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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보내지 않는 마음

내포문화숲길, 마음으로 걷다- 내포역사인물길 4코스

2022.11.07(월) 14:48:41도정신문(deun127@korea.kr)

오랜만에 내포역사인물길 4코스에 있는 만해 한용윤생가지를 방문했습니다. 가을을 만끽하며 생가지와 전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가을이라 감수성이 깊어서 그런지 자꾸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란 시구가 슬퍼집니다. 누구나 아는 ‘님의 침묵’에 왜 마음이 슬플까요. 다시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시를 읽으며 한용운 선생은 어떤 님과 이별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승려였으니 부처, 아니면 독립운동가였으니 조국, 아니면 평범한 인간으로서 사랑하는 여인일 수도 있겠습니다. 한용운선생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한일합방이 이루어지고 하루아침에 나라를 잃어버렸던 그 시기에 ‘님의 침묵’을 썼습니다. 그 시기를 고려하면 님은 조국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용운 선생은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는 다시 만날 것을 믿었습니다. 다시 만난다는 확신이 있어 님은 침묵하지만, 님 주변에 사랑의 노래가 휩싸고 돌고 있나 봅니다. 그 시절 나도 다시 만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요? 우리는 타이머신이 발명되지 않는 한 한용운 선생이 살던 일제강점기를 경험하지 못하겠죠. 

유추해보면, 님이 사라진 그 시기.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했을 겁니다. 나라가 망하든 말던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야하는가, 실세인 일본인 앞잡이가 되어 잘살아 볼까 하는 생각, 그리고  나라를 되찾고자 일생을 바치겠다는 다짐입니다. 당시 그 시대를 살았다면 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나라면’이란 한 마디로 그와 나의 삶을 비교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가 아니라 나라면’ 그 시대에 한용운 선생과 같은 삶을 선택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지난 과거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우리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후 누리는 달콤한 휴식은 한용운 선생처럼 님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던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희생 없이는 불가능했으니까요. 그들의 사랑 노래가 없었다면, 다시 만난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 우리가 이 모든 편안함과 안락함을 누릴 수 있었을까? 다시 한번 과거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님의 침묵의 님이 평범한 사랑하는 여인으로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란 마지막 시구가 가슴 아픕니다.  
/이경복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내포문화진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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