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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순신 순국제전 ‘고증’ 논란, 전문가에 물었더니 '역사적 상식 어긋나'

조선시대사 연구자 “군인과 왕실 엄격 분리”·“여성 상례 참여 비상식”, 돈잔치 비판도

2023.11.27(월) 15:17:59천안신문(icjn@hanmail.net)

[기획] 이순신 순국제전 ‘고증’ 논란, 전문가에 물었더니 '역사적 상식 어긋나' 사진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예장(禮葬) 행렬 재연 행사를 끝으로 19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순국제전을 앞두고 불거진 고증 논란의 여진은 이어지는 중이다. 

 

아산시 관광진흥과는 이번 예장행렬 재연 행사에 대해 "409년 만에 다시 열린 최대 규모의 충무공 예장으로, 충무공 순국일과 가장 비슷한 시기에 치러진 왕실 예장 기록물인 소현세자예장도감의궤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예장'이란 국가에서 예를 갖춘 장례로, 왕과 왕후의 장례인 국장보다 한 등급 낮다. 

 

박경귀 아산시장은 더 나아가 "충무공께서는 임진왜란 1등 공신으로 선조 37년 덕풍부원군에 추봉되셨고, 정조 17년 영의정에 추증되기도 하셨다”며 “경국대전에 규정된 ‘예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대상’에는 종1품 이상의 문관·무관, 공신이 포함되어 있다. 조선왕조실록과 이충무공 전서에도 충무공 산소를 아산으로 이장하며 예장을 치른 기록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선시대 예장을 연구한 연구자들은 '억지춘향식'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조선시대사를 전공하고 국립고궁박물관장을 지냈던 A 교수는 "이순신 장군은 선조시대를 살았다. 그 시대의 기준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큰 무공을 세운 고위 장성이라 하더라도 왕실 장례에 준해서 하지 않는다. 이건 어느 나라 역사를 보더라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행진단에서 상여를 짊어진 '상두꾼'에 여성이 참여한 점도 논란거리다. 학예사 B 씨는 "조선시대 상례에서 여성은 참여할 수 없었다. 이건 역사적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A 교수 역시 "<구운몽>, <사씨남정기> 등 문헌 자료를 살펴보아도 궁중 장례에 여성 참여가 가능했던 건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였다. 고대사회는 씨족 사회라 여성의 영향이 강했지만, 조선시대만 보아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여성이 외부로 노출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행렬 참여자 일당 4만원 모집, 시민들 ‘돈잔치’ 눈총

행렬 참여자 모집 과정에서도 역사적 고려는 빠져 있었다. 아산시는 지난 10월 5일부터 행렬 참여자를 선착순 모집했다. 

 

아산시는 행렬 참여자를 모집할 때 사례비 4만원과 중식 제공을 약속했다. 이를 두고 익명을 원한 한 시민은 "아산시가 이순신 순국제전을 빌미로 돈 잔치를 벌였다"고 개탄해 했다. 

 

박 시장은 이순신 순국제전 개막 당시 "아산시는 이순신 장군이 영면하신 곳으로서, 성웅의 운구 일화와 장례행렬을 제대로 고증·재연해 장군 순국의 의미와 인간적인 면모를 전국적으로 알리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끝을 맺으면서 "이번 순국제전은 아산시가 ‘새로운 이순신의 도시’로 거듭나는 역사의 한 장면이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순국제전 전후로 고증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고, 모집한 행렬 참가자를 아무런 역사적 고려 없이 상여행렬에 배치한 정황이 불거져 나왔다. 

 

이를 두고 익명을 원한 지역예술인 C 씨는 "이번 순국제전에 들인 예산이 총 7억원이라고 들었다. 이 정도 예산이라면 이순신을 주제로 한 노래 작곡에 5천 만원, 유명 가수 섭외 1억, 공중파 방송 노출 1억 등으로 배정했다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홍보했을 것"이라고 냉소했다.

 

이어 "아산은 이미 앞서가고 있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수 십년간 서울에 살다가 5년 전 온양에 내려온 탓에 그간 아산의 성장과정을 지켜보지 못했다. 박 시장 눈엔 아산이 그저 시골마을로 보이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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