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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과 호남을 이어주던 강경의 미내다리와 원목다리

2019.12.11(수) 07:54:41오르페우스(poet314@naver.com)



삼남 제일의 다리로 불리며 충청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던 강경의 미내다리와 원목다리를 찾았습니다. 강경은 여느 소읍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모습으로 남았지만, 사실 바닷길을 통해 내륙으로 물자를 실어나르던 우리나라 교역의 중심지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강경에는 (구)한일은행 강경지점, (구)강경노동조합, 강경중앙초등학교강당, 강경화교학교 등의 근대문화유산이 즐비합니다. 그리고 미내다리도 강경의 옛 영화를 증명하는 문화재 중 하나입니다.
 

 
1731년에 만들어진 미내다리는 삼남 제일의 다리로 칭송을 받았을 정도로 규모와 건축미를 갖춘 명작 중 명작입니다. 나무다리를 놓던 시절에 돌다리를 놓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재물과 기술을 모두 갖추지 않고서는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미내다리는 강경의 옛 영화롭던 시절을 증명하는 문화재임에 틀림없습니다. 
 

 
미내다리는 논산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강경의 미내다리를 보고 왔느냐?'라고 물었다는 전설이 전승될 정도로 유명한 다리입니다. 전설을 달리 해석하면 미내다리는 저승까지 알려졌을 정도로 유명세가 대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쪽빛 바닷물을 풀어놓은 것 같은 하늘과 맞닿아 있는 미내다리의 아름다움에 감탄이 저절로 나올 정도니까요. 
 

 
미내다리는 정월 보름날 자기의 나이만큼 왕래하면 그 해의 액운이 사라진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또한 추석날에는 일곱 번을 왕래하면 행운이 온다고도 합니다. 추석은 지난 지 한참 되었고 정월 대보름은 아직 멀었지만 다급한 마음이 다리를 건너게 했습니다. 저는 일곱 번을 왕래해 보았는데요, 시기는 맞지 않아도 효력을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미내다리는 강경천과 나란히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금강합류점 2.3km'라고 알려주는 표지판을 바라보며 다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힘차게 달려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천변을 따라 라이딩을 즐기다가 갈대밭을 만나면 잠시 사잇길을 걸어보는 것도 운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겨울 초입의 갈대를 보면 젊은 시절을 살아내고 양지바른 곳에 앉아 쉬는 백발의 노인을 마주하는 느낌이 듭니다. 미내다리를 본 후 한가롭게 산책을 즐겨도 좋겠습니다.
 

 
미내다리를 본 후 마음이 원목다리에 닿았습니다. 이왕 나선 길, 미내다리와 함께 전라도와 충청도를 이어준 원목다리를 향해 발길을 옮겼습니다. 호남선 철길 옆의 농로를 따라가다 보니 순직비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떤 사연이 순직비를 철도변에 세웠을지 궁금했습니다. 여행은 새로운 것을 만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상상력을 무한대로 이끄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원목다리는 미내다리와 함께 강경을 대표하는 석교입니다. 미내다리가 완벽한 조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면 원목다리는 미완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미내다리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볼거리를 줍니다.
 

 

 
제가 원목다리를 자주 찾는 이유는 호남선 열차와 다리의 조화가 이색적이기 때문입니다. 시선의 높낮이에 따라 열차가 다리 위를 지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치형 다리 밑을 통과하는 착각에 빠지게도 합니다. 충남과 호남을 하나로 이어주던 원목다리의 기능은 끝이 났지만 몇 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아직도 원목다리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강경을 찾는 분들은 잠시 강경 초입에 있는 미내다리와 원목다리를 찾아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을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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