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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사와 고왕암, 4월의 조용한 산사 여행지

계룡산 신원사와 고왕암

2020.04.07(화) 09:43:17오르페우스(poet314@naver.com)



'발고여락(拔苦與樂, 자비로써 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준다)'은 부처가 세상에 온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지만 계절은 변함이 없습니다. 봄은 우리 곁에 찾아와 따사로운 햇살로 꽃을 피워냅니다. 자연의 이치가 어찌 보면 발고여락의 뜻만 같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행은 물론 바깥나들이조차 쉽지 않은데요, 건강과 안전을 위해 마스크에 손소독제까지 챙겨서 조심스럽게 신원사에 다녀왔습니다. 
 


공주시 양화리에 위치한 신원사는 봄꽃과 겨울의 설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즐겨 찾는 곳입니다. 근년 들어 불사로 규모가 더 커지면서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는데요, 부처님의 법을 향기롭게 전하기 위해 발간한 포교지 <신원향기> 창간호를 만나게 되어 기뻤습니다. 잠깐 펼쳐 보니 신원사 소식과 함께 불교 상식, 불교 설화, 향기로운 말씀, 불자들의 글이 담겨 있었습니다. <신원향기>가 인연 닿는 분들의 번뇌를 씻는 감로법수가 되기를 기원한다는 신원사 주지 마휴 중하스님은 말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신원사는 벚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습니다. 경내를 환하게 밝혀주는 벚꽃과 마주한 방문객은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인증 사진 찍기에 바빠집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달아 놓은 연등과 벚꽃이 서로 어울려 자비로운 부처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백제 의자왕 11년(651년)에 창건된 신원사는 마곡사, 갑사, 동학사 등과 함께 공주를 대표하는 천년고찰입니다. 특히 국립공원인 계룡산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등산 코스의 출발점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경내를 가득 채운 연등도 부처님 오신 날이 있는 4월에만 마주할 수 있는 멋진 풍경입니다.
 


보물 제1293호인 중악단은 포교지 창간호 <신원향기>의 표지 그림으로 사용된 노사나불괘불(국보 제299호)과 함께 신원사가 보유한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태조 이성계의 왕명으로 건립한 중악단의 왕실의 기도처입니다. 불자들에게는 소원성취를 염원하는 장소로, 건축가에게는 궁중 양식의 건축 사료로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신원사에서 바라보는 국립공원 계룡산의 모습입니다. 몇 해 전 신원사에서 만난 보살님께서 계룡산에 누워 계시는 와불이 보이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화순 운주사의 와불을 떠올리며 망원경이라도 있어야 찾아볼 수 있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계룡산을 바라보니 난센스 퀴즈처럼 와불이 누워 계시더군요. 여러분 눈에도 와불이 보이시나요?



계룡산의 3대 사찰인 신원사는 사진 찍기에 좋은 명소입니다. 봄에는 벚꽃과 철쭉, 여름에는 배롱나무꽃, 그리고 가을 단풍, 겨울 설경이 장관입니다. 코로나19가 사라지면 꼭 신원사를 찾아 아름다운 풍경 와 조우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신원사를 둘러보고 나서는 길, 여태 가보지 못한 고왕암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백제 의자왕을 추억하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고왕암으로 가는 길은 단거리 등산 코스로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집채 만한 바위들이 즐비한 산길 사이로 계곡물이 흐르고, 계절에 어울리는 꽃이 피어나는 등산객의 지친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고왕암은 암자답게 소박합니다. 하지만 바위에서 자란 소나무가 석불의 관모처럼 멋스럽고, 바위를 뚫고 자란 진달래와 원효굴 등 제법 볼거리도 많습니다. 고왕암에서 내려다 보는 계룡산의 산세도 아름답습니다. 나무들이 봄기운을 한껏 끌어안고 앞다퉈 새싹을 틔워내고 있습니다. 금세 겨울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울 듯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몇 번을 망설이다가 찾은 신원사와 고왕암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무료했던 일상에 활력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대가 사는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들 순순히 받아들여라. 화나거나 괴로워도 모든 것은 지나가 버린다."라는 선엽 스님의 말씀처럼 지금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코로나19도 충남도와 공주시의 노력에 곧 사라질 거라 믿습니다.

 
신원사
-소재: 충남 공주시 계룡면 신원사동길 1(양화리 8번지)
-전화: 041-852-4230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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