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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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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흔적 속에 ‘나’를 담는다

내포문화숲길, 마음으로 걷다

2022.12.23(금) 14:43:31도정신문(deun127@korea.kr)

022년. 현재에서 과거로 기억되어 갑니다. 한 해 동안 걸어왔던 내포문화숲길의 발걸음도 과거의 흔적으로 쌓여가겠죠. 시간의 흔적들은 내포문화숲길에서 만나왔었습니다. 숲길을 걸으며 만났던 역사의 흔적들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수덕사, 개심사, 합덕성당, 면천읍성 등 온전한 유적들도 기억나지만, 보원사지, 백암사지, 승전목전투지, 순교지, 유허지 등 흔적만 남아 있는 유적지도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흔적만 남아 있는 유적지를 만날 때마다 말할 수 없지만, 묘한 감정이 가슴에 전해옵니다. 

그 유적지엔 사람은 없고, 탑과 초석 등 돌덩이들만 남아 있습니다. 돌덩이를 손에 만지며 그 주변을 서성이다보면, 과거 누군가 내게 말하곤 합니다. 과거에 무엇인가 돌이킬 수 없이 부서져 이 세상에 온전한 것은 없다고, 역사의 흔적은 부서진 과거의 잔해뿐이라고. 과거의 잔해뿐인 이곳에서 느끼는 묘한 감정은 허무감일 겁니다. 역사적 흔적을 만날 때 우리는 인생의 허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현재 나를 담으면, 다른 말이 들리기도 합니다. 이곳에 현재에 누군가 있다고, 시간을 되돌릴 순 없으나 지금 여기 누군가 흔적을 바라볼 수는 있다고, 흔적을 역사적 관점으로 바라볼 때 너는 더 성장할지도 모른다고, 폐허된 이 곳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기에 현재 나는 무엇이든 담을 수도 있습니다. 

역사의 흔적들은 저마다 소중한 이야기를 말합니다.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역사의 흔적 속에 나를 담을 땐, 옛것에 얽매이지 말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흔적에 담긴 이야기가 어떤 이상과 가치를 가지고 고민을 하였는지 천착해보고, 그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현실적 지침이 무엇인지, 지금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평가해보는 역사적 관점을 배우는 것입니다. 이 배움을 통해 역사의 흔적을 제대로 바라보듯이 나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면, 나를 역사적 흔적 속에 담게 되는 것입니다. 주의 깊게, 무궁무진한 역사의 이야기를 즐기면서. 나는 역사적 흔적 속에 나를 담습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내포문화진흥센터장 이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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