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남면 신장리 청산수목원은 연꽃과 수련, 창포 등 200여 종의 습지 식물이 어우러진 수생식물원, 밀레, 고흐, 모네 등 예술가들의 작품 속 배경과 인물을 만날 수 있는 테마 정원, 계절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산책로와 황금 메타세쿼이아 등 600여 종의 나무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수목원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1990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꽃 품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수생 식물, 수목, 야생화가 서식하고 있는 식물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봄철에는 홍가시나무와 꽃창포가, 여름에는 각양각색의 연꽃과 수련이 수목원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데요. 지금 가을철에는 팜파스 그래스와 핑크 뮬리가 절정을 이루고 있답니다.



매표소의 모습입니다. 이용 시간은 09:00부터 이지만 하절기(6월~10월)에는 08:00부터 입장이 가능하답니다. 입장료는 계절 별로 상이한데요. 홍가시, 꽃창포, 연꽃 시즌(4월~8월 중순)에는 일반 1만 원, 청소년 7천 원, 유아 5천 원이며 팜파스, 핑크 뮬리 시즌(8월 하순~11월)에는 일반 1만 2천 원, 청소년 9천 원, 유아 7천 원인데요. 특별 할인, 단체 할인이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수목원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청산수목원<greenpark.co.kr/gnu/theme/cs/html/3/2.php>



청산수목원 관람 안내도입니다.



안내도에 표시된 코스대로 수목원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먼저 홍련원으로 들어갑니다.



한 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홍련원에는 연꽃의 흔적만 쓸쓸하게 남아 있는데 수련 몇 송이가 아직 아리따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네요.



큰가시연도 있군요. 여름에 방문하면 빅토리아 여왕 대관식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련원 옆에는 핑크 뮬리(Pink muhly, Pink muhlygrass)가 활짝 피어 관람객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핑크 뮬리는 분홍쥐꼬리새라고도 하는 벼과 쥐꼬리새속의 여러 해 살이 풀이랍니다. 



제가 방문한 이 날은 가을 비가 촉촉이 내렸는데 궂은 날씨지만 오히려 비 맞은 가을 꽃의 청순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비에 젖은 우창꽃의 청순한 자태입니다. 우창꽃은 쥐꼬리망초과 루엘리아속의 열대성 여러해살이 풀이랍니다.



스러져가는 연잎 옆에는 팜파스 그라스가 우람한 자태를 자랑이라도 하듯 높게, 길게 늘어서 있어요.



쉼터가 있는 작은 연못의 분수는 비 속으로 물줄기를 쏘아 올리고, 연잎 사이에 작은 배 한 척이 한가롭게 떠 있습니다. 뒤로 보이는 기와 건축물이 보통 절에서 볼 수 있는 일주문인데요 홍련원 옆의 "만(卍)의 길'과 맞닿아 있는 연꽃 무리 주위를 거닐다 보면 일주문과 마주칩니다. 세속의 온갖 번뇌[속진, 俗塵]로 인한 어지러운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귀의(歸依)하고자 하는 오직 한 가지 마음(一心)만을 지니고 이 문을 넘어오라는 상징적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자료출처: 청산수목원 홈페이지>



실개천을 건너 연원(蓮園)으로 가니 더 많은 핑크 뮬리와 팜파스 그래스가 반겨주네요. 



너무 아름다워 가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모네의 연원'에서 만난 예쁜 가을 풍경, 붉게 물든 나뭇잎 사이로 관람객들의 모습이 궂은 날씨에 우산을 받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즐거움이 넘쳐 나고 있네요.



모네의 연원을 나와 '밀레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청산수목원에는 밀레의 작품 세계를 주제로 가꾼 정원이 있습니다. 너른 잔디밭과 울창한 수목을 배경으로 작품 속 등장인물들을 조각상으로 재현해 마치 관람객이 밀레의 그림 속으로 들어온 느낌을 주는 '밀레정원’에서 먼저 양치는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이어 밀레의 대표작 '이삭 줍는 여인들'도 만나봅니다.



이 작품은 밀레의 1859년작 '만종'이죠. 추색이 완연한 주위 풍경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밀레정원을 지나면 마치 그리스의 신전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정원을 만나게 됩니다.



돌 기둥과 기둥을 휘감고 올라간 덩굴에서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doing?)' 이 작품의 작가는 폴 고갱(Faul Gauguin)인데 청산수목원이 기획하고 신현주 작가가 부조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이어지는 곳은 팜파스원입니다. 8월 하순부터 팜파스 그래스가 풍성하게  피어나면서 아름다운 몸짓의 춤사위를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흔히 서양 억새라고도 불리는 팜파스 그래스가 그려내는 가을 풍경은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데요. 이날은 비가 내려 팜파스 그라스의 화사한 모습을 보지 못해 좀 아쉬웠습니다.



팜사스원을 지나면 홍가시원이 나오는데 홍가시원에도 지금 핑크 뮬리와 팜파스 그래스, 코스모스가 가을 분위기를 가득 담고 관람객을 맞이한답니다.



어때요? 맛있는 가을이 느껴지지 않나요?



가을 가을 하다 어느 순간에 이 아름다운 가을도 겨울 속으로 사라지겠죠? 그러기 전에 실컷 즐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홍가시원을 지나 후문 출구 쪽으로 나가는 길에 만난 특이한 건물의 모습입니다.



지붕만 땅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주위에는 여러 가을 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서 있는 돌에는 감계(鑑戒)라고 새겨져 있는데요 그 의미를 찾아보았더니 '지나간 잘못을 거울 삼아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함'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에 위치한 청산수목원에는 지금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청산수목원에서 가을을 만끽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청산수목원
충남 태안군 남면 연꽃길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