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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의 미학

내포칼럼-서창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2022.08.26(금) 23:02:07도정신문(deun127@korea.kr)

궁핍의 미학 사진


개발도상국가에 1조원대 지원
혁신센터 건립 지식·경험 전수
도상국들 한국 벤치마킹 줄이어

절박함이 한국 기적의 원동력
DNA에 처절한 생존근성 각인
글로벌 ‘K-썸씽’ 바람 일으켜


개인적으로 개발도상국가를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사업에 참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매년 상당한 금액 (거의 1조원대)을 개발도상국가에 지원하고 있는데, 창업과 혁신센터를 건립하여 우리나라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개도국 현지인들의 가장 흔한 질문은 한국은 어떻게 해서 짧은 기간에 다른 나라들보다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었느냐, 한국 보다 더 잘 살았거나 형편이 더 좋았는데도 크게 성장하지 못했는데, 한국은 더 어렵고 더 가난한 상황에서 어떻게 그렇게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개도국 입장에서는 누구에게나 호기심이 갈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잘 사는 나라가 계속 잘 사는 것은 당연하지만, 못 살던 나라가 추월을 하여 더 잘사는 것은 모든 개도국들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우리도 미래에는 한국과 같이 되고 싶다는 가슴 뛰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한국 기적의 진정한 비결은 무엇일까? 필자는 한국인만이 겪은 “결핍”과 “절박함”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들은 겪지 못한 한국인들만의 가난과 궁핍, 생존의 잘박함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였고, 치열하게 만들었으며,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들었고 경쟁을 즐기며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게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없고 처참한 나라중의 하나였다. 40여년 동안 나라를 통째 잃었다. 겨우 독립이 되는가 싶더니 나라가 두 개로 쪼개졌다. 그것도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나라들에 의해 강제로 분리되고 하루아침에 이산가족이 되었다. 이어서 같은 민족을 죽이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른다. 엎친데 덥친 겪으로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계속 상처를 입으며, 더 이상 상처 날 자리도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었던 “Miserable Korea”였다. 

당시 우리는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생존하느냐 였다. 인간으로서는 더 이상의 레토릭이 필요 없는 가장 처절하고 절실한 배수의 진이었다. 당시 한국인들은 살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만 했고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했다. 그냥 살기 위해 전진했던 그 처절한 생존 근성이 원하든 원하지않든 한국인의 DNA로 체화되었다. 우리가 인지하던 안 하던 우리 문화와 사회에 잉태되었다. 처절했던 만큼 그 강도는 세다. ODA지원을 받는 지금의 개도국과 지원을 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결핍의 경험과 절실함의 차이’다. 

궁핍이나 어려움, 절실함은 우리 성장의 원동력, 변화의 에너지이고 소중한 자산이다. 원해서 그런 상황을 겪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인은 자신들과는 무엇인가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흔히 한국인은 목표 지향적이고 새로운 것을 선호하며, 속도와 효율을 추구하고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며, 경쟁을 좋아하는 경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소리를 많이 한다. 그것이 음악과 춤, 영화와 드라마, 스포츠와 음식 등 각 분야에서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K-Something을 만든다. 경제적 성장을 넘어, 정치적 민주화, 한국인이 그간 겪었던 결핍감, 박탈감, 절실함, 수치심, 분노, 시샘, 경쟁심이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생각조차 하기 싫은 가난과 어려움, 백척간두의 처절함과 절박함이 변화와 혁신의 원동력이 되었고 성공의 에너지가 되었다. 궁핍의 반전이고 결핍의 에너지이다. 그런데 왜 가난하고 어려운 다른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아직도 계속 가난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을까? 수많은 진단과 원인이 있지만 결국은 사람이다. 반전과 역전을 창출할 수 있는 저력과 근성은 아무나 가질 수 없다. 대한민국, 만만찮은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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