면서 어린사에 있던 석탑을 옮겨 놓았는데요, 탑정리석탑이라고 부릅니다.
 

 
탑정리석탑은 조형미보다는 어린사(물고기 '어'·비늘 '린'·절 '사')의 전설 때문에 탑정호를 찾을 때마다 눈여겨보게 됩니다. 성명학에서는 이름자가 운명에 영향을 준다고 하지요. 어린사는 물고기 비늘의 사찰이었으니 탑정호에 잠길 운명이었나 봅니다. 그래도 어린사의 전설을 간직한 탑정리석탑이 있어서 탑정호를 바라볼 때마다 상상력이 더 풍부해지는 것 같습니다.
 

▲탑정호 수변데크
 
탑정리석탑과 탑정호수변생태공원을 잇는 탑정호 수변데크 둘레길은 길이가 약 3Km 정도입니다. 구불구불 펼쳐지는 풍경을 맛보며 걸을 수 있어서 논산시민은 물론 논산을 찾는 여행객에게도 인기 만점입니다.
 

 
천천히 걸으며 마주하는 풍경을 사진에 담고 있는데 저를 스쳐 지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산책보다는 운동 삼아 탑정호를 찾는 시민들이었는데요, 생활 속 거리두기로 활동이 적어진 요즘 탑정호가 논산시민들에게 운동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논산 시내에서 자동차로 15분 정도면 찾을 수 있으니 더 안성맞춤인 듯합니다.
 

 
여름의 초입인 6월의 녹음이 참 좋습니다. 신선한 아침 바람에 연둣빛 잎사귀를 팔랑거리는 나무들이 곳곳에 그늘을 만들어줘서 걷는 내내 힘들지 않고 좋았습니다.
 

▲탑정호 솔섬
 
탑정호의 솔섬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참 아름다운데요, 이른 아침에 보니 맑은 하늘과 거울 같은 수변으로 인해 솔섬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솔섬은 백제상징광장과 탑정호수변생태공원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어서 한숨 고르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저도 솔섬에서 잠시 쉬며 탑정호의 풍경을 만끽했습니다.
 

 
탑정호 소풍길을 따라 수변데크 둘레길을 걷다 보니 곳곳에 사진 촬영지와 안내문, 그리고 명언 등을 담은 글귀들이 보였습니다. 그중에서 아주 재치 있는 '몸에 좋은 피자 열판'을 보며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는데요, 여러분도 '허리피자', '가슴피자', '주름살피자', '웃음꽃피자' 등을 드시고 건강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탑정호수변생태공원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들려 드리겠습니다.
 
탑정호 백제상징광장 
-소재: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탑정로 77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