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정책/칼럼

정책/칼럼

충남넷 미디어 > 도민의 눈 > 정책/칼럼

내포신도시 11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출입기자 칼럼 - 강진원TJB 충남방송센터 (센터장) 국장

2023.01.12(목) 21:19:01도정신문(deun127@korea.kr)

내포신도시 11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사진


내포 생활 3년째. 하루를 마감하며 오늘도 홍예공원을 걷는다. 잔잔한 물결과 하늘거리는 억새와 수초, 개구리 소리.. 어린 시절 마을 연못처럼 아늑한 풍경이다. 그러다 고개를 들면 보이는, 근처 도서관부터 멀리 아파트의 불빛은 이곳이 새삼 도시란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럼 도시로서 내포의 삶은 어떨까? 한마디로 불편하다. 지난 2016년 내포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방송기자로서 주민들에게 취재를 해보면 답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불편하다’는 것이다.   

가족이 아프면 마땅히 갈 병원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려야 하고, 밤이나 휴일은 더욱 그렇다. 주말 가족들이 손잡고 여유로운 쇼핑을 할 곳도 없다. 오죽하면 내포의 쇼핑몰은 ‘다이소’라고 하지 않는가. 실내 골프연습장 몇 곳을 빼면 레저나 스포츠 시설도 없다. 다른 도시에서는 아주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크린넷’은 여기선 오히려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교통은 더 심각하다. 시골 간이 매표소 같은 정류장은 일단 이 도시의 격을 낮춘다. 또 대전과 세종, 천안에 가려면 자가용이 없으면 곤란하다. 아주 가끔 운좋게 시간이 맞아 버스에 오른다고 해도 온동네 유람하듯 구석구석 다 정차하니 답답하다. 그 흔한 공유 자전거조차 볼 수 없는 신도시, 바로 내포의 오늘이다. 내포는 아주 불편한 도시다.

물론 시작은 이렇지 않았다. 지난 2012년 12월 28일 충남도가 이전을 마친 내포는 좀 과장해 말하면 ‘꿈의 도시’였다. 같은 해 출범한 세종시처럼 새로운 콘셉트로 무장한 미래형 도시였다. 

그러나 10년 넘도록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인구 10만의 청사진은 온데 간데 없고 3만의 그늘진 모습만 남았다. 국가가 건설을 주도한 세종시와는 비교조차 어렵다. 도대에 왜 이렇게 됐을까?

홍성과 예산, 두 지자체에 끼어있는 어정쩡한 행정·지리적 위치, 도시개발을 맡았던 두 공기업의 꼼꼼하지 못한 사업계획들, 혁신도시에 대한 정부 지원과 관심 부족 등등…. 불편한 내포를 벗어나지 못한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을 것이다. 난 그 가운데 위정자들의 잘못을 제일 먼저 꼽고 싶다.

도백의 눈은 너무 먼 곳을 보고 있었다. 2012년 당시 집들이를 했던 주인의 시선은 내 집이 아닌 서울을 향해 있었고 그의 손과 발은 전국 구석구석을 챙기느라 바빴다. 어수선할 수 밖에 없는 입주 초반에 집안의 틀을 다져 안팎을 안정화시켰어야 했는데 정작 다른 집들을 돕겠다고 매일매일 바쁜 격이었다. 그 다음에 안방을 차지한 주인은 집안 살림도 챙겼지만 역시 궁극의 지향점은 서울이었고 상대적 관심도는 낮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도백들의 큰 정치 활동으로 충남의 위상은 더 올라갔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집 앞의 눈은 늘 입춘까지 쌓여 있었다.
   
다행히 희망이 보이고 있다. 모호했던 도시 관리의 새로운 주체가 될 지자체 조합이 탄생한다. 그렇게 고대했던 종합병원도 먼 얘기가 아니라 3년 후면 수준 높은 의료진과 함께 내포에 들어선다고 한다. 동네 매표소 수준의 터미널은 제대로 된 모습으로 추진되고 있고 쇼핑센터도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렇게 속을 썩이던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이 상반기 확정되면 내포의 도시 체급은 한 단계 올라갈 것이다. 여기서 가장 고무적인 것은 새로 내포의 지휘자가 된 도백이 내 집앞부터 챙기겠다는 자세를 확실하게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내포신도시는 그저그런 도시가 되어선 안된다. 충남 15개 시군의 중심이어야 하고 옛날 중부권 내륙 중심이었던 내포(內浦)의 부흥을 이끌어야 한다. 

같은 해 출범한 세종시가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인 것처럼 내포는 충남 나아가 중부권 균형발전의 상징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내포 주민들의 삶을 편하게 만드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